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은 기우… 반도체 주도로 2034년까지 성장 전망”
문남중 대신證 연구위원
증시 ‘고점’ 논란 선 그어
“실적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데 어떻게 버블이 발생하겠어요?”
대신증권 문남중 수석 연구위원은 최근 국내외 자본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고금리 장기화 우려와 인공지능(AI) 고점 논란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 8일과 15일 조선일보 경제부 유튜브 ‘조선일보 머니’의 ‘곽 기자의 취재 수첩’ 코너에 출연해 현재의 장세를 “실적이 뒷받침되는 탄탄한 펀더멘털 장세이자 구조적 성장의 초입”이라고 진단하며 투자자들에게는 흔들리지 않고 밀고 나갈 것을 당부했다.
현재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넘나드는 등 세계 자본시장에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과거의 잣대로 증시를 비관해서는 안 되며, 한국과 미국의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AI 혁명과 반도체 대장주의 실질적인 이익 창출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문 연구위원은 우리 증시가 한국은행의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에도 굳건히 버티는 이유에 대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우수한 실적이 금리 충격을 상쇄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상향 조정하는 등 성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AI 거품론은 기우… 연준 깜짝 금리 인하 가능성도”
문 연구위원은 시장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미국 빅테크 중심의 ‘AI 버블론’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과거 인터넷 혁명이 18년, 모바일 혁명이 15년가량 지속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작금의 AI 혁명은 이제 겨우 4년이 채 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에이전트 AI 단계를 거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언급한 ‘피지컬 AI’ 단계가 2028년경 도래할 것을 고려하면, 반도체가 주도하는 장세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2034년까지는 거뜬히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M7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문 연구위원은 5%에 달하는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 상황은 공공 지출 확대라는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하며, 이제 장기 금리 임계치를 5~5.5% 수준으로 높여 잡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11월 예정인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석권하는 ‘블루 웨이브’가 오더라도 행정부의 강경 정책에 브레이크가 걸려 증시에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양당 모두 AI 반도체 전략 산업 투자를 강하게 지지하는 것도 호재다.
◇코스피 상단 9300… “반도체 주도주 불변”
문 연구위원은 글로벌 증시를 이끄는 AI 혁명의 훈풍이 한국 증시에도 고스란히 불어올 것으로 전망하며, 하반기 코스피 전망치 하단을 6000선으로, 상단을 9300선으로 높게 제시했다. 그는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63배 수준으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과거 경험상 이 구간에서는 주가가 지속적으로 우상향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 체급 자체가 커진 만큼 9000선을 돌파하는 데 필요한 수익률은 11% 남짓에 불과하며, 마디 지수(1000 단위 등 투자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이나 지지선 역할을 하는 주요 기준 지수)를 넘어서는 기간도 훨씬 짧아진 점 등을 고려해 조급함 대신 인내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문 연구위원은 향후 우리 증시를 견인하고 수급을 방어하는 일등 공신으로 반도체 주도주를 다시 한번 꼽았다. 미국의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거대 클라우드·IT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 지출을 늘릴 때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곳이 밸류체인(제품의 생산부터 유통까지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전 과정)의 핵심인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라는 게 그 이유다. 문 연구위원은 “지난달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18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한 점이 이를 강력히 방증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최근 매도 우위 장세에서도 코스피 지수가 무너지지 않는 배경에는 대장주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있다고 분석했다. 약 10조원 규모의 매입이 이뤄졌고, 향후 약 40조원에 달하는 매수 여력이 남아 있어 하락장을 막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이다. 문 연구위원은 “한국 기업들의 주주 환원이 약하다는 지적은 산정 기준 차이에서 온 오해일 뿐, 벌어들인 현금 대비 적극적인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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