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AI 비서, 챗GPT도 제쳐... 주가 11% 급등 ‘위기론’ 날렸다

박지민 기자 2026. 9. 2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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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의 AI 에이전트 뮤즈. /메타

메타가 지난 8일(현지 시각) 출시한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뮤즈’가 2주 만에 오픈AI의 ‘챗GPT’를 제치고 미국 애플 앱스토어 정상에 올랐다. 또 출시 후 13일간 250만회 설치되면서 클로드(40만회)와 그록(20만회)을 크게 뛰어넘어 챗GPT의 기록(310만회)에 근접했다.

이 소식에 메타 주가는 21일 11% 넘게 급등했다. 뮤즈가 개발자와 기술 전문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AI 에이전트를 일반 소비자 시장으로 끌어내면서, 메타의 새 수익원이 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AI 에이전트는 이용자를 대신해 웹사이트와 앱을 넘나들며 여러 업무를 수행해주는 일종의 비서다. 그러나 대중에게는 복잡한 설치와 연결, 설정 등이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다. 메타는 이런 과정을 단순화하고, 쇼핑·예약·일정 정리 등 생활 밀착형 업무를 전면에 내세웠다.

◇생활 속에 들어온 ‘AI 에이전트’

뮤즈는 이용자와 대화만 하는 챗봇이 아니라 실제 일을 대신 처리하는 AI 비서다. 이용자는 뮤즈 앱이나 왓츠앱 메신저 대화창에서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듯 식당·여행 예약, 이메일 정리 등을 맡길 수 있다. “이번 주말 가족이 갈 만한 식당을 찾아 예약해줘”라고 지시하면 조건에 맞는 식당을 검색하고 예약 화면을 작성한 뒤, 이용자에게 승인을 요청하는 식이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메타 서비스와 이메일·캘린더 같은 외부 앱의 정보를 참고해 취향과 일정에 맞는 업무도 제안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무료이고, 더 많이 쓰려면 월 20달러나 100달러를 내야 한다.

뮤즈는 AI 에이전트 기술의 대중화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I 에이전트 자체가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지난해 말 출시된 개인 에이전트 ‘오픈클로’ 등은 개발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지만, 일반인이 쓰기엔 너무 어려웠다. 프로그램을 직접 설치한 뒤 AI 모델과 이메일·메신저를 일일이 연결해야 했고, 에이전트가 작동할 컴퓨터나 서버도 직접 관리해야 했다. 오픈AI의 ‘챗GPT 워크’와 앤스로픽의 ‘클로드 코워크’의 경우 더 쉽게 쓸 수 있지만, 직장 업무에 초점을 맞춰 대중성이 떨어졌다. 뮤즈는 이와 달리 일상생활에 초점을 맞췄다. 또 대부분의 기능을 스마트폰 앱 하나에 담아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메타의 AI 에이전트 뮤즈가 과거 대화 등을 분석해 유아차 제품을 추천해주는 모습. /메타

뮤즈의 흥행은 반도체 시장으로도 번졌다. 에이전트 대중화가 새로운 중앙처리장치(CPU) 수요를 만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며, CPU 시장 양대 산맥인 인텔과 AMD 주가는 이날 각각 12.1%, 9.9% 상승했다. AMD는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섰다. CPU 설계 기술을 공급하는 ARM도 17.1% 급등했다. AI 에이전트는 챗봇과 다르게 여러 앱을 동시에 구동해야 해, 전체 작업을 조율하는 중앙처리장치(CPU) 사용량이 많다. AI 투자 회의론이 누그러지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4.3% 올랐다.

◇기존 업체와 갈등은 변수

뮤즈 출시를 계기로, AI 경쟁에서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던 메타가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는 반응도 나온다. 메타는 지난 4월 ‘뮤즈 스파크’를 공개했지만, GPT와 클로드에 밀려 AI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뮤즈를 계기로 수십억 명이 사용하는 소셜미디어와 메신저를 유통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메타의 강점이 에이전트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AI 에이전트가 기존 앱과 웹사이트를 대신해 소비자의 구매 결정을 내리기 시작하면서 기존 플랫폼과의 충돌도 본격화하고 있다. 아마존은 뮤즈가 사전 협의 없이 자사 쇼핑몰에 접속했다며 20일부터 상품 구매 기능을 차단했다. 뮤즈가 자신이 AI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고객 계정 정보를 수집할 가능성이 있고, 아마존이 제공하는 개인화 추천과 쇼핑 기능을 우회한다는 이유다.

갈등의 핵심은 고객 접점과 데이터의 주도권이다. 소비자가 쇼핑몰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AI에 “가장 적합한 제품을 사달라”고 요청하면, 상품 추천과 광고, 결제 과정의 주도권이 기존 플랫폼에서 AI 업체로 넘어갈 수 있다.

반면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파이는 뮤즈와 상품 검색부터 결제까지 지원하는 파트너십을 맺는다고 발표했다. 기존 플랫폼들이 AI 에이전트를 고객을 빼앗는 경쟁자로 차단할지, 새로운 판매 통로로 받아들일지를 놓고 엇갈리기 시작한 것이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AI 에이전트는 기존 쇼핑·광고 시장을 뒤흔들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며 “AI 에이전트는 외부 앱과 웹사이트에 접속해야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얼마나 많은 서비스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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