[기획] 내년 봄 ‘금리 쓰나미’ 온다… 좀비기업·취약층 연체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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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8월 단행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의 충격이 내년 봄 취약가구와 중소기업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금리 상승이 취약차주와 중소기업의 연체율을 끌어올리기까지 통상 9개월가량의 시차가 있는 만큼 이번 인상의 여파는 내년 4~5월쯤 정점에 이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과거 금리 상승기에도 가계 취약차주와 중소기업의 연체율은 금리 인상 후 약 9개월을 전후해 가장 민감하게 움직였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가계 부문은 과거 금리 인상기에 비해 변동금리 대출과 취약차주 비중이 줄었다"며 "반면 기업 부문은 한계기업과 취약기업 비중이 커지고 변동금리 대출 비중과 연체율도 높아 취약기업의 금리 상승 부담이 가계보다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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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월 인상충격 내년 4월 시작
이자 못 갚는 기업 전체의 20%
취약가구·자영업자 연체율도 쑥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22/dt/20260922183729707qpqm.png)
지난 7~8월 단행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의 충격이 내년 봄 취약가구와 중소기업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금리 상승이 취약차주와 중소기업의 연체율을 끌어올리기까지 통상 9개월가량의 시차가 있는 만큼 이번 인상의 여파는 내년 4~5월쯤 정점에 이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업 5곳 중 1곳이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고 취약가구와 자영업자의 연체율도 이미 두 자릿수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상까지 이뤄지면 내년 봄이 취약부문 부실의 고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리 인상 9개월 뒤 취약부문 강타
22일 한은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26년 9월)’에 따르면 지난 7~8월 기준금리 인상으로 높아진 대출금리는 시차를 두고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과 연체율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한은의 실증분석 결과 은행의 잔액 기준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후 약 5개월, 가계와 기업의 전체 은행 대출 연체율은 약 15개월 뒤 가장 크게 반응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충격은 상환 여력이 부족한 차주에게 더 빠르게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자산과 소득이 부족한 취약가구와 중소기업은 늘어난 이자비용을 자체적으로 흡수하기 어려워 연체에 빠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과거 금리 상승기에도 가계 취약차주와 중소기업의 연체율은 금리 인상 후 약 9개월을 전후해 가장 민감하게 움직였다.
이를 이번 인상기에 적용하면 취약가구와 중소기업의 연체 압력은 내년 4~5월쯤 가장 커질 가능성이 있다. 임광규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3조3000억원, 기업은 약 3조6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가계와 기업을 합한 이자 부담 증가액은 약 7조원”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금리 인상의 충격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취약차주의 상환 여력이 약해졌다는 점이다. 지난 6월 말 가계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10.39%로 전체 가계 연체율 0.98%의 10배를 웃돌았다. 가계 전반의 변동금리 대출 비중과 원리금 상환 부담은 과거 인상기보다 낮아졌지만 저소득·저신용 차주에게는 이미 부실이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기업 5곳 중 1곳 이자도 못 갚아
기업의 재무건전성에도 이미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말 외부감사 대상 기업 가운데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 한계기업의 비중은 19.1%로 전년보다 2.0%p 상승했다. 조사 대상 2만9468개 기업 가운데 5632개가 한계기업으로 분류됐다.
중소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18.0%에서 20.0%로 높아졌고 대기업도 13.7%에서 15.5%로 상승했다. 부동산업은 전체 기업의 43.7%, 숙박·음식업은 28.4%가 한계기업이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경기가 살아났지만 내수업종과 석유화학·금속제품 등 일부 제조업에는 회복의 온기가 충분히 퍼지지 않은 결과다.
금융권의 위험 노출도 확대됐다. 전체 외감기업 대출에서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15.6%에서 지난해 21.2%로 뛰었다. 특히 비은행권 기업대출 가운데 한계기업 몫은 같은 기간 16.6%에서 27.0%로 10.4%p 높아졌다. 지난 6월 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2.94%로 대기업 연체율 0.28%의 10배를 넘어섰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가계 부문은 과거 금리 인상기에 비해 변동금리 대출과 취약차주 비중이 줄었다”며 “반면 기업 부문은 한계기업과 취약기업 비중이 커지고 변동금리 대출 비중과 연체율도 높아 취약기업의 금리 상승 부담이 가계보다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과 함께 자영업자도 금융시스템의 약한 고리로 지목됐다. 지난 6월 말 자영업자 대출은 1098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조6000억원 늘었다. 대출 증가세는 둔화했지만 전체 연체율은 1.86%에서 1.99%로 올라 장기 평균인 1.60%를 웃돌았다.
저소득·저신용 자영업자에게는 부실이 더욱 집중됐다.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2.71%로 비취약 자영업자 연체율 0.69%의 18배를 넘어섰다. 전분기에 연체했던 취약 자영업자 가운데 2분기에도 연체 상태를 이어간 비율은 82.3%에 달했고, 신규 연체 진입률도 지난해 말 3.17%에서 3.60%로 상승했다. 대출 총량의 증가세는 꺾였지만 기존 연체가 장기화하고 신규 연체까지 늘면서 부채의 질은 오히려 나빠진 것이다.
◇추가인상 가능성… 긴축 장기화
여기에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취약부문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은은 이날 공개한 금융안정회의 주관위원 메시지에서 “물가·경기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 압력이 이어지는 만큼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추가 인상이 현실화하면 취약가구와 중소기업,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신규 대출금리뿐 아니라 기존 변동금리 대출금리도 차례로 오르면서 이미 높은 수준인 연체율을 다시 밀어 올릴 수 있어서다.
다만 과거 금리 인상기의 연체율 흐름이 이번에도 같은 폭으로 반복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경기 회복세가 내수와 중소기업까지 얼마나 확산하는지, 정부의 취약차주 지원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내는지에 따라 실제 부실 규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임 국장은 “금리가 더 오르게 되면 연체율도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반도체 경기를 통한 낙수효과나 정부 지원정책이 확대된다면 이러한 부실 위험은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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