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출 문화재 수집해 고국에 기증” 두암 선생 특별전 진주서 개최
보물 2점 등 기증품 173점 전시
문화재 기증의 숭고한 가치 알려

일제강점기 일본에 유출된 우리 문화재를 사재로 수집해 고국에 기증한 두암 김용두 선생의 기증품 특별전이 국립진주박물관에서 펼쳐진다. 15년 만에 진주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보물 진품 2점이 함께 공개된다.
21일 국립진주박물관에 따르면 두암 김용두 선생의 첫 기증 30주년을 맞아 이날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특별전 ‘나의 인생 박물관’을 개최한다.
그동안 국립진주박물관은 선생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상설전시실인 ‘두암실’을 운영해 왔으나, 공간적 한계로 인해 전체 기증품 중 30여 점만 전시해 왔다. 특히 빛에 민감한 서화나 보물류는 대부분 복제품으로 대체돼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특별전은 2011년 ‘소상팔경도의 봄나들이’전 이후 15년 만에 진주에서 열리는 두암 기증품 전시로, 보물 2점을 포함해 총 173점이 전시되는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이날 열린 개막식에는 일본에 거주 중인 선생의 유족들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경남 사천 출신인 두암 선생(1922~2003)은 8살 때 부모와 함께 일본으로 건너갔다. 철강 가공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그는 일제강점기 일본 곳곳에 흘러 들어가 방치되거나 매매되던 우리나라 문화재를 수집했다.
대다수 재일교포 수장가가 일본에 자신의 컬렉션을 남겼지만 두암 선생은 ‘문화재는 원래 있던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소장품을 고국으로 돌려보내는 데 평생을 바쳤다. 1997년 첫 기증을 시작으로 2000년, 2001년 3차례에 걸쳐 도자기·서화·금속공예품·목가구 등 164건 197점의 문화유산을 조건 없이 국립진주박물관에 기증했다. 이는 국립진주박물관이 종합박물관으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발판이 됐다.
이번 전시는 선생이 문화유산 수집을 시작한 계기가 된 ‘백화 청자 구름·용무늬 항아리’를 시작으로 두암 기증품의 수집과 공개, 기증에 이르는 전 과정을 조명한다. 1부 ‘모으니 뜻밖의 광영이고 기쁨’에서는 1986년 일본 야마토분카칸 특별전 출품 회화를 소개한다. 특히 선생이 가장 아꼈던 조선 전기 산수화의 걸작이자 보물인 ‘소상팔경도’ 진품이 15년 만에 지역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어 2부 ‘망향의 정으로 한데 모으다’에서는 불교 공예품·서화·도자기가 소개된다. 토기부터 다양한 기형과 문양의 조선 청화백자까지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정조의 유려한 필체와 붉은 비단이 돋보이는 보물 ‘정조 어필’ 진품이 전시된다.
마지막 3부 ‘마치 내가 직접 고국에 안착한 것과 같이’에서는 그 외 서화·도자·목공예품을 선보이며, 2001년 당시 ‘소상팔경도’가 고국으로 돌아오던 기증 과정을 담은 영상으로 전시를 마무리한다.
국립진주박물관 정미연 학예연구사는 “두암 선생이 생전 박물관에 전시된 기증품을 본 뒤 ‘인생 박물관’이라 표현하셨던 것에서 이번 전시의 모티프를 얻었다”며 “2029년 박물관 이전 개관에 앞서 새로 꾸며질 기증실을 미리 가늠해 보는 뜻깊은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