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지는 뇌동맥류, 막히는 뇌경색… 같은 뇌혈관질환, 다르게 대처해야 하는 이유 ②

김수연 기자 2026. 9. 2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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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가 혈관 벽 일부가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병이라면, 파열은 그 혈관이 실제로 터지는 순간이다. 파열된 뇌동맥류는 '지주막하출혈'이라는 치명적인 출혈성 뇌졸중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흔히 아는 뇌출혈(뇌실질내출혈)과도,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과도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어 신경외과 전문의 김성태 교수(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의 도움말로, 이번 기사에서는 뇌동맥류 파열 이후 나타나는 지주막하출혈의 특징과 뇌실질내출혈과의 차이, 뇌경색과의 증상 차이, 그리고 뇌경색 치료에서 신경외과가 개입하는 시점까지 살펴본다.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는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파열돼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하면 출혈성 뇌졸중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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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와 뇌경색은 같은 뇌혈관질환이지만, 발생 기전과 대응 방식이 다르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뇌동맥류가 혈관 벽 일부가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병이라면, 파열은 그 혈관이 실제로 터지는 순간이다. 파열된 뇌동맥류는 '지주막하출혈'이라는 치명적인 출혈성 뇌졸중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흔히 아는 뇌출혈(뇌실질내출혈)과도,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과도 다른 양상을 보인다. 같은 뇌혈관질환이지만 발생 기전이 전혀 다른 만큼, 증상도 대응도 다르게 나타난다.

지난 1편 기사에서는 평소 증상이 없는 뇌동맥류를 어떻게 발견하고, 어떤 기준으로 관찰하거나 치료하는지 살펴봤다. 이어 신경외과 전문의 김성태 교수(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의 도움말로, 이번 기사에서는 뇌동맥류 파열 이후 나타나는 지주막하출혈의 특징과 뇌실질내출혈과의 차이, 뇌경색과의 증상 차이, 그리고 뇌경색 치료에서 신경외과가 개입하는 시점까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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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증상 없이 자라는 뇌동맥류… '머릿속 시한폭탄', 언제 치료해야 할까 ①

같은 출혈이라도 달라… 지주막하출혈과 뇌실질내출혈 차이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지주막하출혈'이라는 출혈성 뇌졸중으로 이어진다. 이는 흔히 아는 뇌실질내출혈(뇌출혈)과 피가 고이는 위치와 손상 방식이 다르다.

김성태 교수는 "뇌실질내출혈은 뇌 조직 안에서 혈관이 터져 피가 고이는 것으로, 고혈압에 의한 작은 혈관의 손상이나 고령에서 나타나는 혈관벽 질환 등이 주요 원인"이라며 "출혈 부위에 따라 한쪽 팔다리의 마비나 언어장애가 나타날 수 있고, 출혈량이 많거나 중요한 부위를 침범하면 의식 저하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거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지주막하출혈은 뇌를 둘러싼 막 사이의 공간으로 피가 퍼지는 질환이다. 김 교수는 "갑자기 발생하는 극심한 두통이 대표적인 증상이며, 구토나 목이 뻣뻣해지는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열 순간 뇌압이 급격히 상승해 의식을 잃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로 이어지기도 하며, 동맥류의 위치에 따라 뇌 조직 안으로 출혈이 함께 발생할 수도 있다.

