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늦은 최대주주 매각 공시’…개미는 속수무책, 공시 뒤 주가 39%↓

【투데이신문 최예진 기자】상장사 최대주주나 임원이 지분을 판 뒤 주가가 20일 이내에 30% 이상 폭락한 사례가 최근 4년간 43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 접근성이 높은 내부자들이 지분을 먼저 처분한 뒤 공시가 이어지면서 일반 투자자만 피해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부산 북구을)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최대주주 및 임원 지분매각 이후 주가 변동 하락 기업 현황'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최대주주·임원의 지분 감소가 확인된 공시 이후 20거래일 내 주가가 30% 이상 하락한 기업은 321개로 집계됐다.
동일 기업에서 여러 차례 지분매각과 급락이 발생한 경우를 집계하면 급락 사례는 총 435건에 달했다. 이들 사례의 20거래일 후 주가 하락률은 평균 39.8%, 중간값도 37.3%를 기록했다.
지분매각 공시 직후부터 급락이 나타난 사례도 있었다. 공시 후 5거래일 이내 30% 이상 하락한 기업은 66개, 72건이었으며 해당 사례의 평균 하락률은 38.2%였다. 공시 다음 거래일 하루 만에 30% 이상 떨어진 기업도 7개, 7건으로 나타났다.
개별 사례를 보면 낙폭은 더욱 컸다. CNH는 2024년 8월 1일 관련 공시 이후 20거래일 기준 83.28% 하락했으며, 아리바이오홀딩스는 2024년 1월 3일 공시 이후 70.08%, 이오플로우는 2023년 11월 23일 공시 이후 69.9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5거래일 기준으로도 푸른소나무가 관련 공시 이후 94.06%, CNH가 63.63%, 한울반도체가 55.92% 하락하는 등 단기간에 주가가 크게 떨어진 사례가 확인됐다.
다만 이번 자료는 최대주주 또는 임원의 지분 감소 공시와 이후 주가 변동을 시계열로 비교한 것으로, 기업별 경영상황과 시장 여건 등 다른 요인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회사 내부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최대주주와 임원의 지분 변동이 일반투자자의 투자 판단에 중요한 정보임에도, 지분매각 이후 단기간에 주가가 크게 하락한 사례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박성훈 의원은 "최대주주와 임원의 지분매각 뒤 일반투자자가 급락을 맞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면 단순한 우연으로 넘길 문제가 아니다"라며 "내부자의 대규모 지분거래 정보가 투자자에게 충분하고 적시에 전달되는지 점검하고, 사전공시제도가 실질적인 투자자 보호장치로 작동하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