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장보기 풍경 下] 호떡집·분식가게만 대목…채소 파는 상인은 한숨

김유진 기자 2026. 9. 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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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추석 대목이 어김없이 찾아왔지만 마트와 전통시장에서의 활기는 다소 찾기 힘든 분위기다.

최근 찾은 남대문시장에서 장사하는 채소가게 상인은 "지난해에 비해 물가가 올랐다"며 "작년엔 1만원 하는 것이 올해는 1만5000원이 올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서민들이 자주 가는 대표 전통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마포구 망원시장을 가보니 시장용 손수레를 끌고 다니는 소비자들과 길거리 음식을 먹고 있는 관광객들의 대화소리 덕분에 시장 특유의 생기가 도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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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표 전통시장 남대문시장·망원시장 가보니
치솟은 먹거리 물가에 차례 간소화로 분위기 '썰렁'
명절 특수 실종된 지 오래됐고 늘어나는 빈 가게
정부, '최대 2만원'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 전개
올 가을 추석 대목이 어김없이 찾아왔지만 마트와 전통시장에서의 활기는 다소 찾기 힘든 분위기다. 정부는 공격적인 할인 지원을 전개하고 있지만 물가 부담 탓에 소비자들은 지갑 여는 걸 주저하고 상인들의 얼굴도 썩 밝지 못했다. 대목 특수를 보기 어려운 요즘 본지는 대형 유통매장과 전통시장을 둘러보며 추석 장보기 풍경을 전해 본다. <편집자 주>
점심 시간이 지나자 한산해진 남대문시장 골목. [사진=김유진 기자]

"장사 잘 되냐고 물어보지 마. 시장에 사람 없는 것 보면 모르냐고 욕먹어."

최근 찾아간 남대문시장에서 만난 어느 상인의 얘기다. 

치솟는 물가와 더불어 명절 차례 문화가 간소화되면서 전통시장 모습은 예전 같지 않다. 최근 찾은 남대문시장에서 장사하는 채소가게 상인은 "지난해에 비해 물가가 올랐다"며 "작년엔 1만원 하는 것이 올해는 1만5000원이 올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사)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전통시장 기준(9월 3주차 현재) 무(1개·2.5㎏) 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20% 오른 약 3000원, 청오이(10개·2㎏)는 50% 상승한 1만5000원이다. 같은 기간 애호박(1개·500g,조선)은 1000원 오른 2500원, 청양고추(1근·400g)는 1000원 상승한 4000원이다. 쪽파(1㎏)의 경우 40% 오른 1만4000원 수준이다. 

또한 국거리용으로 쓰이는 한우 소고기 양지(A1+, 600g)와 한돈 돼지고기 삼겹살(상등급, 600g)은 지난달과 비교해 3000원씩 오른 각각 3만3000원, 1만8000원에 책정됐다.

남대문시장을 가보니 입구 어귀와 시장 안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점심시간이 지나자 그 수는 확연히 줄었다. 일부 카페와 호떡집 등 정도만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을 뿐 다른 채소 및 청과, 축산물 가게 대부분은 한산한 분위기였다. 대목을 앞뒀지만 간단하게 먹을 것만 사는 이들의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남대문시장 분식집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사진=김유진 기자]
망원시장 입구 모습. [사진=김유진 기자]
사람들이 장을 보러 돌아다니는 망원시장 모습. [사진=김유진 기자]
망원시장의 어느 채소가게. [사진=김유진 기자]

과일을 구경하던 어느 50대 소비자는 "제사 음식 재료를 보는 게 아니라 간단하게 장 보려고 왔다"며 "매번 음식을 만들어 제사를 지내기 힘들다 보니 미리 성묘 가서 간단히 제사 정도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내 어느 정육점 사장은 "시장에 돌아다니는 사람들 죄다 관광객"이라며 "요즘에는 사람들이 제사를 안 지내서 그런지 명절 대목이라고 잘 되는 게 없다"고 얘기했다. 그는 이어 "전반적으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경우가 많아 전통시장이 잘 안 된다"며 "빈 가게가 점점 늘고 있다"며 체념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 만난 다른 소비자는 "상품을 직접 보고 흥정도 하고 값도 저렴해서 시장에서 장 볼 때도 있지만 보통은 마트에서 주로 장을 본다"고 말했다. 

이어 서민들이 자주 가는 대표 전통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마포구 망원시장을 가보니 시장용 손수레를 끌고 다니는 소비자들과 길거리 음식을 먹고 있는 관광객들의 대화소리 덕분에 시장 특유의 생기가 도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여기도 남대문시장과 크게 다를 것 없이 먹거리 장을 보러 오는 이들보다는 고추튀김 등을 파는 분식집 중심으로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었다.  
망원시장 생선가게에서 상인과 소비자가 흥정을 하고 있다. [사진=김유진 기자]

건어물 가게를 들린 한 소비자는 "물가가 올라서 생각한 것만큼 장을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어느 상인은 "생선과 같은 수산물은 다른 식품보다 더 안 팔리는 편"이라며 "사람들 대부분 직접 손질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강해져서 대부분 전자레인지에 데우거나 굽기만 하면 되는 간편식을 많이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추석 대목에 맞춰 20일까지 전국 300여곳의 전통시장에서 국산 농수축산물을 구매하면 금액의 최대 3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돌려주는 환급행사를 전개했다. 환급 한도는 1인당 2만원이다. 망원시장에서 만난 어느 상인은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가 시장 분위기를 살리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다"고 기대했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은 최근 서울 신영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산시스템이 없는 전통시장에서 우리 농축산물을 구매한 소비자도 할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환급 행사를 추진했다"며 "국민들이 더욱 풍성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끝>

<순서> 

<上> "많이 올랐어"…가격표 보고 집었다 놓았다 

 <下> 호떡집·분식가게만 대목…채소 파는 상인은 한숨

[신아일보]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