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로봇 ‘폭풍성장’ 전야…전기차·배터리가 굴기 밑거름”[정다은의 차이나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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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로봇 시장은 폭발적 성장의 전야에 있습니다. 대규모 인공지능(AI) 모델과 센서, 데이터, 컴퓨팅 파워 등 각 산업의 기반 기술이 빠르게 하나로 수렴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차와 로봇, 드론 등 서로 다른 제품이 AI 모델과 센서·데이터·반도체·신소재 등 상당 부분의 기술을 공유하면서 한 산업에서 축적된 기술을 다른 산업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왕 교수는 중국 로봇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지난 6~7년간 신에너지차와 배터리 산업이 만들어낸 막대한 자동화 수요를 꼽았다.
왕 교수는 미국의 AI 대규모 모델과 한국의 가전, 중국 배터리 산업 역시 기술 발전 초기 치열한 경쟁을 거쳤다며 "새로운 기술의 빠른 반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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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로봇시장 폭발적 성장 전야
전기차·배터리가 로봇 수요 키워
현장·공급망·오픈소스가 3대 강점
中 엔지니어는 성능·비용 함께 따져
과당경쟁 거쳐 기술기업만 살아남을 것
“한국은 中 로봇 해외진출 좋은 파트너”

“중국 로봇 시장은 폭발적 성장의 전야에 있습니다. 대규모 인공지능(AI) 모델과 센서, 데이터, 컴퓨팅 파워 등 각 산업의 기반 기술이 빠르게 하나로 수렴하고 있습니다.”
중국 로봇 분야의 대표 석학인 왕톈먀오(王田苗) 베이징항공항천대(베이항대) 교수 겸 로봇연구소 명예소장은 지난 18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중국 로봇 산업의 현주소를 이같이 진단했다. 갤봇 공동창업자 야오텅저우의 베이항대 시절 은사이기도 한 그는 현재 AI·로봇 분야 초기 기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중관춘 지우(智友)연구원 원장도 맡고 있다. 현재까지 약 100개 기업을 인큐베이팅했으며 갤봇을 비롯해 전기킥보드로 유명한 ‘나인봇’, 수술로봇 전문기업 ‘톈즈항’ 등이 대표 포트폴리오다.
그는 “현재 로봇을 비롯한 첨단 산업의 기술적 동원성, 즉 같은 뿌리에서 나오는 기술의 비중이 60%를 넘어섰다고 본다”며 “과거 버티컬 산업별로 발전하던 기술이 이제 범용 기반 기술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와 로봇, 드론 등 서로 다른 제품이 AI 모델과 센서·데이터·반도체·신소재 등 상당 부분의 기술을 공유하면서 한 산업에서 축적된 기술을 다른 산업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자율주행에서 발전한 인지·센서 기술을 로봇의 ‘눈’으로 활용하거나 전기차 산업에서 축적된 배터리·모터·전력전자 기술을 로봇의 ‘관절’로 쓰는 식이다. AI 모델도 로봇이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두뇌’ 역할을 맡기 시작했다. 산업 간 기술 장벽이 낮아지면서 로봇 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도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왕 교수의 설명이다.
왕 교수는 중국 로봇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지난 6~7년간 신에너지차와 배터리 산업이 만들어낸 막대한 자동화 수요를 꼽았다. 기존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에서는 셀·팩 조립과 검사, 물류 등 새로운 제조 공정이 대거 등장했다. 기존 글로벌 업체들이 제공하던 표준화된 솔루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수요가 늘면서 중국 토종 업체들이 현장 맞춤형 ‘비표준’ 자동화 시장에 뛰어들 공간도 커졌다.
왕 교수는 “새로운 수요가 생기면서 혁신 기업들이 비표준 솔루션을 만들고, 이를 다시 모듈화하고 표준화하면서 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당시 제조 현장의 구인난까지 겹치며 로봇 도입에 속도가 붙었다는 분석이다.
