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 반발 → 중단 → 재추진… 소각장 ‘무한 도돌이’

이승륜 기자 2026. 9. 2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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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도 들었습니다. 달라진 게 없는데 왜 또 행정절차 얘기만 합니까." "당신들 지역은 어렵다고 하면서 우리 가덕도로 보내면 됩니까. 가덕도도 안 됩니다."

지난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강동동 행정복지센터 앞.

주민 반발과 소송에 이어 시민 821명이 정책토론을 청구해 현재 공론화가 진행 중이다.

분구 전 입지를 정하지 못해 서해구는 입지선정위원회 재구성을 추진하지만 검단구는 참여에 부정적이어서 자치구 간 협의부터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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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등만 키우는 소각장 선정
부산 생곡, 주민설명회 앞두고
사업 반대집회·책임공방 격화
순천 원점 재검토·인천은 중단
서울 마포도 절차 하자로 보류
지난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강동동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생곡 광역소각장 건립에 반대하는 에코델타시티 주민들이 ‘소각장 철회’ 등이 적힌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있다.

부산=글·사진 이승륜·전남광주=김대우·인천=지건태 기자

“지난해에도 들었습니다. 달라진 게 없는데 왜 또 행정절차 얘기만 합니까.” “당신들 지역은 어렵다고 하면서 우리 가덕도로 보내면 됩니까. 가덕도도 안 됩니다.”

지난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강동동 행정복지센터 앞. 강서구의 생곡 소각장 설명회를 앞두고 인근 에코델타시티 주민들이 ‘소각장 철회’ 피켓을 들고 몰려들었지만 상당수는 설명회장에 들어가지 않았다. 밖에서는 대체 부지로 거론된 가덕도 인근 주민들까지 반대에 나서 언쟁이 벌어졌다.

6·3 지방선거 이후 전국 곳곳에서 소각장 사업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전임 시정에서 멈춘 사업을 새 단체장이 재추진하는가 하면, 입지 결정까지 끝난 사업을 원점 재검토하면서 이미 밟은 행정절차가 되돌아가는 사례도 잇따른다.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확대를 앞두고 시설 확보 차질도 우려된다.

22일 부산시에 따르면 강서구 생곡동 광역소각시설은 하루 최대 500t 규모로 총사업비 4562억 원이 투입된다. 2017년 시작해 2020년 부지를 확정했고 이주 대상 162가구 중 133가구가 떠나는 등 약 910억 원이 집행됐다. 그러나 지난해 관련 용역이 중단됐다가 민선 9기 전재수 시장 취임 이후 기존 부지 재추진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지역 국회의원인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 측은 전임 시정에서 제3부지 검토 등 재검토가 이뤄졌는데 현 시정이 다시 생곡 추진으로 돌렸다고 주장한다. 부산시는 공식 백지화 결정은 없었다고 맞서고 있다. 김 의원 측이 가덕도 인근 등을 대안으로 거론하자 이번엔 가덕도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시는 새 부지를 찾으면 관련 절차를 다시 밟아 최소 15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남광주 순천시에서는 반대 방향의 정책 변화가 나타났다. 민선 8기에서 연향들 공공자원화시설 입지 결정·고시까지 마쳤지만, 민선 9기 들어 원점 재검토에 들어갔다. 주민 반발과 소송에 이어 시민 821명이 정책토론을 청구해 현재 공론화가 진행 중이다. 광주권역에서는 입지 공모만 네 번째다. 세 차례 공모 끝에 광산구 삼거동을 후보지로 정했는데 주민 동의 과정 중 위장전입으로 선정이 취소됐다. 현재 9곳을 대상으로 주민 동의와 현장·타당성 조사 등을 다시 진행하고 있다.

인천은 기존 서구가 서해구와 검단구로 나뉘면서 광역자원순환센터 논의가 멈췄다. 분구 전 입지를 정하지 못해 서해구는 입지선정위원회 재구성을 추진하지만 검단구는 참여에 부정적이어서 자치구 간 협의부터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 마포구는 입지선정 절차 하자로 주민들이 1·2심에서 승소하면서 기존 신규 시설 절차가 종료됐다. 서울시는 기존 시설 현대화를 검토하면서도 신규 건립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만약 다시 추진하면 입지선정위원회 구성부터 새로 밟아야 한다. 박재욱 신라대 교수는 “정책을 왜 바꿨는지 기록하고 시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혜진 부산대 교수는 “충분한 공론화와 주민 편익 보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승륜·김대우·지건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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