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시비 중 차량 후진해 사람 ‘쿵’…대법원 “특수상해 아냐”

김임수 기자 2026. 9. 22.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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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후진해 사람을 들이받았더라도 속도나 매우 느리고 피해가 경미했다면 특수상해죄를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차량이 개입됐다는 사실만으로 특수상해를 기계적으로 적용해선 안 된다는 취지"라며 "다만 대법원이 A씨의 행위를 무죄로 판단한 것은 아니다. 환송심에서 단순상해 등으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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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뒤 범퍼로 사람 충돌…특수상해 유죄 판결 파기환송
대법 “속도 느리고 피해 경미…‘車=위험한 물건’ 단정 어려워”

(시사저널=김임수 기자)

대법원 전경 ⓒ시사저널 박정훈

자동차를 후진해 사람을 들이받았더라도 속도나 매우 느리고 피해가 경미했다면 특수상해죄를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의 상고심은 대법관 출신인 권순일 법무법인 YK 변호사 등 5명이 대리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사건은 A씨와 피해자 일행이 같은 주차자리에 먼저 차를 대려다 시비가 붙으면서 시작됐다. 피해자인 B씨는 자기 측 차량 주차를 돕기 위해 A씨 차량 트렁크 쪽으로 가 40~50㎝ 거리를 두고 서 있었고, B씨 측도 같은 목적으로 차량 옆에 서 있었다.

몇 초 뒤 A씨 차량이 후진하기 시작했고, 트렁크와 뒤 범퍼가 곧바로 피해자의 왼쪽 다리와 허리를 들이받았다. B씨는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고관절 염좌 등의 상해를 입었고, A씨는 특수상해 혐의로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형법상 특수상해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만 규정돼 있고 벌금형이 없는 중범죄다.

앞선 1·2심은 A씨 차량을 특수상해죄에서 정의하는 '위험한 물건'으로 보고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이 위험한 물건을 사용한 특수상해 범행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다르게 판단했다.

대법원은 우선 "어떤 물건이 '위험한 물건'인지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하며, 이 기준은 자동차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전제했다.

대법원은 이어 피해자 B씨가 충돌로 인해 넘어지거나 튕겨 나가지 않았고, 차에 밀려 6~7걸음 움직인 것이 전부라는 점, 블랙박스 영상 차량 속도가 매우 느렸던 점, 피해 역시 비교적 경미해 입원 없이 통원치료만 받은 점에서 특수상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 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차량이 개입됐다는 사실만으로 특수상해를 기계적으로 적용해선 안 된다는 취지"라며 "다만 대법원이 A씨의 행위를 무죄로 판단한 것은 아니다. 환송심에서 단순상해 등으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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