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기업들의 시간”…포스코·현대·삼성, SMR 시장에 ‘사활’

최원석 기자(choi.wonseok@mk.co.kr) 2026. 9. 2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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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35년까지 경수형 SMR(소형모듈원자로)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가운데, 포스코·현대건설,·삼성중공업 등 대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글로벌 SMR 시장 선점에 나선다.

이날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삼성중공업 등 산업계는 연구계와 함께 'K-SMR' 공급망 구축을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서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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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조선·건설 등 전통 제조사들
직접 노형 개발하며 SMR 시장 노려
“에너지 시장 급변…기업 역할 필수”
송치영 선진원자로산업기술연구조합 이사장(포스코이앤씨 사장)이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차세대 SMR 생태계 구축 전략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정부가 2035년까지 경수형 SMR(소형모듈원자로)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가운데, 포스코·현대건설,·삼성중공업 등 대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글로벌 SMR 시장 선점에 나선다.

21일 선진원자로산업기술연구조합은 서울 여의도에서 ‘차세대 SMR 생태계 구축 전략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SMR 관련 국내 기업들과 연구기관,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참석했다.

이날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삼성중공업 등 산업계는 연구계와 함께 ‘K-SMR’ 공급망 구축을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서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선언문에는 △차세대 SMR 핵심 기술 개발의 적기 달성, △실증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한 참여, △글로벌 표준화를 위한 민관 공동 대응, △공급망 구축과 인력 양성 등의 내용을 담았다.

선언 배경에는 SMR 개발과 상용화의 축이 이제 대기업을 비롯한 민간 산업계로 넘어왔다는 판단이 있다. 지난 11일부터 SMR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기초적인 제도적 기반은 마련됐고, 이제는 민간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나설 때라는 판단이다.

송치영 연구조합 이사장(포스코이앤씨 사장)은 “차세대 SMR이 실증과 상용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공급망 구축, 규제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산학연 협력이 필요하다”며 “여러 회사의 협력 의지를 모으고 글로벌 SMR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구 차관은 “이제 SMR은 연구개발과 실증을 동시에 전력투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국은 SMR 건설 역량과 인력을 갖고 있는데, 해외에서 먼저 시작되면 인력을 뺏길 수도 있다. 지금부터는 속도전이다”라고 당부했다.

세계 에너지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한 민간의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영준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직무대행(원자력진흥전략본부장)은 “불과 3년 전 에너지 분야의 핵심 키워드는 청정이었지만, 이제는 싸고 빠른 에너지 공급으로 바뀌었다”며 “기민하게 움직이는 민간 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들은 이미 SMR의 시장성을 보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 현대건설, 삼성중공업 등이 SMR의 도입과 적용을 넘어서 직접 노형을 개발하는 중이다. 길게는 미국 원전기업인 ‘테라파워’처럼 SMR 글로벌 선도 기업 자리까지 노린다는 목표다.

포스코는 외부 컨설팅까지 받아 SMR 종합 전략을 구축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핵연료 수급과 SMR 운영을, 포스코이앤씨가 SMR 설계와 건설을 맡는다는 구상이다. 포스코이앤씨는 현재 정부가 개발 중인 iSMR에도 참여해 종합 설계를 함께 하고 있다.

조윤기 포스코이앤씨 상무는 “포스코는 SMR에 사활을 걸고 투자하고 있으며, SMR을 생존 조건이자 신성장의 축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제철 분야의 탄소 감축이 중요해지면서 포스코 내부의 SMR 수요가 확실한 걸 계기로 아예 SMR 사업까지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전통적인 건설사인 현대건설도 최근에는 원자력연과 함께 SMR 노형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 강점을 살려 타사의 SMR을 건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SMR 원천 기술을 확보해 전체 공급망을 아우른다는 전략이다. 용융염원자로(MSR), 소듐냉각고속로(SFR)처럼 아직 시장이 완전히 열리지 않은 차세대 SMR 기술이 목표다.

노형 개발부터 참여하는 이유에 대해 김지환 현대건설 차세대 원자로 개발파트장은 “어차피 SMR 관련 사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예 자체 노형 기술을 확보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자는 판단이 있었다”며 “그만큼 SMR의 시장성을 크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SMR을 동력으로 하는 원자력 선박을 개발해 경제성을 검토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다만 기업들의 시간이 왔다고 해서 정부의 역할이 끝난 것은 아니다. 산업계는 오히려 정부의 더 큰 지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권순엽 법무법인 광장 국제업무대표는 “테라파워 같은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듯 보이는 미국 SMR도 실은 정부가 50% 이상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도 SMR에 진심이라면 과감한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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