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사람 대신 소프트웨어 쓴다… 세일즈포스가 그린 ‘기업용 AI’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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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의 종말이 아닙니다. 사람에게 모든 일을 떠넘기는 소프트웨어의 시대가 끝나는 것입니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CEO)는 행사 첫날 기조연설과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AI 모델만으로는 기업을 운영할 수 없다"며 "생성형 AI는 확률적이라 똑같은 질문을 여러 명이 하면 각자 다른 답변을 내놓는다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세일즈포스가 내놓은 해법은 AI의 추론 능력과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정확한 데이터와 업무 체계, 권한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것이다.
앤트로픽의 코딩 도구 '클로드 코워크' 사용자는 '클로드포스', 기업용 메신저 슬랙 사용자는 대화·업무 맥락을 기반으로 사람과 AI 에이전트가 함께 업무를 실행하는 '슬랙포스' 형태로 세일즈포스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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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올트먼·아모데이 총출동
AI 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 역할 재정의
“AI는 소프트웨어 위에 올라가는 계층”

“소프트웨어의 종말이 아닙니다. 사람에게 모든 일을 떠넘기는 소프트웨어의 시대가 끝나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는 지난 15~17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개최한 연례 최대 행사 ‘드림포스 2026’에서 ‘소프트웨어의 미래’를 이같이 제시했다. 인공지능(AI)이 기존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사람 대신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각종 업무를 수행하는 새로운 인터페이스(업무 접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용 AI가 실질적인 투자수익률(ROI)을 창출하는 등 성과를 내려면 확률적으로 답을 생성하는 AI 모델에 정확성·일관성이 요구되는 기업 데이터와 업무 규칙을 결합해야 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이를 “아무리 뛰어난 의사라도 환자의 진료기록이 없으면 정확한 처방을 내릴 수 없는 상황”에 비유했다.

◇ 클로드·슬랙에서 세일즈포스 CRM 쓴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CEO)는 행사 첫날 기조연설과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AI 모델만으로는 기업을 운영할 수 없다”며 “생성형 AI는 확률적이라 똑같은 질문을 여러 명이 하면 각자 다른 답변을 내놓는다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AI가 사용자의 요청에 그럴듯한 답을 생성해낼 수 있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확한 수치를 기반으로 일관성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의미다.
세일즈포스가 내놓은 해법은 AI의 추론 능력과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정확한 데이터와 업무 체계, 권한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사람과 AI 에이전트가 하나의 업무 체계 안에서 동료처럼 함께 일하는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베니오프 CEO는 “기업의 잠재력을 끌어내려면 확률적인 지능인 AI와 신뢰할 수 있는 기업 시스템을 결합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실현할 핵심 전략으로 새로운 AI 인터페이스 플랫폼 ‘AI포스(AIforce)’를 공개했다. 기업이 세일즈포스에 축적된 데이터와 업무 맥락을 AI가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연결 계층이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세일즈포스 고객관계관리(CRM) 플랫폼에 직접 접속해 일일이 메뉴를 열고 업무를 처리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AI 에이전트가 대신 여러 소프트웨어와 업무 도구를 넘나들며 일하게 된다.
사용자가 클로드, 슬랙 등 평소 일하는 환경에서 대화하듯 원하는 작업을 요청하면 AI가 세일즈포스에 저장된 기업의 데이터와 업무 기능을 가져와 필요한 업무를 처리해주는 방식이다. 일례로 직원이 클로드에서 관리해야 할 고객 목록을 요청하면 AI가 세일즈포스에 저장된 고객 정보를 찾아서 분석해준다.
