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팔매질 피해 남장하고 자전거 타던 소녀, 마침내 아시안게임에 서다 [플랫]
탈레반 피해서 이탈리아서 정착 선수 생활
“다음 세대는 세상 경험과 함께 메달도 따기를”
남자처럼 옷을 입고 얼굴을 가린 채 자전거를 탔다.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까 두려워 마스크를 두세 겹씩 쓰기도 했다. 그래도 돌과 물병이 날아왔다. 자전거를 타는 여성이라는 이유였다.
아프가니스탄 여자 사이클 선수 파리바 하시미(23)가 숱한 위협을 딛고 아시안게임 무대에 섰다.

하시미는 지난 20일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이클 여자 개인도로독주에서 7위에 올랐다. 하시미는 로이터를 통해 “나에게 중요한 것은 경기 성적만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프가니스탄 여성이 살아 있고 계속 싸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음 세대 여성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직접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 세상을 경험하며 메달도 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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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미가 사이클을 시작한 것은 15세 때다. 국제 사이클 선수로 활동하던 언니 율두즈 하시미를 따라 자전거를 탔다. 고향인 아프가니스탄 파르야브주에서 여성의 사이클 훈련은 쉽지 않았다. 하시미는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남자처럼 옷을 입고 얼굴을 가린 채 훈련장으로 향했다. 훈련 중에는 큰 돌이 머리 쪽으로 날아오거나 물병을 던지는 사람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하시미는 “사람들이 우리를 공격해 집으로 돌아가게 만들려고 했다”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렇다고 내 나라 사람들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아프가니스탄은 아름다운 나라다. 생각과 문화가 달랐던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탈레반이 다시 집권하면서 상황은 더 어려워졌다. 하시미는 결국 아프가니스탄을 떠나 현재 이탈리아에 정착해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1997년 세계도로사이클선수권 챔피언 알레산드라 카펠로토의 도움을 받아 훈련을 계속했고, 언니 율두즈와 함께 2024 파리 올림픽에도 출전했다.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현실은 가혹하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2026년 현재 아프가니스탄 여학생 약 240만명이 중등교육에서 배제돼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현재 여성이 초등교육 이후 정규 교육을 받는 것을 공식적으로 금지한 유일한 국가다. 하시미는 오랫동안 가족도 만나지 못하고 있다. 그는 “꿈을 좇기 위해 나라를 떠났고 사람들의 돌을 피해 도망쳐야 했다”며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 박잔치 기자 chan13@khan.kr
플랫팀 기자 fl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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