중국 특유의 ‘엔지니어 문화’도 경쟁력으로 꼽았다. 중국 과학자들이 AI 알고리즘과 대규모 모델,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는 동시에 사업화를 중시한다면 엔지니어들은 시장 수요에 맞춰 성능과 비용을 동시에 최적화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왕 교수는 “중국 엔지니어는 단순히 시제품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며 “기술적으로 앞서려는 욕구와 함께 치열한 시장 경쟁 때문에 비용을 극한까지 낮추면서도 제품에는 대체하기 어려운 성능을 넣으려 한다”고 말했다. 거대한 내수 시장에서 수많은 제품이 동시에 경쟁한 결과 ‘성능 대비 가격’을 끌어올리는 능력이 중국 로봇 산업의 강점으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피지컬 AI 분야에서 중국이 가진 경쟁력으로는 △다양한 응용 현장 △두터운 하드웨어 공급망 △오픈소스 생태계를 들었다. 왕 교수는 “중국은 적용할 수 있는 현장이 많아 데이터 훈련과 실제 응용에 유리하다”며 “피지컬 AI는 결국 물리적인 하드웨어가 필요한데 새로운 제품에서는 이 부분의 비중이 60% 이상에 이를 수 있어 중국 공급망의 강점이 크다”고 말했다. AI 기술의 오픈소스를 강조하는 분위기도 각 산업에서 실제 적용 속도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업계에서 제기되는 ‘네이쥐안(内卷·과당경쟁)’ 논란에 대해서는 산업 성장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왕 교수는 미국의 AI 대규모 모델과 한국의 가전, 중국 배터리 산업 역시 기술 발전 초기 치열한 경쟁을 거쳤다며 “새로운 기술의 빠른 반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든 업체가 살아남을 수는 없다고 봤다. 그는 “고객에게 성능과 안전, 환경 측면에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자신의 기술에 대체 불가능한 ‘해자’를 만들어야 한다”며 “결국 큰 파도가 모래를 걸러내듯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이 안정된 제품 형태와 가치를 찾아가는 데 5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는 “결국 시장이 결정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국이 중국 로봇 기업의 해외 진출 과정에서 중요한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왕 교수가 창업을 지원하거나 인큐베이팅한 기업들과 교류한 결과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강점으로 개방적인 시장과 반도체·신소재 산업, 소비자 대상 제품을 세계 시장으로 확산시키는 능력을 꼽았다. 왕 교수는 “한국은 신소재나 반도체, 컴퓨팅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고 의료·헬스케어·소비재 등에서도 유행을 선도한다”며 “한국이 세계 시장으로 향하는 하나의 창구인 만큼 중국 로봇 기업과 더 많은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왕 명예소장과의 일문일답

-현재 중국 로봇 산업은 어느 단계에 와 있다고 보나.
=폭발적 성장의 전야에 있다고 본다.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AI의 기반 기술이 점점 하나로 수렴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규모 모델과 센서, 데이터, 컴퓨팅 파워, 신소재 등 과거 각 산업에서 수직적으로 발전하던 기술이 이제는 산업을 가로지르는 범용 기반 기술로 바뀌고 있다. 현재 이런 기술의 공통 기반이 60%를 넘어섰다고 본다. 또 AI가 산업과 사회에 실질적인 가치를 만드는 핵심 영역은 결국 피지컬 AI이며, 이를 현실 세계로 연결하는 것이 구체지능이다. 이론적으로는 L4·L5 수준을 연구하고 있지만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낮은 단계의 기술부터 대량 적용해 개념검증(POC)에서 제품시장적합성(PMF)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중국 로봇 산업의 빠른 성장을 이끈 요인은 무엇인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새로운 수요다. 지난 6~7년간 신에너지차와 배터리 산업이 성장하면서 기존 제조업에 없던 자동화 수요가 대거 생겼다. 코로나19 당시 구인난도 로봇 수요를 키웠다. 새로운 수요가 생기면 기업들은 먼저 현장에 맞춘 비표준 솔루션을 만들고, 이후 이를 모듈화하고 표준화하면서 규모를 키우게 된다.
둘째는 과학자와 엔지니어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AI 알고리즘과 모델, GPU 구조를 배우면서 연구 성과의 산업화를 중시한다. 엔지니어들은 시장 수요와 제품을 결합해 성능 대비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린다. 셋째는 정부가 관련 플랫폼을 구축하고 창업 인재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관춘즈유연구원이 로봇 기업을 인큐베이팅해온 핵심 방식은 무엇인가.
=기초연구를 실제 제품과 기업으로 바꾸는 과정은 단순한 과학 문제가 아니다. 기술 혁신과 엔지니어링 혁신, 비즈니스 혁신이 함께 필요하다. 과학자 한 명이 기술과 경영을 모두 맡는 전통적인 방식은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
그래서 일종의 릴레이 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먼저 산업 전문가가 유망 분야를 정하고 과학자가 기술적 문제를 해결한다. 이후 상업적 리더십을 가진 기업가가 참여해 사업을 키우고, 더 성장하면 대기업과의 인수·합병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방식이다. 구체지능의 경우에는 실제 적용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구조도 중요하다.
-인큐베이팅한 중국 로봇 기업들의 한국 시장 진출 의향은 어떤가.
=우리가 인큐베이팅한 약 100개 기업은 제품이 이미 성숙한 기업, 중국 시장에서 제품을 다듬고 있는 기업, 아직 성장 단계에 있는 기업으로 나눌 수 있다. 이들과 교류해보면 한국 기업 및 시장과 더 깊이 협력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한국 시장이 비교적 개방적이라는 점이 하나의 이유다. 물류와 청소, 커피 제조, 돌봄·대화 서비스 등 다양한 로봇을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 또 한국은 신소재와 반도체, 컴퓨팅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고 소비자 대상 제품을 세계 시장으로 확산시키는 데도 독특한 경쟁력이 있다.