베니오프 CEO는 이를 ‘인터페이스 혁신’이라고 명명했다. 사람이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찾아가는 대신 세일즈포스가 사람이 일하는 곳을 찾아간다는 의미다. 실제 세일즈포스는 AI포스를 클로드, 슬랙 등 고객이 일하는 환경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제공한다. 앤트로픽의 코딩 도구 ‘클로드 코워크’ 사용자는 ‘클로드포스’, 기업용 메신저 슬랙 사용자는 대화·업무 맥락을 기반으로 사람과 AI 에이전트가 함께 업무를 실행하는 ‘슬랙포스’ 형태로 세일즈포스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그는 “나는 몇 년 전부터 슬랙을 통해 세일즈포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세일즈포스에 로그인하지 않고도 슬랙을 통해 주요 업무를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세일즈포스는 사람의 일을 대신해주는 AI 에이전트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서 관련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행사 기조연설에 참석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소프트웨어 종말론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AI는 소프트웨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위에 올라가는 새로운 계층이 될 것이고, 이 새로운 계층은 AI 에이전트 기반으로 작동해 사람들이 기존 소프트웨어를 훨씬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 엔비디아와 CRM 특화 추론 모델 ‘코아’ 공동 개발
세일즈포스는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를 구현하기 위해 기업용 AI 체계를 크게 4개 계층으로 구성했다. AI가 참고할 기업의 데이터와 맥락을 통합하는 ‘데이터 계층’, 영업·서비스·마케팅 등 기업의 업무 절차와 규칙을 담은 ‘애플리케이션 계층’, 코아를 비롯한 AI 모델을 활용해 정보를 분석하고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계층’, 이를 직원이 일하는 슬랙·클로드 등의 화면에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계층’이다.
제품별로 보면 데이터 통합 플랫폼 ‘데이터 360’이 AI의 기억(데이터와 맥락)을, CRM 플랫폼 ‘커스터머 360’이 업무 지식과 규칙을, AI 에이전트 플랫폼 ‘에이전트포스’가 실행을, 이번에 공개한 ‘AI포스’가 사람과 AI를 연결하는 접점을 각각 담당하는 구조다. 슬랙은 직원이 AI와 대화하고 결과를 공유하며 업무를 처리하는 실제 업무 공간이다.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계층에서 세일즈포스는 하나의 AI 모델만 사용하지 않고, 고객사의 업무 용도에 맞는 범용 또는 특화 모델을 연결해주는 ‘멀티모델’ 전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베니오프 CEO는 “고객사에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폐쇄형과 개방형 모델을 모두 지원하고, 프랑스 미스트랄, 일본 사카나AI, 캐나다 코히어 등 주요국의 토종 AI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사 AI 에이전트 플랫폼 ‘에이전트포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첫 추론 AI 모델 ‘코아(Koa)’도 선보였다. 엔비디아의 오픈웨이트(가중치 공개) 모델 ‘네모트론(Nemotron)’을 기반으로 만든 CRM 특화 모델로, 세일즈포스가 27년간 구축한 CRM 업무 지식을 모방한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AI 통제와 안전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세일즈포스는 기업의 데이터가 외부 AI 모델에 저장되거나 모델 학습에 사용되지 않는 데이터 무보존(ZDR)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베니오프 CEO는 “세일즈포스 제품은 데이터 보존을 전혀 하지 않도록 구축됐다”며 “고객의 데이터는 외부에 유출되지 않고 고객의 데이터만으로 남는다”고 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최근 실리콘밸리 최대 화두인 ‘AI 속도조절론’에 대한 상반된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아모데이 CEO는 AI 기업들이 공동 안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황 CEO는 시장의 힘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규제를 만들 필요가 없다고 했다. 올트먼 CEO는 자사 AI 모델의 허깅페이스 무단 해킹 사태를 언급하면서 “AI의 안전 장치가 모델의 성능보다 앞서나가도록 기술 개발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베니오프 CEO는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하는지 묻는 질문에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기술 자체는 선하거나 악하지 않고,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중요하다”며 “AI 기업들은 자신들이 개발하는 기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올해로 24주년을 맞이한 ‘드림포스’는 미국을 대표하는 대규모 테크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약 1600여개의 세션이 열렸고, 전 세계 150개국에서 약 5만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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