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약사는 말한다…우리가 거리로 나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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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광화문에 서 열린 전국약사 총궐기대회에 전국의 약사와 약대생 1만여명이 모였다. 현장에 모인 약사들은 비대면진료 처방약 배송 확대와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창고형 약국 등 약사사회를 둘러싼 현안에 대해 무엇을 우려하고, 무엇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할까.
그는 "약 배송이나 창고형 약국 모두 의약품 오남용 문제와 연결될 수 있는 만큼 대한약사회가 의약품이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사용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 강화에 적극 나서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비대면진료 처방약 배송뿐 아니라 창고형 약국,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등 잇따른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회 설득과 함께 약사사회의 결집된 힘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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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광화문에 서 열린 전국약사 총궐기대회에 전국의 약사와 약대생 1만여명이 모였다. 현장에 모인 약사들은 비대면진료 처방약 배송 확대와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창고형 약국 등 약사사회를 둘러싼 현안에 대해 무엇을 우려하고, 무엇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할까. 집회 현장에서 만난 약사들의 목소리를 통해 일선 약사들이 바라보는 현안과 국민건강, 약사직능의 과제를 들어본다. - 편집자주
① 현직 약사의 외침

"보건의료 근간이 흔들린다…근본적 대책 시급"
정영기 약사(서울)
최근 보건의료계를 둘러싼 규제 완화 움직임 속에서 약사사회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서울 종로구에서 약국을 운영해 온 정영기 약사가 약 배송, 편의점약 확대, 한약사 문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정 약사는 이들 현안이 단순한 업권 다툼이 아니라 국민 건강권과 의약품 안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비대면진료 연계 약 배송과 편의점약 품목 확대에 대해 "의약품은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철저한 대면 원칙과 복약지도 속에서 관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편의성만을 앞세워 복약지도 사각지대를 키우는 정책은 중단돼야 하며, 정부가 산업적 측면보다 국민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우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한약사 문제에 대해서는 면허체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당국의 관리가 미흡한 사이 면허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한약사의 면허범위 외 행위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명확한 법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정 약사는 약사사회가 단단한 연대를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 배송·창고형 약국, 의약품 오남용 우려"
강윤구 약사(인천)
"의약품은 일반 상품과 다릅니다. 정말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만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돼야 합니다."
인천 강윤구 약사는 비대면진료 처방약 배송 확대와 창고형 약국 확산에 대해 공통적으로 '의약품 오남용 가능성'을 우려했다.
강 약사는 약 배송 확대에 대해 "아직 안전성이 충분히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배송을 확대하는 것은 약물 오남용을 부추길 수 있다"며 "국민 건강과 의약품 안전사용 차원에서 약사사회가 적극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확산하고 있는 창고형 약국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창고형 약국은 대량 사입 등을 통해 의약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방식인데, 가격이 싸다 보면 하나만 필요해도 두 개를 구입하는 소비 심리가 생길 수 있다"며 "의약품을 일반 상품처럼 가격을 중심으로 구매하게 되면 불필요한 구매와 오남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약사는 안전상비의약품 판매 확대 필요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은 과거 약국이 문을 닫은 시간에 국민들이 의약품을 구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며 "지금은 365일 운영하는 약국도 늘었고 주변에서 약국을 찾기도 과거보다 쉬워진 만큼 판매 품목이나 판매처를 계속 확대할 필요가 있는지는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에는 의약품 유통과 약국 개설·운영 과정에 대한 보다 철저한 관리와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그는 "약 배송이나 창고형 약국 모두 의약품 오남용 문제와 연결될 수 있는 만큼 대한약사회가 의약품이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사용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 강화에 적극 나서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필요성 말하기 전 취지대로 운영되는지 살펴야"
임재환·정인애 부부약사(경기)
안산에서 근무하는 부부 약사 임재환·정인애 씨도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 두 사람은 쉬는 날을 맞아 현장을 찾았다.
