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방만 운영’ 영화제의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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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지원 사업 선정이 큰 힘이 됐다.
영화제에 따르면 지난해 관객은 10만 명을 넘는다.
경기도는 DMZ다큐영화제의 올해 예산(40억 원)을 지난해 영화제 기간 관객에 대입하면 1인당 29만 원이 들어간 꼴이라고 지난 20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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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국내에서 관객이 가장 많이 든 다큐멘터리영화는 무엇일까.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2014)다. 노부부의 애틋한 사랑을 담은 이 영화는 극장에서만 480만 명이 봤다. 다큐영화를 어렵거나 지루하게 여기는 통념을 고려하면 쉬 깨지지 않을 기록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님아: 여섯 나라에서 만난 노부부 이야기’(2021) 제작에도 영감을 줬다. 가수 양지은은 노래 ‘그 강을 건너지 마오’(2021)를 영화를 보고 작곡했다.
□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제작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제작비 조달이 일단 문제였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지원 사업 선정이 큰 힘이 됐다. 1,000만 원을 지원받아 제작에 들어갔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만 혜택을 입은 게 아니다. 용산 참사 실상을 파고들어 호평받은 ‘두 개의 문’(2012)은 DMZ다큐영화제가 제공한 1,300만 원이 있었기에 관객과 만날 수 있었다. 다큐영화의 열악한 환경을 감안하면 1,000만 원은 거액이다.
□ DMZ다큐영화제는 매년 10편가량 제작비 지원을 한다. 후반작업 비용을 지원해주기도 한다. 우수 다큐영화가 계속 나올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또 타 영화제와 달리 영화제 기간 이외에도 경기 지역과 온라인에서 다큐영화를 상시 상영한다. 다큐영화 대중화와 지역 주민 문화생활을 위해서다. 영화제에 따르면 지난해 관객은 10만 명을 넘는다. 경기도가 집계한 영화제 기간 관객 1만3,760명보다 10배가량 더 많다.
□ 몇몇 수치를 언급했으나 다큐영화처럼 돈과 거리가 먼 문화 분야는 숫자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삶과 역사를 기록하는 이들의 활동에 지원과 독려가 필요하다. 경기도는 DMZ다큐영화제의 올해 예산(40억 원)을 지난해 영화제 기간 관객에 대입하면 1인당 29만 원이 들어간 꼴이라고 지난 20일 발표했다. 영화제가 방만 운영되고 있어 올해 예산을 삭감했다는 거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문화예술이라는 이름이… 면죄부가 돼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방만 운영’이 만들어낸 성과를 아는지 모르겠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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