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 막았더니 "선수사진 팔아요, 야구티켓은 선물!"…처벌될까? [인기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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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 사진 13만 원에 팝니다. 사진 구매 시 야구티켓 증정품으로 드려요."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다 보면 이런 게시물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에 따르면 플랫폼은 공공 신고기관이나 수사기관으로부터 부정거래 목록을 서면으로 통보받은 경우, 24시간 이내에 해당 게시물을 차단해야 합니다.
암표 거래 게시글을 발견했다면, 문체부가 운영하는 '암표 통합 신고 센터(www.culture.go.kr/singo)'에 대화 내역과 판매자 아이디 등을 첨부해 신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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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 사진 13만 원에 팝니다. 사진 구매 시 야구티켓 증정품으로 드려요."
"치킨 기프티콘 10만 원에 팝니다. 구매하면 OO팀 홈경기 티켓 증정"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다 보면 이런 게시물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1~2만 원선인 선수 사진이나 치킨 쿠폰이 십수만 원에 거래되는 겁니다. 그런데 판매자는 사은품 혹은 증정품으로 각종 티켓을 준다고 설명합니다.
주객이 전도된 듯한 판매, 신종 암표 수법입니다.

이러한 거래가 등장하기 시작한 건 정부가 암표 처벌을 대폭 강화하면서부터입니다.
지난 8월 28일부터 시행된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 이른바 '암표방지법'이 나온 이유는 분명합니다.
온라인 예매가 보편화되고 매크로 프로그램이 퍼지면서 표를 싹쓸이하는 일이 잦아졌고, 일반 관객은 정가에 표를 구하기 어려워졌습니다. 특히 인기 콘서트나 프로야구처럼 수요가 몰릴 때는 정가보다 훨씬 비싼 값에 표가 거래되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이에 처벌의 초점을 '매크로 사용 여부'에서 '부정한 구매와 재판매 자체'로 옮기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됐습니다.
매크로를 썼는지와 상관없이, 웃돈을 받고 입장권을 되파는 행위 자체를 금지한 겁니다.
판매 금액의 최대 50배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고, 플랫폼의 관리 책임도 커졌습니다.
그러자 표를 사은품으로 끼워 주는 이른바 '꼼수 암표'가 나타났습니다.
판매자들은 자신들이 파는 건 다른 상품일 뿐, 법이 금지한 '입장권'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법의 허점을 파고든 겁니다.

기자는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꼼수 암표' 판매자들과 직접 대화하며 거래 방식을 알아봤습니다.
먼저 판매자 A 씨는 한 야구 선수의 사진을 13만 원에 내놓았습니다. 사은품은 정가 1만 8천 원짜리 주말 야구 경기 티켓입니다.
"상품에 관심이 있다"라고 말을 꺼내자, A 씨는 곧바로 "어느 자리를 원하냐"라고 되물었습니다. 이어 기자가 판매글의 "사진 가격에 따라 퀄리티가 달라진다"는 문구가 무슨 뜻인지 묻자 "신경 안 써도 된다"라고만 답했습니다.
사진값에 따라 달라지는 건 사진의 품질이 아니라 좌석 등급, 결국 사고파는 건 사진이 아닌 좌석이었던 겁니다.
판매자 B 씨도 같은 방식으로 야구 선수 사진 한 장을 7만 5천 원에 내놓고, 야구 티켓을 사은품으로 내걸었습니다.
B 씨에게 "사진은 받지 않아도 되느냐"라고 묻자 "상관없다"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문제는 시행령이 정한 게시물 차단 절차가 실제 암표 거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에 따르면 플랫폼은 공공 신고기관이나 수사기관으로부터 부정거래 목록을 서면으로 통보받은 경우, 24시간 이내에 해당 게시물을 차단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24시간은 이용자의 신고 시점이 아닌 신고·수사기관의 '공식 서면 통보'부터 적용됩니다.
신고 검토와 서면 절차를 거치는 동안 게시물이 실제 노출되는 시간은 24시간을 넘다보니, 대부분 제재가 이뤄지기 전 거래가 성사됩니다.
실제로 A 씨는 사흘간 계속해서 우회 거래를 이어나갔고, 게시물 차단 없이 총 8건의 암표를 팔았습니다.
암표 게시물에 대한 플랫폼의 법정 차단 의무가 있지만, 신고와 차단의 '시간차' 때문에 현장에서는 암표 거래가 계속해서 이뤄지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변종 거래가 기승을 부리는 배경에는 개정된 법에도 여전히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암표방지법'은 부정판매를 '상습 또는 영업 목적으로 자신이 구입한 가격을 넘는 금액으로 입장권 등을 판매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법이 '입장권을 비싸게 파는 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암표상들은 거래 대상을 '일반 물품'으로 꾸미고 티켓은 '무상 증정한 사은품'이라고 주장하며 법망을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단속하는 쪽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겉으로는 물건을 팔아도 실제로는 티켓값이라는 걸 밝혀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판매자와 구매자가 주고받은 대화나 물건이 실제로 배송됐는지 등을 하나하나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앞서 살펴본 A 씨처럼 사흘 사이 8건을 거래해 상습성이 뚜렷한 사례조차 단속이나 제재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계정을 삭제하고 재가입을 반복하며 "개인 물품을 한 번 팔았을 뿐"이라고 주장하면, '상습성·영업성' 요건을 입증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암표의 대상은 스포츠 경기나 공연을 넘어 일상 영역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공연·스포츠 외 영역에서는 '꼼수'조차 없는 대담한 웃돈 거래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미쉐린 3스타의 유명 식당은 식사비가 아닌 오직 '예약권'에만 30만 원이 책정됐는가 하면, 영화 '오디세이' 흥행과 함께 인기가 치솟은 특정 영화관의 명당 자리는 정가의 약 9배인 18만 원에 버젓이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무료 팝업스토어 입장권을 되파는 게시글도 종종 보였습니다.
