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메모리 없인 AI도 없다"…美 산타클라라서 차세대 메모리 로드맵 공개
SK하이닉스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매리어트 호텔에서 '2026 글로벌 포럼'을 열었다. 2012년부터 매년 열어온 행사로, 현지 우수 인재들에게 회사의 기술 비전과 성장 전략을 직접 소개하는 자리다.

포럼의 슬로건은 'Share the Vision, Shape the Future, Together'였다. 프로그램은 전체 세션(General Session)과 주제별 라운드테이블(Topic Round Table Session)로 나뉘었는데, 올해는 전체 세션에 패널 토론을 새로 넣고 라운드테이블은 분야별 소규모 세미나 형태로 운영하며 논의의 밀도를 높였다.
행사는 곽노정 대표는 기조연설로 시작됐다. 곽 대표는 SK하이닉스가 AI 산업의 중심에서 쌓아온 기술 리더십을 소개하며, 용인 클러스터와 인디애나 팹 등으로 넓어지는 생산 거점, 그리고 미국 내 신설되는 글로벌 AI 연구개발(R&D) 센터를 근거로 들어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에서 커진 회사의 위상을 짚었다.

기조연설에 이은 패널 토론으로 '기술의 변곡점에서, 메모리의 다음 챕터를 열다'가 진행됐다. UC어바인 전상우 교수가 진행을 맡았고, 김형수 부사장(D램 설계), 이재원 부사장(AI 인터페이스), 이강욱 부사장(패키지 개발), 김호식 부사장(메모리 시스템 연구)이 패널로 나섰다.
패널들은 AI의 급속한 발전으로 메모리 산업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금까지는 각 기술 분야가 각자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서로 다른 기술을 잇고 시스템 전체 관점에서 해법을 찾는 일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엔지니어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달라진다고 봤다. 자기 분야의 전문성은 깊어지되 다른 기술을 이해하고 여러 분야 전문가와 함께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어진 라운드테이블 세션은 참가자를 현직 전문가와 학계 연구진으로 먼저 나눈 뒤, 다시 실리콘 설계와 공정·소자, 첨단 패키지, AI 시스템 등 4개 분야로 세분화해 총 8개 세션을 운영했다. SK하이닉스 실무 임원들과 함께하는 소규모 세미나 형식으로, 현직 전문가 세션에서는 AI 시대 메모리 기술의 당면 과제와 개발 방향을, 학계 세션에서는 각자의 연구 분야를 주제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행사장에는 제품과 기술을 소개하는 전시 공간도 마련됐다. 현재 AI 생태계를 떠받치는 HBM을 비롯한 주력 제품과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이 전시됐고, 올해는 처음으로 SK하이닉스 장학생들이 글로벌 최상위 학회·저널에 발표한 연구 논문을 포스터로 소개하는 공간도 별도로 꾸려졌다.
한편 글로벌 포럼이 열린 산타클라라에서는 불과 사흘 전인 15~17일 엔비디아가 주최한 'AI 인프라 서밋 2026'이 같은 지역에서 열렸다. 당시 KB증권은 이 행사를 두고 "AI 데이터센터 구축의 병목이 GPU 중심에서 HBM·D램·낸드 등 메모리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였다고 분석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델 테크놀로지 포럼 2026에서도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라는 정체성을 부스 연출로 강조한 바 있는데, 산타클라라라는 무대를 반복해서 택하는 것 자체가 메모리 병목이라는 업계 화두의 진원지에서 자사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글로벌 포럼은 회사의 기술 비전과 글로벌 성장 전략을 현재 AI 산업을 이끄는 전문가들, 미래 기술 패러다임을 좌우할 글로벌 인재들과 직접 나누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반도체·AI 분야 전문가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기술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