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안정상황보고서] 기준금리 0.25%p 인상 시 이자부담 약 7조원

김주형 기자 2026. 9. 22.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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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 오르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약 7조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했다. 과거 금리 인상기에는 은행 가계·기업대출 연체율이 약 15개월 뒤 가장 크게 반응했지만 가계 취약차주와 중소기업은 9개월 전후에 충격이 집중돼, 금리 상승의 부담이 약한 고리에 먼저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계 취약차주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기준금리 인상 약 9개월 전후에 가장 크게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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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부문 연체 충격 더 빨라
가계 3조3000억원·기업 3조6000억원 부담 증가
과거 은행 연체율 15개월 뒤 최대 반응…취약부문은 9개월
장정수 부총재보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 상황(2026년 9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은행

한국은행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 오르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약 7조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했다. 과거 금리 인상기에는 은행 가계·기업대출 연체율이 약 15개월 뒤 가장 크게 반응했지만 가계 취약차주와 중소기업은 9개월 전후에 충격이 집중돼, 금리 상승의 부담이 약한 고리에 먼저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한은의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p 인상했다. 금리 인상은 차입 수요와 위험 선호를 낮춰 가계부채와 주택가격 등 금융불균형을 완화하지만 차주의 이자 부담과 금융기관의 신용손실 위험을 높이는 양면성을 지닌다. 단기적으로 금융불안지수(FSI)를 높일 수 있지만 시차를 두고 금융취약성지수(FVI)를 낮출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임광규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기준금리 0.25%p를 기준으로 가계는 약 3조3000억원, 기업은 3조6000억원 등 총 7조원 정도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다만 7조원은 금리 0.25%p 변화에 대한 대략적인 시산이다. 이를 최근 누적 인상 폭에 단순 적용해 실제 이자 부담이나 향후 연체율을 계산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대출금리의 전가 속도와 경기, 차주의 상환능력, 정부 지원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의 충격은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 신규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와 지표금리 상승을 빠르게 반영하지만 기존 대출을 포함한 잔액 기준 금리는 금리 재산정 시기 등에 따라 천천히 움직인다. 과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은행 잔액 기준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약 5개월 뒤, 은행 연체율은 약 15개월 뒤 가장 크게 반응했다.

취약부문은 평균보다 충격이 빨랐다. 가계 취약차주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기준금리 인상 약 9개월 전후에 가장 크게 반응했다. 이는 이번 7·8월 인상의 영향이 특정 시점에 그대로 재현된다는 예측이 아니라 2012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의 자료에서 확인된 과거 평균적인 최대 반응 시차다.

금리 상승을 버틸 완충자산이 부족한 저소득 가구는 더 취약하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금융부채를 보유한 소득 하위 20% 가구 가운데 47.5%는 향후 1년 내 금리변동에 노출된 부채가 예·적금 등 이자부 자산보다 많았다. 이들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이자수지 비율은 -14.0%였다. 이자비용이 이자수입보다 큰 만큼 금리가 오를수록 가처분소득이 더 압박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평균적인 가계의 대응 여력은 과거보다 나아졌다. 변동금리대출 비중은 2021년 7월 말 68.4%에서 올해 6월 말 56.1%로 낮아졌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부채비율도 개선됐다. 하지만 취약차주 연체율은 과거 인상기보다 높은 수준이다. 기업도 부채비율과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자보상배율은 대체로 장기평균 수준이지만 연체율과 변동금리대출 비중은 과거 인상기보다 높았다.

금리 상승이 금융기관에 일방적인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은 이자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조5000억원 늘었지만 유가증권 관련 손익은 5조7000억원 감소하고 대손비용도 3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금융기관의 자본비율과 유동성비율은 규제기준을 웃도는 등 전반적인 복원력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은 최근 경기 개선과 금융기관의 양호한 복원력을 고려하면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을 전체적으로는 감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임 국장은 "금리가 추가로 오르면 연체율도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반도체 경기의 낙수 효과와 정부 지원 정책이 확대되면 부실 위험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