개정된 법의 대상이 '공연'과 '체육 경기'의 입장권에 한정돼 있다 보니 영화 관람권이나 파인다이닝 예약권, 팝업스토어 입장권 등은 규제에 포함되지 않은 겁니다.
기존 법으로도 이러한 유형은 처벌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현행 경범죄 처벌법은 '정해진 요금을 받고 입장시키는 곳에서 입장권을 되파는 행위'만을 단속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입장권 자체는 무료인 식당이나 팝업스토어의 경우 이를 '입장권'으로 간주할 수 없는 겁니다.
또한 1973년 이후 개정되지 않은 경범죄 처벌법이 '현장 거래'만을 처벌하도록 한정하고 있어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웃돈 거래 역시 단속이나 처벌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최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암표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에 따라 영화도 암표를 막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배경입니다.
영화표 웃돈 거래를 금지하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2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고, 식당 예약권이나 무료 팝업스토어는 입법 논의조차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온라인 암표는 물론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해외는 어떻게 규제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영국은 1994년 제정된 '형사사법 및 공공질서법' 제166조로 지정 축구 경기 입장권의 무단 판매를 금지해 왔습니다. 2007년부터는 다른 물건을 사는 사람에게 표를 끼워 주는 이른바 '묶음 판매(Bundling)'도 판매로 보고 처벌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에 등장한 '사은품 꼼수'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영국은 또한, 콘서트와 공연, 스포츠 등 라이브 행사 전반에서 정가를 넘는 재판매 자체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며 규제망을 넓히고 있습니다.
일본도 2019년부터 '티켓 부정전매 금지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매크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반복적으로 정가보다 비싸게 되파는 행위를 처벌하는데, 특히 공연·체육이라는 틀을 벗어난 포괄적인 법체계를 눈여겨볼 만합니다.
프랑스 형법은 역시 규제 대상을 좁게 설정하지 않고 '스포츠·문화·상업 행사' 전반으로 넓게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전시회나 박람회 같은 행사도 단속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편법이 나올 때마다 법을 덧대는 대신, 처음부터 적용 대상을 넓게 잡아 변종 거래에 대응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꼼수 암표'는 완전히 사각지대일까요? 반드시 그렇진 않습니다.
개정 암표방지법의 법리를 분석한 하진규 파운더스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계약 성격은 당사자가 붙인 이름이 아닌 실질로 판단하므로 처벌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판매자가 '사진 판매'라고 적었더라도 사진 거래를 거부하거나 좌석 등급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는 정황이 명백하다면, 법원이 이를 '티켓 웃돈 거래'로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하 변호사는 '상습 및 영업성' 요건을 피하려 계정을 쪼개는 꼼수에 대해서도 "사은품이라는 우회 구조를 스스로 설계했다는 사실 자체가 영업성을 뒷받침한다"며 "표 1장을 단순 양도하려는 개인은 그런 번잡한 장치를 만들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며 처벌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과징금 역시 '전체 거래 금액' 기준으로 책정될 수 있습니다. 법 상 판매금액의 최대 50배로 명시된 만큼, 위장용 금액을 빼주는 것은 맞지 않다고 하 변호사는 짚었습니다.
아울러 하 변호사는 플랫폼 내부 규제에 대해서도 "우회가 쉬운 키워드 차단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거래 정황과 패턴을 포착하는 이상거래 탐지 기술을 플랫폼 단속에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꼼수 암표 거래는 선량한 관람객의 기회를 빼앗고 성숙한 문화·스포츠 생태계를 교란하는 행위입니다.
온라인상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거래 특성상, 문체부 등 당국은 암표 근절을 위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와 신고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암표 거래 게시글을 발견했다면, 문체부가 운영하는 '암표 통합 신고 센터(www.culture.go.kr/singo)'에 대화 내역과 판매자 아이디 등을 첨부해 신고할 수 있습니다.
제보가 접수되면 전담 기관이 검토 후 플랫폼에 차단 요청을 하거나 수사기관에 의뢰하며,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제보자에게는 포상금도 지급됩니다.
그러나 지능화하는 암표 거래를 시민 제보에만 기대어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사은품 위장 거래부터 영화·식당 예약권으로의 확산까지 규제 빈틈이 확인된 만큼, 눈속임 포장에 휘둘리지 않는 단속 가이드라인과 플랫폼의 책임을 묻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기척은 MBN '인'턴 '기'자들이 '척'하니 알려드리는 체험형 기사입니다.
[신동길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gshin227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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