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AI 속도조절론과 중국의 대응

광주일보 2026. 9. 22. 11:3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AI 기술 발전이 인류 생존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AI 발전 속도를 조절하고 감독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미국 AI 기업의 속도조절론을 건설적 제안이라기보다 감독체계 구축을 빌미로 삼아 중국의 추격을 늦추고 자신의 기술적 우위를 지속시키려는 시도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연산력 제고를 위한 엄청난 투자에 따른 경제적 리스크 증가 역시 미국 AI 기업이 속도조절론에 입을 모으게 된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남주 성공회대 인문융합자율학부 교수
최근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AI 기술 발전이 인류 생존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AI 발전 속도를 조절하고 감독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에 오픈AI 샘 올트먼 등 주요 AI 기업 대표들도 동조하고 나섰다. 반면 AI 칩을 생산하는 엔비디아 대표 젠슨 황은 근거가 불확실하다며 속도조절론의 규제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러한 반대는 트럼프가 주장한 것처럼 중국이 협력하지 않으면 중국의 추격만 가속시키게 된다는 논리에 근거한다.

그런데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월 14일 “각종 위협론을 확산하고, 악성 경쟁과 대항을 촉발하는 것은 AI 글로벌 거버넌스 진전에 방해가 된다”며 속도조절론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는 속도조절론을 악성 경쟁과 대항을 촉발하는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논의의 초점을 흐린 논평이다.

중국의 입장은 6월 29일 리창 총리가 주재한 국무원 상무회의의 토론 내용에서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AI 발전 상황에 대한 보고를 들은 이 회의에서는 “AI의 변화발전 추세를 깊이 있게 파악해 지원정책과 거버넌스 체계를 개선하고 발전의 주도권을 확고히 장악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AI 영역에서 발전과 관리를 병행 추진하고 독자적 발전 능력의 강화를 중요한 목표로 삼는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다. 아직은 추격자인 위치를 반영한 방침이다.

중국은 미국 AI 기업의 속도조절론을 건설적 제안이라기보다 감독체계 구축을 빌미로 삼아 중국의 추격을 늦추고 자신의 기술적 우위를 지속시키려는 시도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중국이 속도조절론에 적극적이지 않을 또 다른 요인도 있다. 연산력 제고를 위한 엄청난 투자에 따른 경제적 리스크 증가 역시 미국 AI 기업이 속도조절론에 입을 모으게 된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이들에게는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낮추는 정지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고사양 AI 칩을 생산할 수 있기 전까지는 연산력의 열세를 학습 알고리즘이나 연산 방식의 혁신으로 보완하며 프론티어 모델에 근접한 성능을 발휘하는 발전 경로를 걷는 중국 AI 기업에게는 이러한 문제가 크지 않다.

중국도 AI 기술에 대한 감독의 필요성을 외면하기는 어렵다. 다만 중국은 글로벌 사우스를 포함한 글로벌 협력을 강조한다. 7월 17일 상하이에서 개최된 ‘세계인공지능대회’ 개막식 연설에서 시진핑은 “하나의 현으로는 음악을 만들 수 없고 하나의 나무는 숲을 이루지 못한다. AI 발전은 특정 국가의 독주가 아니라 글로벌 협력의 교향악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며 AI 생태계의 개방성 확대를 강조했다. 이를 통해 오픈 소스 방식을 택하고 있는 중국 AI 모델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AI 이용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모델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감독에서도 AI가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날 위험보다 체제 불안을 조장할 위험을 막는 데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국가안전부 부장 천이신이 중국 매체에 발표한 글에서도 이 문제를 특별하게 강조한 바 있다. 곧 있을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중국이 대화 채널을 구축하는 정도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감독체계에 대한 구체적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따라서 AI 기술 발전과 그에 대한 감독 사이의 불균형은 당분간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 문제는 기술 발전 속도를 조절하는 것보다 감독체계를 강화하며 해결해 가는 것이 더 현실적 방법이다. 특히 AI 기술의 군사적 활용에 대한 감독과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감독을 강화하면 속도조절의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그리고 AI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방안이 미국과 중국의 논의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대화 플랫폼에서 논의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중견국 협력의 주요 의제로 삼으며 우리의 발언권을 높여가는 노력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Copyright © 광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