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연기하고 전쟁신은 AI가”···KT의 콘텐츠 제작 실험

김용수 기자 2026. 9. 2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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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그룹이 인공지능(AI)을 콘텐츠 제작 후반부의 보조 도구가 아니라 기획과 촬영, 제작 전반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미디어 제작 체계를 바꾸고 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작품 기획 단계부터 AI 활용 방식을 설계하는 제작 시스템을 구축했고, KT ENA는 예능·역사·다큐멘터리 등 장르별 특성에 맞춰 AI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KT스튜디오지니는 개별 작품에 생성형 AI를 일회성으로 적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AI 제작 역량 자체를 내부에 축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시네마 스튜디오는 작품별 AI 적용 방식을 설계하고 제작 전반을 관리하는 'AI 슈퍼바이저', AI 제작에 최적화된 촬영 환경인 'AI 시네마 스테이지', 생성 과정과 제작 데이터를 관리하는 'AI 시네마 허브' 등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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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스튜디오지니, 숏폼서 시험한 AI···향후 드라마·영화까지 활용
ENA도 예능·역사·다큐로 AI 확대···장르별 제작 실험 본격화
(왼쪽부터)은재현 KT스튜디오지니 AI사업추진팀장과 이태영 BC카드 AX팀장, 김종래 KT ENA AI콘텐츠팀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T그룹의 AI 활용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KT그룹이 인공지능(AI)을 콘텐츠 제작 후반부의 보조 도구가 아니라 기획과 촬영, 제작 전반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미디어 제작 체계를 바꾸고 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작품 기획 단계부터 AI 활용 방식을 설계하는 제작 시스템을 구축했고, KT ENA는 예능·역사·다큐멘터리 등 장르별 특성에 맞춰 AI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AI를 단순히 필요한 장면에 덧붙이는 수준에서 벗어나 콘텐츠 제작 방식 자체를 AI 활용을 전제로 재설계하는 모양새다.

21일 KT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에서 'KT그룹 금융·미디어 AX 혁신 사례 공유'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KT스튜디오지니는 개별 작품에 생성형 AI를 일회성으로 적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AI 제작 역량 자체를 내부에 축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AI사업추진팀을 중심으로 'AI 시네마 스튜디오' 체계를 구축했다.

◇ KT스튜디오지니, 콘텐츠 기획부터 AI 활용···롱폼까지 노린다

AI 시네마 스튜디오는 작품별 AI 적용 방식을 설계하고 제작 전반을 관리하는 'AI 슈퍼바이저', AI 제작에 최적화된 촬영 환경인 'AI 시네마 스테이지', 생성 과정과 제작 데이터를 관리하는 'AI 시네마 허브' 등으로 구성된다. 단순히 어떤 생성형 AI 모델을 사용할지를 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 기획 단계에서 어떤 장면을 실사로 촬영하고 어떤 장면을 AI로 구현할지 결정하는 구조다.

은재현 KT스튜디오지니 AI사업추진팀장은 "AI사업추진팀의 목적은 AI 구축과 제작 역량을 내재화하는 것"이라며 "AI 기술 자체보다는 AI 전문 슈퍼바이저 운영과 AI 협업 생태계 운영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방송된 ENA 드라마 '신병4'에서도 AI를 활용해 폭발과 전장 이미지 등을 구현했다. 오는 11월 공개 예정인 무협 숏폼 드라마 '무신귀환록'에서는 AI가 제작 과정에 훨씬 깊게 들어간다. 배우의 대사 장면을 제외한 대부분을 풀 AI로 제작하고, 배우의 움직임을 AI 캐릭터에 반영하는 모션 트랜스퍼 기술도 적용했다.

배우는 블루스크린을 배경으로 실제 연기를 하고, 대규모 전투와 액션 장면은 AI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감독과 무술감독이 설계한 액션과 배우의 연기를 AI 영상에 결합해 생성형 AI 영상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인물의 감정과 연기를 보완했다.

무신귀환록은 기획 단계부터 AI 슈퍼바이저가 참여해 풀 AI로 제작할 부분과 배우가 직접 연기할 부분을 사전에 나눴다. 제작 방식 자체를 AI 활용을 전제로 설계한 셈이다.

