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끊긴 게 언젠데… 가족 74% “시신 안받겠다”

김혜웅 기자 2026. 9. 22. 11:5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통적 가족의 해체와 세대 간 소통 단절이 심화하면서 가족 간에도 교류가 없는 이른바 '가족 단절 사회'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지난해 무연고 사망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7000명대를 넘어선 가운데, 사망자 4명 중 3명은 연고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신 인수가 거부된 것으로 분석됐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가족 단절 사회’의 그늘
무연고 사망자 지난해 7004명
4명중 3명은 실제 연고자 있어
“추석때 가족 만날 것” 63% 그쳐

전통적 가족의 해체와 세대 간 소통 단절이 심화하면서 가족 간에도 교류가 없는 이른바 ‘가족 단절 사회’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지난해 무연고 사망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7000명대를 넘어선 가운데, 사망자 4명 중 3명은 연고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신 인수가 거부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추석 연휴 기간 동안 가족을 만나지 않는 사람의 비율이 해마다 늘어나는 등 가족 간 단절 현상이 한층 굳어지는 양상이다.

22일 보건복지부가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실에 제출한 ‘무연고 시신 처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무연고 사망자는 7004명으로 전년 6366명보다 638명(10.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연고 사망자가 7000명대를 돌파한 것은 처음으로, 지난 2023년 5543명과 비교하면 2년 새 1461명(26.4%)이나 늘었다.

문제는 무연고로 처리됐지만 실제 연고자가 있는 경우가 무려 70%를 넘어선다는 점이다. 실제 연고자가 있으나 시신 인수를 거부·기피한 사례는 5238명(74.8%)에 달했다. 반면 연고자가 없는 경우는 1312명(18.7%), 연고자를 알 수 없는 경우는 454명(6.5%)이었다.

인수 거부·기피 사유는 ‘가족 관계 단절’이 3980명(76.0%)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경제적 사정’ 662명(12.6%), ‘질병·장애’ 106명(2.0%) 등이 뒤를 이었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 무연고 사망자 중 연고자가 있으나 시신 인수가 거부·기피된 비율은 78.6%로 여성(66.9%)보다 11.7%포인트 높았다.

가족 단절 현상이 심화하면서 명절 가족 모임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4~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 추석에 따로 사는 가족을 만날 예정이라는 응답은 63%로 지난해 추석보다 5%포인트, 지난 설보다 7%포인트 낮아졌다. 또 따로 사는 친척을 만날 예정이라는 응답도 47%로 지난해 추석과 지난 설의 50%보다 3%포인트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가족 간의 거리가 점차 멀어짐에 따라 빈자리를 사회적 돌봄으로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인들이 삶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 중 하나가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세대 간 가치관 갈등과 경제적 요인이 맞물리며 정작 서로를 보호하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족 내 돌봄 기능은 약화했는데, 자녀 세대 역시 실업과 사교육비 등 팍팍한 현실 탓에 부양책임을 다하기 힘들어지면서 결국 무연고 사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장례를 지원하고,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의 정서 상태를 평소 살피는 등 가족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웅·김유정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