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최초의 기록…8년 만에 돌아와 전 세계 휩쓴 거장의 '마스터피스'

강해인 2026. 9. 22.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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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영화계가 기다려온 거장이 마침내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며 영화계를 놀라게 했다.

해외 평단은 "이창동 감독은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강력하고, 매혹적인 영화", "인간의 내면을 꿰뚫어 보는 예리한 통찰력이 단연 정점에 섰다", "섬세하게 조율된 연출과 아름다운 연기, 소설적인 결이 돋보이는 작품", "네 명의 주연 배우 모두 각자의 연기력을 마음껏 펼쳐 보였다" 등 '가능한 사랑'을 향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가능한 사랑'은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온 이창동 감독이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던지는 묵직하고도 날카로운 질문이 담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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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전 세계 영화계가 기다려온 거장이 마침내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며 영화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영화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것은 '가능한 사랑'이 최초다. 그리고 이창동 감독은 지난 2002년 '오아시스'로 이 영화제에서 은사자상(감독상)을 거머쥔 데 이어, 24년 만에 수상에 성공하며 또 하나의 특별한 이정표를 세웠다.

수상과 함께 기립박수 속에 무대에 오른 이창동 감독은 "노동이 사라져 가는 시대,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끊어져 가는 시대에 나는 영화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영화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질문하기 위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라는 묵직한 소감을 남겼다.

'버닝' 이후 8년 만에 돌아온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녀의 남편이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작품은 어떻게 전 세계 영화인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었을까. 공개를 앞둔 '가능한 사랑'의 관람 포인트를 미리 짚어봤다.

'가능한 사랑'은 한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의 앙상블부터 압도적인 아우라를 뿜어낸다. 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매료시켜 온 이창동 감독을 향한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전도연·설경구·조인성·조여정이 뭉쳤다.

먼저, 이창동 감독과 오랜 시간 함께했던 배우들의 이름이 눈에 띈다. '밀양'으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던 전도연, '박하사탕'·'오아시스' 등 이창동 감독의 초기작부터 함께한 설경구가 또 한 번 호흡을 맞췄다. 이창동 감독은 자신이 만든 캐릭터를 맡을 수 있는 유일한 배우들이었다고 전도연과 설경구를 향한 믿음을 보였다. 이처럼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과 배우가 20여 년의 세월을 넘어 다시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가능한 사랑'을 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여기에 조인성과 조여정이 이창동 감독의 세계와 처음 만났다. '모가디슈'·'밀수' 등에서 흥행력을 입증했던 조인성은 최근작 '호프'에서 고난도 액션을 직접 선보이며 전 세계 관객에게 이름을 알린 바 있다. '가능한 사랑'에서도 남다른 캐릭터 소화력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창동 감독은 "조인성의 전작에서 보기 힘든 새로운 매력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작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을 통해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한 조여정의 이름도 반갑다. '히든페이스'·'좀비딸' 등 장르를 오가며 안정적인 연기력을 입증했던 그는 '가능한 사랑'에서 이창동 감독의 세계에 완벽히 녹아들며 새로운 얼굴을 예고했다. 이창동 감독은 "배우로서 지적인 것과 감성적인 걸 함께 갖기가 쉽지 않은데 그걸 갖추고 있는 배우"라고 조여정의 연기를 극찬하며 작품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세계적인 영화제들의 러브콜은 '가능한 사랑'을 향한 기다림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제8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을 필두로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제64회 뉴욕영화제 메인 슬레이트 부문까지 전 세계가 이 작품의 가능성을 먼저 알아봤다. 특히,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는 이창동 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TIFF 에버트 감독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고, 배우 설경구가 직접 무대에 올라 트로피를 전달하며 훈훈한 감동을 더했다.

북미 프리미어 이후에도 '가능한 사랑'은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를 유지 중이다. 해외 평단은 "이창동 감독은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강력하고, 매혹적인 영화", "인간의 내면을 꿰뚫어 보는 예리한 통찰력이 단연 정점에 섰다", "섬세하게 조율된 연출과 아름다운 연기, 소설적인 결이 돋보이는 작품", "네 명의 주연 배우 모두 각자의 연기력을 마음껏 펼쳐 보였다" 등 '가능한 사랑'을 향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날것의 리얼리티를 추구한 제작 과정은 '가능한 사랑'만의 고유한 정서와 질감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가족인 미옥(전도연 분)과 호석(설경구 분)의 삶을 다큐멘터리로 기록하는 과정을 풀어낸 작품이다. 이 지점에서 이창동 감독은 현실감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프로덕션 전반을 설계했다. 인위적인 느낌을 철저히 배제하며 인물들의 삶과 감정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는 연출을 택했다.

영화의 카메라와 조명은 '꾸며진 것이 아닌, 우리가 실제 눈으로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원했던 이창동 감독의 지휘 아래 디테일하게 세팅 됐다. 많은 분량이 핸드헬드 기법으로 촬영돼 관객이 마치 현장을 직접 목격하는 듯한 생생한 감각을 선사한다. 조명은 인위적인 영화용 장비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일상에 스며드는 자연스러운 빛을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 공간 디자인 역시 이창동 감독의 의도를 반영해 인물이 살아온 시간과 흔적이 켜켜이 쌓인 살아있는 공간으로 구축됐다.

완성된 화면의 질감은 이창동 감독의 연출 의도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영화는 일반적인 영화의 화면과 예지가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화면을 오가며 전개된다. '가능한 사랑'은 극 초반 일반 영화 화면과 다큐멘터리 화면의 질감 차이를 두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이 경계를 허물며 인물들의 내면을 깊숙이 파고든다.

'가능한 사랑'은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온 이창동 감독이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던지는 묵직하고도 날카로운 질문이 담긴 작품이다. 이에 베니스와 토론토를 비롯한 전 세계 영화제가 뜨겁게 반응했고, 이제 대중이 거장의 세계와 만날 순간을 앞두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서 영화의 역할을 고민한 거장의 고민은 관객에게 어떤 깨달음을 줄 수 있을까.

이창동 감독의 복귀작 '가능한 사랑'은 오는 23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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