-중국 로봇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하고 있나.
=해외 진출 지원은 이제 막 시작한 단계다. 우선 한중 양국 시장을 모두 잘 이해하는 협회나 기관을 중요한 연결 채널로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기업들을 한국에 데려가 현장을 둘러보고 전시회에 참가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한국의 반도체를 중국 로봇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한국의 신소재 기업과 어떤 협력이 가능한지를 직접 이해해야 한다. 반대로 중국 로봇이 한국 시장에 진출할 때는 기능과 비용뿐 아니라 현지 환경에 얼마나 맞춰야 하는지도 봐야 한다. 초기에는 검증 체계와 자금을 갖춘 대기업과 협력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제품과 기능, 디자인, 유지보수까지 현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봇은 어떤 산업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나.
=새로운 기술과 제품은 기존 산업보다 새로운 환경에서 먼저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 또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일수록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기 쉽다.
로봇의 적용 순서는 대체로 상업·서비스와 물류, 소매·대형마트에서 시작해 산업 현장과 특수 분야로 확산되고 마지막에 가정으로 들어갈 것으로 본다. 가정에서는 노인 돌봄이나 가사노동 등이 대표적인 적용 분야다.
산업 현장에서는 처음부터 전체 생산라인에 로봇을 넣기보다 하나의 제품이나 워크스테이션 단위에서 충분히 검증한 뒤 전체 생산라인으로 확대해야 한다. 전체 라인에서는 기존 설비를 얼마나 적게 바꿀 수 있는지, 투자비와 시간은 얼마나 드는지까지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AI의 발전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가 차원에서는 AI 모델과 알고리즘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일정한 기준을 마련하고 제3자 테스트나 규범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다만 기술의 빠른 발전을 위해서는 일정한 공간도 남겨둬야 한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려면 표준화와 규모화가 가능해야 하고 반복 개발의 빈도가 높아야 하며 개방성도 필요하다. 거시적으로는 사회와 문명의 기본 원칙을 침해하지 않는 경계를 정하되, 기업 내부에서는 실제 산업 현장과 결합해 기술 발전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피지컬 AI 분야에서 중국이 가진 핵심 강점은 무엇인가.
=세 가지다. 첫째는 적용할 수 있는 현장이 많다는 점이다. 다양한 현장이 있는 만큼 데이터 훈련과 실제 응용에도 유리하다.
둘째는 공급망이다. 피지컬 AI는 결국 물리적인 하드웨어를 필요로 하는데 새로운 제품에서는 하드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을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중국의 공급망은 큰 강점을 갖고 있다.
셋째는 오픈소스다. 중국은 AI 기술을 개방하고 더 많은 사람이 활용하도록 하는 것을 비교적 중시한다. 이는 각 산업에서 AI의 실제 적용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중국의 엔지니어와 인재가 다른 나라와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
=중국 교육은 수학과 물리, 화학 등 기초 학문을 비교적 중시해왔고 이것이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기반이 됐다. 인터넷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젊은 엔지니어들이 소프트웨어와 AI를 접하고 큰 시장에서 훈련받을 기회도 많았다.
또 해외에서 공부한 뒤 돌아오는 인재가 많고, 대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뒤 독립해 창업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인재의 이동과 결합이 중국 엔지니어만의 특징을 만들었다고 본다.
-중국 특유의 엔지니어 문화는 무엇이라고 보나.
=중국 엔지니어들은 기술적으로 앞서려는 욕구가 강하다. 동시에 중국 시장 자체가 워낙 크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제품이 시장에 나오면 비용을 최대한 낮추는 동시에 다른 제품과 구별되는 성능을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단순히 시제품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시대가 요구하는 수준 이상의 성능을 갖추면서도 가격 경쟁력과 차별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는 압박이 크다. 이것이 중국 엔지니어 문화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본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과당경쟁(네이쥐안) 논란은 어떻게 보나.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빠른 반복 개발과 기업 간 경쟁이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미국의 대규모 AI 모델이나 한국의 가전, 중국의 배터리 산업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중요한 것은 두 가지다. 첫째는 성능과 안전, 환경 측면에서 고객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고, 둘째는 자신의 기술에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을 만드는 것이다. 결국 큰 파도가 모래를 걸러내듯 경쟁력 있는 기업이 남게 된다.
기술과 시장이 계속 발전하고 고객의 요구가 쌓이면서 결국 적절한 제품 형태와 가치가 자리 잡을 것이다. 그 과정이 5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는 시장이 결정하게 된다.
베이징=정다은 특파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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