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또는 전략적 모호성…北 미사일 보도 늦추거나 침묵

김유승 기자 2026. 9. 22.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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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거나 뒤늦게 공개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북한 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등은 이튿날까지 관련 사실을 공개하지 않다가 이틀 만인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새로운 중요 전투무기체계 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개하는 경우는 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관하거나 신형 무기의 성능을 과시할 필요가 있을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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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사일 발사 뒤 관영매체 無보도 반복
“실전배치 전력 훈련…선전 필요성 줄어”
한미일 탐지·분석 능력 떠보는 효과도
12일 서울역 대합실 TV에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보도가 방영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최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거나 뒤늦게 공개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관한 신형 첨단무기 시험이었음에도 이튿날까지 침묵하다 이틀 만에 관련 사실을 공개했다. 과거 신형 무기 시험이나 김 위원장이 참관한 훈련을 이튿날 대대적으로 선전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북한이 미사일 시험·훈련 공개 시점을 조절하며 한미일의 탐지·분석 능력을 시험하는 ‘전략적 모호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2일 합동참모본부 등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일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 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등은 이튿날까지 관련 사실을 공개하지 않다가 이틀 만인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새로운 중요 전투무기체계 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시험에 대해 “첨단 국방기술력의 과시이며 무력 현대화에서의 뚜렷한 갱신”이라며 “말 그대로 불가항력”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후 침묵하거나 뒤늦게 보도하는 경향이 최근 자주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평양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 발을 발사했지만 끝내 부연하지 않았다. 북한은 이달 12일에도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이튿날까지 침묵하다 이틀 뒤인 1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장거리포와 미사일 부대의 ‘협동 화력습격훈련’이었다고 공개했다. 다만 관련 내용은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는 게재되지 않았다.

북한은 그동안 신형 무기 시험이나 김 위원장이 직접 참관한 훈련의 경우 대체로 이튿날 관영매체를 통해 성과를 공개해왔다. 지난 5월 26일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전술탄도미사일과 전술순항미사일, 240㎜ 조종방사포탄 등의 시험발사를 진행한 뒤 이튿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관련 사진과 시험 목적, 무기 성능을 상세히 공개했다. 6월 25일에도 김 위원장이 전술탄도미사일과 갱신형 240㎜ 방사포 등의 무기시험을 참관하자 북한은 다음날 곧바로 이를 공개했다. 당시에는 미사일 전투부 위력과 방사포 사거리, 타격 대상 등 구체적인 성능까지 선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6~18일 중요 군수공업기업소들의 생산 실태를 료해(점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 전력이 상당 부분 실전 운용 단계에 접어든 만큼 발사 때마다 대내외적으로 홍보할 필요성이 줄어든 점에 주목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개하는 경우는 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관하거나 신형 무기의 성능을 과시할 필요가 있을 때”라고 했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발사 관련 정보를 즉각 공개하지 않으면서 한미일의 정보 탐지·분석 능력을 시험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한미일 정부가 자신의 능력을 어느 정도 정확하게 잡아내는지를 떠보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기종과 발사 목적, 참가 부대와 훈련 사진 등을 바로 공개하지 않으면 한미일은 자체 정보자산만으로 정확한 전력과 훈련 의도를 판단해야 하는 만큼 정보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이 20일을 단거리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시점으로 택한 것과 관련해서는 정치적 계산이 담겨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양 교수는 “최근 김여정 담화 등을 통해 한미일의 연합 또는 다국적 군사활동을 자신들에 대한 압박으로 규정한 뒤 실제 무력시위로 대응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번 발사도 자신들의 경고가 빈말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유엔총회를 앞두고 자신들의 비핵화 불가 입장을 재확인하고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북한이 이달 24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논의 가능성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왜 하필 이때 쏘느냐는 정치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미중 간 정상외교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가 다시 거론되지 않도록 사전에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유승 기자 k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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