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성공의 연료가 된 ‘가짜 5명 미만’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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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 나려면 지금 필요 없는 것들을 과감히 쳐내야 한다."
1층부터 3층까지 건물을 통째로 사용하고, 직원이 고기를 구워주는 그릴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상시 5명 미만으로 사업장을 운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업주는 사업소득자 위장을 통해 5명 미만 사업장을 만들어 연차휴가미사용수당, 가산수당을 미지급했고 심지어 주민등록번호만 알면 사업소득 신고가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해 2천999만7천920원을 지급한 것처럼 신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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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 나려면 지금 필요 없는 것들을 과감히 쳐내야 한다."
"연 매출 100억원의 서른일곱 CEO"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서울 유명 고깃집 대표가 직접 한 말이다. 이제 그는 가짜 3.3 위장을 통한 임금체불과 이체확인증 위조로 유명해졌다. 그에게 '필요 없는 것'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법을 지키고, 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주의 의무를 준수하는 것도 성공을 위해서라면 필요 없는 것인가.
사업주는 체불임금 지급 대신 신규 매장을 오픈했다
SNS에서 맛집으로 유명한 육몽 홍대본점은 서류상으로는 5명 미만 사업장이었다. 1층부터 3층까지 건물을 통째로 사용하고, 직원이 고기를 구워주는 그릴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상시 5명 미만으로 사업장을 운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가짜 3.3 고용은 그것을 가능하게 해줬다.
사업주는 사업소득자 위장을 통해 5명 미만 사업장을 만들어 연차휴가미사용수당, 가산수당을 미지급했고 심지어 주민등록번호만 알면 사업소득 신고가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해 2천999만7천920원을 지급한 것처럼 신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들이 전부 밝혀졌음에도, 사업주는 노동자 2명에 대한 3천750만원의 체불임금을 지급하는 대신 수억 원을 들여 방이동에 신규 매장을 오픈했다.
월 매출 3천만원, 순이익 1천500만원을 만든 경영 비법
최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5명 이상 사업장으로 인정된 강남 D애견미용숍 역시 마찬가지다. 사업주는 한 유튜브에서 월 3천만원 정도 매출이 발생하며, 그중 순이익으로 1천500만원 이상을 가져간다고 밝혔다. 그러자 댓글이 달렸다. "직원 5명이 벌어다 주는 거 생각해야 함, 1인숍으로 1천500 못 벎."
D애견미용숍이 50%가 넘는 순이익률을 낸 마법도 5명 미만 사업장 위장이다. 사업주는 노동자를 사업자로 위장하면서 심지어 기본급도 최저임금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월 130만원으로 지급했다. 그러면서 5명 미만 사업장이라고 주장하기 위해 거짓으로 서류를 조작해 제출했다. 이렇게 당당하게 노동청과 노동위원회를 기망할 수 있는 것은 현행법상 위장이 적발되더라도 원래 지급해야 하는 금품만 지급하면 되기에 사실상 손해 보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전국사업체조사 통계에 따르면 상시 근로자 5명이 넘는 사업주와 그렇지 않은 사업주의 고용 모델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 드러난다. 고용보험 기준 5명이 넘는 사업체는 기타 종사자를 거의 고용하지 않는다(평균 0.06명). 반면 5명 미만으로 분류된 전체 종사자 29명 미만인 사업체는 평균 9.43명의 기타 종사자를 고용한다. 필자는 이를 '사업소득자 위장을 통한 5인 미만 위장'의 흔적이 통계로 남은 것이라고 본다.
명절 맞이 체불임금 집중 청산
노동행정이 닿지 않는 사람들
한편 고용노동부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임금체불 집중 청산 지도기간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이러한 노동부의 적극행정 선포가 연례행사로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절실한 사람들에게 노동행정이 닿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사업장 쪼개기와 사업소득자 위장을 통한 5명 미만 사업장 위장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외관상 그럴듯하게 자료를 꾸며놓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형식적인 조사를 통해서는 밝혀내기 어렵다. 그러나 현재까지 진행된 노동부의 근로감독은 사업주가 제출한 자료만으로 체불임금을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위장 사업장을 잡는 근로감독은 사업주의 위법·탈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수단이라 보기 어렵다. '걸려도 본전'인 현행 법체계에서는 점점 더 교묘해지는 사업주의 위장 경영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5명 미만 사업장 위장을 통해 이례적인 성공을 거둔 사업주들이 언론과 방송에 나오는 이유다. 위장 유인을 제거하는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예컨대 체불임금에 더해 위장 고용을 통해 얻은 경제적 이익에 대한 과징금 또는 과태료를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다. 법을 지키는 사업주가 손해 보는 듯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법을 지키려고 하지 않은 사업주가 늘어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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