지주막하출혈은 처음 출혈의 고비를 넘긴 뒤에도 안심할 수 없다. 김 교수는 "파열된 동맥류에서 다시 출혈하거나, 이후 뇌로 가는 혈류가 부족해지는 지연성 뇌허혈, 뇌척수액의 흐름이 막히는 수두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따라서 동맥류를 막는 시술이나 수술과 함께 집중적인 관찰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적절한 치료와 재활로 일상에 복귀하는 환자도 있지만, 마비 외에도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 피로감 등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극심한 두통 vs 신경학적 이상… 뇌동맥류·뇌경색 증상 차이
혈관이 '터지는' 뇌동맥류와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은 같은 뇌혈관질환으로 묶이지만, 발생 기전부터 다르다. 뇌동맥류 자체가 곧 뇌졸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는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파열돼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하면 출혈성 뇌졸중에 해당한다. 반면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혈류가 심하게 부족해 뇌 조직이 손상되는 허혈성 뇌졸중이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출혈이 뇌막을 자극하고 뇌압이 갑자기 상승한다. 김성태 교수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극심한 두통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구토나 목이 뻣뻣해지는 증상이 동반될 수 있고, 심한 경우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면 뇌경색은 혈액 공급이 끊긴 뇌 부위의 기능에 따라 증상이 나타난다. 김 교수는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얼굴 한쪽이 처지고,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증상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시야가 잘 보이지 않거나 중심을 잡고 걷기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으며, 두통보다는 이러한 신경학적 이상이 주된 증상인 경우가 많다.

다만 증상만으로 두 질환을 확실히 구분할 수는 없다. 김 교수는 "지주막하출혈에도 마비나 언어장애가 나타날 수 있고, 뇌경색에도 두통이 동반될 수 있다"며 "CT나 MRI 등으로 출혈과 뇌경색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갑작스러운 극심한 두통, 한쪽 마비, 말이나 시야의 이상이 생겼다면 원인을 스스로 판단하며 기다리지 말고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며 "증상이 잠시 좋아지더라도 평가를 미뤄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김성태 교수|출처: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혈전제거술부터 우회술까지… 뇌경색, 신경외과의 역할은
뇌경색 치료는 흔히 발병 초기 신경과 영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큰 혈관이 막혀 약물치료만으로 혈류를 되살리기 어려운 경우에는 혈전을 직접 제거하는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해진다.

김성태 교수는 "신경외과는 뇌경색 발생 초기부터 뇌졸중 치료팀의 일원으로 참여한다"며 "특히 큰 뇌혈관이 막힌 경우에는 정맥내 혈전용해술의 가능 여부와 함께 기계적 혈전제거술이 필요한지 신속하게 판단한다"고 말했다. 혈전제거술은 허벅지나 손목의 동맥을 통해 가느다란 관을 삽입해 혈전을 직접 꺼내거나 흡인하는 치료다. 영상검사와 환자 상태에 따라 마지막으로 정상 상태였던 시점부터 최대 24시간까지 치료를 고려할 수 있지만 가능한 한 빨리 시행할수록 예후가 좋다.

혈관내치료로도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에는 미세수술이 검토된다. 김 교수는 "개두술을 통해 막힌 뇌혈관을 직접 노출하고 혈전을 꺼내는 '미세수술적 색전제거술(embolectomy)'이 그중 하나"라며 "두피의 혈관을 뇌혈관에 연결해 막힌 부위를 우회하는 새로운 혈액 공급로를 만드는 '뇌혈관문합술', 즉 우회술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수술은 일반적인 급성기 표준치료는 아니며, 아직 살릴 수 있는 뇌 조직이 남아 있고 수술의 이득이 위험보다 클 것으로 판단되는 일부 환자에게 선별적으로 검토한다"고 덧붙였다.

뇌경색 범위가 넓어 뇌가 심하게 붓는 경우에는 감압두개골절제술이 필요할 수 있다. 머리뼈 일부를 제거해 뇌에 가해지는 압박을 줄이고 생명을 보호하는 수술이다. 김 교수는 "혈관을 다시 열었더라도 뇌부종이 진행할 수 있으므로, 신경외과는 초기부터 환자의 의식 상태와 영상 변화를 살피면서 적절한 수술 시점을 판단한다"고 말했다.

결국 뇌동맥류와 뇌경색은 같은 뇌혈관질환이지만 이처럼 발생 기전과 대응 방식이 다르다. 갑작스러운 극심한 두통, 한쪽 마비나 언어·시야 이상 등 두 질환 모두 증상 발생 즉시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김수연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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