집회에 나온다고 당장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비대면진료와 의약품 배송을 둘러싼 논의에 약사들의 목소리를 보태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들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며 궐기대회 참석 이유를 설명했다. 두 사람은 정부가 추진하는 약 배송 확대가 약국 방문이 어려운 환자를 돕겠다는 제도의 취지와 실제 이용 양상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임재환 약사는 비대면진료가 도움이 필요한 환자를 위해 활용된다는 설명과 달리, 현장에서는 탈모약이나 여드름약 처방 등에 많이 이용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는 아직 건보 재정이 다 쓰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제도가 누구에게,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먼저 살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의약품 배송에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임 약사는 "지금도 낭비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런 시스템이 도입되면 더 낭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배송이 확대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한정된 재원이 실제 지원이 필요한 환자에게 돌아가기보다 불필요한 부분에 투입될 수 있다는 취지다.

"로컬 약국 사라지면 편의성 이상의 불편 환자에 전가"
김윤경 약사(서울)
김윤경 약사는 비대면 약 배송과 편의점약 판매, 창고형 약국 확대가 약사뿐 아니라 국민에게도 손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당장은 편하다고 생각되겠지만 일선 약국들이 창고형 약국이나 편의점, 배송 등의 영향으로 점점 하나둘씩 사라지게 된다면 그 불편은 결국 환자 개개인에게 돌아가고 건강보험 재정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로컬 약국은 지속적으로 방문하는 환자를 관찰하며 건강 상태를 살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약사는 "작은 로컬 약국들은 계속 오시는 고객들을 항상 관찰하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SOS를 치기 가장 좋은 곳, 가장 좋은 상대가 사실 로컬 약국"이라고 말했다. 반면 편의점 판매나 약 배송, 창고형 약국은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약은 가격만 싸다고 되는 것 아냐…동네약국 복약지도 역할 중요"
김정은 약사(경기)
김정은 약사는 창고형 약국과 약 배송 확대가 이어질 경우 동네약국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창고형 약국, 도매 약국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 동네약국들이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 자본이 약국 운영에 개입할 경우 "독자적인 약국 운영이 어려워지고 동네약국들이 생존권을 위협받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동네약국에서 제공하는 복약지도 등 보건의료 서비스가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김 약사는 "국민들이 동네약국에서 필요한 의료 서비스와 의약품에 관한 복약 서비스를 받기 힘들어진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약 배송에 대해서도 단순히 약을 전달하는 것과 올바른 복약을 안내하는 것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약은 가격뿐만 아니라 정확한 약에 관한 지식을 알려드리고 필요할 때 약을 드실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민 설득할 1분이 필요하다"…홍보 강조
임성혁 약사(부산)
부산에서 광화문까지 올라온 임성혁 약사는 비대면진료 처방약 배송 확대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총궐기대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임 약사는 약 배송 확대가 단순히 약사직능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건강과 보건의료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조건 막아야 한다. 국민과 보건의료체계, 보건의료제도 모두가 흔들리는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내가 할 수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 힘을 보태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부산에서 올라왔다"고 말했다.
비대면진료 처방약 배송뿐 아니라 창고형 약국,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등 잇따른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회 설득과 함께 약사사회의 결집된 힘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약사는 "결국 제도는 법을 통해 만들어지는 만큼 국회의원들을 집중적으로 설득해야 한다"며 "기업들은 이익을 위해 계속해서 시장에 진입하려 할 것이고, 정부를 설득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들이 굳이 약사사회와 대척점에 설 이유는 없다"며 "우리의 설명이 부족한 부분은 더욱 보완하고, 약사사회가 단합된 힘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임 약사는 정책 대응 과정에서 약사사회 내부의 논리를 넘어 국민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우리끼리 길게 이야기하고 우리만 이해하는 것은 필요 없다"며 "약사나 약사 가족이 아닌 일반 시민들이 들었을 때도 짧은 시간 안에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1분 안에 핵심을 전달할 수 있는 동영상이나 숏폼 콘텐츠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임 약사는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짧은 시간 안에 시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콘텐츠가 더 필요하다"며 "국민들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쉽고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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