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망신, 부끄러워 고개도 못들겠다”···일본 내부에서도 ‘부실 AG 운영’ 비판 쏟아져

양승남 기자 2026. 9. 2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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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을 이틀 앞둔 17일 일본 나고야항 가든부두 후지광장 선수촌에서 열린 입촌식에서 공연자들이 환영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26.9.17. 강윤중 선임기자

[스포츠경향 양승남 기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개막 초기부터 미숙한 운영과 부실한 시설 관리로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비용 절감을 내세워 감행한 조치들이 선수단의 극심한 불편과 이동 혼란으로 이어지면서 해외 언론의 거센 질타를 받은 데 이어, 일본 내부에서도 “국가적 망신이자 향후 대형 국제대회 유치는 꿈도 못 꿀 수준”이라는 자성과 비판이 터져 나왔다.

일본 매체 히가시스포웹은 21일 “아시안게임에서 잇달아 문제가 불거지면서, 향후 일본이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세게적 이벤트 유치에 악영향 우려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번 대회의 난맥상은 개막 전부터 불거졌다. 조직위원회가 천문학적인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며 전통적인 종합 선수촌 건립을 취소하고 임시 조립식 목조 캐빈, 민간 호텔, 크루즈선 등으로 숙소를 분산 배정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프랑스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은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이 머무는 캐빈의 침대 규격이 턱없이 작아 장신 선수들이 다리조차 뻗지 못하고, 세면대 누수로 바닥에 물이 차오른 현장을 여과 없이 보도했다. 필리핀 대표팀 지원 인력이 방을 구하지 못해 외부 숙박 플랫폼을 전전하고, 인도 선수단은 전산 등록 오류로 2시간 넘게 발이 묶이는 등 참가국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19일 일본 나고야의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개막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2026.9.19. 강윤중 선임기자

현장 이동 시스템 역시 마비에 가까운 혼선을 빚었다. 셔틀버스가 정해진 배차 시간에 오지 않거나 운전기사가 길을 찾지 못해 엉뚱한 장소로 선수단을 태우고 가는 촌극이 이어졌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농구대표팀이 잇달아 피해를 봤다. 그동안 ‘정확성과 신뢰’를 자부하던 일본의 시스템과 인프라가 무색해졌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일본 언론과 스포츠계도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일본 현지 매체들은 연이어 집중 분석 기사를 내고 “예산 삭감과 효율성에만 매몰돼 정작 가장 중요한 ‘선수 중심’ 원칙을 헌신짝처럼 버렸다”며 “대회 홍보 부족으로 안방 열기마저 차갑게 식은 데다 현장 운영 미숙까지 겹치면서 일본의 국제대회 개최 역량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앞으로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 국제대회 유치가 극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못해 참담함에 가깝다. 히가시스포웹의 기사를 전한 포털 야후 재팬에는 무려 2400개가 넘는 댓글이 쏟아지며 자국 조직위의 안일한 행정을 성토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선수단의 입촌식이 열린 17일 일본 나고야항 가든피어 후지광장에 태극기가 게양되고 있다. 2026.9.17 나고야|강윤중 선임기자

한 일본 네티즌은 “3분마다 초 단위로 정확하게 지하철이 들어오는 일본에서 대체 어떻게 운영을 하길래 정화조가 넘치고 버스가 엉뚱한 곳으로 가느냐”며 뼈아픈 일침을 가해 큰 공감을 얻었다. 또 다른 팬들도 “일본이 자랑하던 ‘오모테나시(지극한 환대)’는 완전히 붕괴했다”, “이럴 거면 차라리 대회를 유치하지 말았어야 했다”, “먼 길을 온 아시아 선수들에게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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