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무릎 관절염, 보존적 치료 실패 시 수술 미루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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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는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다. 특히 말기 퇴행성 무릎 관절염인데도 '나이가 많아 수술하기 어렵다'며 무작정 통증을 참고 지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부모님이 말기 퇴행성 무릎 관절염(KL 4등급)인 상황을 가정해 수술 여부와 수술 시기, 수술법 등에 관한 의견을 물었다.
부모님께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하다면 어떤 수술법을 권할지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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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추석 연휴는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다. 부모님이 앉았다 일어날 때 무릎을 짚거나 걷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고, 계단과 외출을 꺼린다면 단순한 노화로 넘기지 말고 무릎 관절 상태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말기 퇴행성 무릎 관절염인데도 ‘나이가 많아 수술하기 어렵다’며 무작정 통증을 참고 지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녀 입장에서도 고령의 부모님에게 인공관절수술을 권해도 될지 고민이 앞선다.
그렇다면 관절염 환자를 치료해 온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자신의 부모님께 어떠한 선택을 권할까. 최근 힘찬병원은 전국 정형외과 전문의 91명을 대상으로 ‘무릎 인공관절수술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은 임상 현장의 전문의들이 자신의 부모님께 어떤 치료를 권할지, 그 판단 기준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마련됐다. 부모님이 말기 퇴행성 무릎 관절염(KL 4등급)인 상황을 가정해 수술 여부와 수술 시기, 수술법 등에 관한 의견을 물었다.
◇ 전문의 94.5%, 80세 이상 부모님께 인공관절수술 권유
설문 결과, 대다수의 정형외과 전문의는 부모님이 고령이더라도 인공관절수술을 적극 권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94.5%(86명)가 80세 이상 부모님에게 인공관절수술을 권하겠다고 답했다. 수술을 권유한 86명이 꼽은 이유는 기대 수명의 증가 72.1%(62명), 수술 기술의 발전 68.6%(59명), 마취 및 내과적 관리 발달 39.5%(34명) 순이었다(복수 응답).
퇴행성 무릎 관절염이 말기에 이르면 연골이 심하게 닳아 통증과 관절 변형, 보행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인공관절수술은 손상된 관절면을 인공관절로 대체해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회복하는 치료다. 약물·주사·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고 걷기와 일상생활이 크게 제한될 때 고려한다.
부산힘찬병원 김정호 병원장은 “고령 환자의 수술 여부를 판단할 때는 심폐기능과 만성질환 조절 상태뿐 아니라 근력·영양 상태와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살펴 수술을 견디고 회복할 여력이 있는지 평가해야 한다”며 “수술 위험과 기대되는 통증 완화·보행 기능 개선을 비교하고, 환자의 의사와 수술 후 재활을 도울 환경까지 고려해 치료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 보존적 치료에도 지속되는 통증, 수술 더 이상 미루면 안 되는 신호
그렇다면 부모님이 더 이상 인공관절수술을 미루지 말아야 할 결정적 신호는 무엇일까. 전문의들이 가장 많이 꼽은 것은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 통증으로, 70.3%(64명)에 달했다. 이어 O자형 다리 변형으로 걸음걸이가 무너진 경우 63.7%(58명), 무릎이 끝까지 펴지지 않거나 굽히는 각도가 현저히 줄어든 경우 60.4%(55명) 순이었다.
인공관절수술을 고민하는 환자가 내원을 미룰 때 우려되는 문제로는 근력 저하에 따른 수술 후 재활 지연 54.9%(50명), 통증으로 인한 활동량 감소와 만성질환 악화 53.8%(49명), 보행 불균형에 따른 척추·반대편 관절 문제 38.5%(35명)가 꼽혔다.
무릎이 아프면 환자는 통증을 피하기 위해 움직임을 줄이고 아픈 다리에 체중을 덜 싣게 된다. 이러한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 허벅지 근력이 떨어지고 걸음걸이의 균형이 무너져 반대쪽 무릎이나 고관절, 척추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떨어진 근력은 수술 후 보행과 재활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 전문의 80.2%가 부모님께 로봇수술 권유…의료진 숙련도도 필수 요소
부모님께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하다면 어떤 수술법을 권할지도 물었다. 전체 응답자의 80.2%(73명)는 로봇수술을 권하겠다고 답했다. 권유 이유로는 정확한 정렬(인공관절 수명 연장 기대)이 79.5%(58명)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합병증·부작용 최소화(연부조직 손상 최소화) 46.6%(34명), 수술 결과의 일관성 41.1%(30명), 조기 보행과 빠른 재활 21.9%(16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로봇 인공관절수술에는 마코·로사 등의 로봇 수술기가 활용된다. 환자의 뼈 구조와 관절 변형을 반영해 인공관절의 위치와 하지의 정렬을 계획하도록 돕는다. 집도의의 계획과 판단에 따라 뼈 절삭과 수술 중 관절 상태 평가를 보조하는 방식이다.
목동힘찬병원 이정훈 의무원장은 “로봇 인공관절수술은 환자의 관절 상태를 반영한 수술 계획과 수술 중 측정 정보를 활용해 기존 수술보다 뼈 절삭과 인공관절 삽입 위치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며 “다만 환자마다 다른 관절 변형과 인대 균형을 고려해 계획을 세우고 수술 중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것은 집도의인 만큼, 로봇의 정밀성을 충분히 활용하려면 의료진의 숙련도와 임상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형외과 전문의가 완벽한 숙련도를 갖추고 합병증을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집도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100~300례 미만이 30.8%(28명), 300~500례 미만이 22%(20명), 500례 이상이 23.1%(21명)로 응답자의 약 76%가 최소 100례 이상의 임상 경험이 필수적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번 설문에 참여한 정형외과 전문의의 연령대는 40대(48명), 50대(28명), 30대(10명), 60대 이상(5명) 순이었다. 전문의 취득 후 경력은 10~20년 미만(40명), 5~10년 미만(28명), 20년 이상(20명), 5년 미만(3명) 순으로 집계됐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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