KT스튜디오지니는 AI 제작의 효과도 단순 비용 절감으로만 평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무신귀환록은 기존 VFX 등의 제작 방식과 비교해 시간과 비용을 절반 가까이 줄였지만, 회사는 비용 절감보다 같은 리소스로 기존 숏폼에서 구현하기 어려웠던 장르와 규모를 시도할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또 무신귀환록처럼 AI를 전면적으로 활용한 일반 장편 드라마는 없지만, KT스튜디오지니는 향후 롱폼 콘텐츠로 기술을 확대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은 팀장은 "이런 기술을 올해 중반부터 과감하게 시도하고 있다"며 "연구해온 기술 역시 드라마나 영화에 적용하기 위해 연구한 것이고, 숏폼은 새로운 IP에 적용하기 좋은 장르라고 판단해 먼저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작 기술에 있어서는 숏폼과 롱폼이 별반 차이가 없다"며 "AI 영화제를 다녀봐도 연출이나 연기가 없어 아쉬움을 느끼는 경우는 있지만 AI 기술 자체는 산업 수준에 접근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 스토리위즈 흡수한 스튜디오지니, 웹소설 IP 영상화 확대

KT스튜디오지니는 AI 제작 역량을 원천 IP 확보와 영상화 사업에도 연결한다. 지난 6월 스토리위즈를 합병하면서 웹소설사업팀을 신사업본부 산하로 편제했고, 기존 웹소설·웹툰 IP를 드라마와 숏폼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기제 KT스튜디오지니 신사업본부장 상무는 "웹소설과 웹툰은 기존 카카오나 네이버 등 플랫폼이 주도해 성장한 시장이지만 숏츠를 비롯한 다양한 영상 콘텐츠 이용시간이 길어지면서 플랫폼 주도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스토리위즈가 가진 IP와 스튜디오지니의 영상 사업을 연결해 시너지를 만들기 위한 취지로 합병했다"고 말했다.

현재는 스토리위즈가 보유한 IP 가운데 영상화가 가능한 작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웹소설 시장에서 비중이 높은 로맨스 장르를 글로벌 진출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연결하는 개념검증(POC)도 진행 중이다.

오 본부장은 "기존 좋은 IP가 드라마나 숏폼의 좋은 소재가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는 웹소설 IP와 영상의 시너지를 어떻게 체계화할지에 주력하고 있다. 스토리위즈 IP 가운데 실제 작품화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 KT ENA, 예능·역사·다큐로 AI 실험 확대

KT ENA는 제작 시스템보다는 장르별 특성에 따라 AI의 역할을 달리하는 방식을 택했다. 오는 25일 첫 방송되는 예능 '맡겨만 주십숏'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버라이어티 AI', 다음달 23일 첫 방송되는 역사 토크쇼 '결이 다른 전쟁사'에는 '시네마틱 AI', 11월 예정된 메디컬 다큐멘터리 '하지 못한 말'에는 '클로닝 AI'를 각각 적용했다.

'맡겨만 주십숏'은 인간 제작진과 AI가 실제 소상공인의 홍보영상을 각각 만드는 과정을 담는다. ENA가 예능에 생성형 AI를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결이 다른 전쟁사'는 실제 영상자료가 없는 역사적 장면을 AI로 재현해 정보 전달과 몰입도를 높인다. '하지 못한 말'은 실사 인터뷰에 AI 재현과 초상·음성 클로닝을 결합해 직접 촬영하기 어려운 기억과 의료 현장 등을 구현한다. KT ENA는 제작 과정에서 힉스필드 플랫폼과 시댄스 2.5 모델 등을 활용했다.

김종래 KT ENA AI콘텐츠팀장은 "이미지 한 장만 가지고 영상을 생성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초상권 문제"라며 "클로닝 AI를 통해 초상권을 보호하면서 보다 좋은 품질로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 ENA는 향후 장르별 AI 실험과 라인업을 확대해 'AI 콘텐츠 스튜디오'로 자리잡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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