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당한 소녀가 택한 유도…끝내 ‘인도 첫’ AG MMA 메달 [핫이슈]

윤태희 2026. 9. 2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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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낯선 남성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당한 뒤 자신을 지키기 위해 유도를 배우기 시작한 인도 여성이 20여 년 뒤 아시안게임에서 새 역사를 썼다. 유도와 쿠라시, 주짓수를 거쳐 종합격투기(MMA)에 도전한 수치카 타리얄(36)이 인도 최초의 아시안게임 MMA 메달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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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 국가대표·CISF 경장 거쳐 7년 만에 격투 무대 복귀…“이 메달은 내 삶보다 소중”

[서울신문 나우뉴스]

인도 MMA 선수 수치카 타리얄이 인도 국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 타리얄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인도 최초의 MMA 메달을 확보했다. 수치카 타리얄 인스타그램

어린 시절 낯선 남성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당한 뒤 자신을 지키기 위해 유도를 배우기 시작한 인도 여성이 20여 년 뒤 아시안게임에서 새 역사를 썼다. 유도와 쿠라시, 주짓수를 거쳐 종합격투기(MMA)에 도전한 수치카 타리얄(36)이 인도 최초의 아시안게임 MMA 메달을 확보했다.

20일(현지시간) 인도 매체와 대회 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타리얄은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트래디셔널 MMA 60㎏급 8강에서 몽골의 알탄치메그 바이갈마를 2-0으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준결승 진출자에게 최소 동메달을 주기 때문에 타리얄은 이미 시상대 자리를 확보했다.

인도 종합격투기(MMA) 선수 수치카 타리얄이 MMA 글러브를 끼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타리얄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트래디셔널 MMA 60㎏급에서 인도 최초의 아시안게임 MMA 메달을 확보했다. 수치카 타리얄 인스타그램

MMA는 이번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됐다. 타리얄은 종목이 첫선을 보인 대회에서 인도의 첫 MMA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가 격투 스포츠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린 시절 겪은 일이었다. 타리얄은 앞서 인디언익스프레스와 인터뷰에서 뉴델리의 한 미용실에서 직원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당했지만 당시 아무 대응도 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정확한 나이는 현지 보도마다 엇갈린다. 인디언익스프레스의 직접 인터뷰 기사에는 10세로, PTI와 인도스포츠청(SAI) 자료를 바탕으로 한 후속 보도에는 12세로 전해졌다.

혼자 턱걸이·물통 나르기…유도 8차례 인도 챔피언으로

수치카 타리얄이 2019년 영연방 유도선수권 여자 57㎏급 우승 뒤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타리얄은 유도 국가대표로 활동한 뒤 종합격투기(MMA)로 종목을 넓혔다. CISF 공식 X

타리얄은 곧바로 도장에 들어간 것도 아니었다. 집 근처 빈 건물에서 혼자 턱걸이와 팔굽혀펴기를 했고, 체력을 키우려고 물이 든 양동이를 들고 4층 집까지 오르내렸다. 몇 달 뒤 뉴델리 자와할랄 네루 스타디움에서 유도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 선택은 선수 생활로 이어졌다. 타리얄은 인도 유도선수권에서 8차례 정상에 올랐고 2019년 영연방 유도선수권과 남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2022년 버밍엄 영연방경기대회에도 인도 대표로 출전했다.

한 종목에 머물지도 않았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쿠라시에 출전했고, 2024년 국제주짓수연맹(JJIF) 세계선수권에서는 여자 콘택트 63㎏급 정상에 올랐다. 직장 생활도 병행했다. 중앙산업보안군(CISF) 경장으로 근무한 그는 이후 하리아나주 체육부의 주니어 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7년 쉬었던 MMA로 다시…“이 메달은 내 삶보다 소중”

수치카 타리얄(가운데)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확보한 뒤 인도 대표팀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MMA 신디케이트 인디아 인스타그램

MMA와의 인연도 짧지 않다. 타리얄은 2017년 MMA 데뷔전에서 승리했지만 이후 유도와 주짓수에 집중하면서 약 7년간 MMA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2024년 프로 무대로 돌아와 바레인의 BRAVE CF 92에서 복귀전을 치렀고 승리를 거뒀다. 올해 1월과 5월 열린 아시아 MMA 선수권에서도 잇따라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인도 체육부의 ‘타깃 아시안게임 그룹’ 지원 대상에도 포함됐다. 뭄바이에서 6주간 훈련하며 MMA에 맞춰 기량을 다듬었다.

타리얄은 8강전 뒤 인도스포츠청이 공개한 영상에서 가족과 지도자들이 자신을 위해 오랫동안 희생했다며 “이 메달은 내 삶보다 소중하다”고 말했다.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타리얄은 21일 싱가포르의 티파니 테오와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테오 역시 8강에서 이란 선수를 꺾고 싱가포르 최초의 아시안게임 MMA 메달을 확보했다. 승자는 22일 열리는 결승에 올라 초대 아시안게임 MMA 금메달에 도전한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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