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된 분절’의 시대 온다…미·중 기술 신냉전 속 한국의 생존 방정식 [어쨌든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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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24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국제 공급망 질서의 근본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문충식 교수는 "미국 내부에서도 빅테크 규제 논의를 두고 중국 견제 논리와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며 "반도체와 AI 등 경제안보와 직결된 분야는 철저한 진영 중심의 블록화로 치닫는 반면, 투자와 일반 산업은 높은 고정비용 때문에 선별적 분절화 과정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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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 피로감 속 글로벌 기업 간 연대 절실
[이데일리TV 유은길 경제전문 기자] 오는 9월 24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국제 공급망 질서의 근본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양국이 전면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외교적 관리 모드를 취하면서도, 첨단기술과 군사 안보 영역에서는 배타적 블록화를 가속하는 ‘관리된 분절(Managed Fragmentation)’ 체제에 돌입했다는 진단이다.
문충식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와 이철 박사는 최근 ‘어쨌든 경제’ 이슈 분석 심층 대담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이 세계 경제와 글로벌 산업 지형, 특히 한국의 외교·산업 생태계에 던지는 구조적 파장을 집중 조명했다.
AI와 반도체, 협력 대상 아닌 ‘군사적 위험 통제’ 대상
이번 회담의 가장 첨예한 본질은 첨단기술의 안보화다. 과거 미·중 회담이 통상 규범과 시장 개방을 중심으로 전개됐다면, 이번에는 군사 체계에 깊숙이 침투한 인공지능(AI)의 우발적 충돌 방지가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철 박사는 “중국은 국가 전략 차원에서 AI를 레버리지로 삼기로 확정했기 때문에 미국의 제재로 이를 포기할 가능성은 전무하다”며 “양국 모두 AI를 군사 체계에 실전 배치하고 있는 만큼, 이번 회담의 실질적인 어젠다는 평화적 기술 협력이 아닌 ‘냉전기 핵 통제’에 비견되는 군사적 AI 위험 관리”라고 규정했다.
문충식 교수는 “미국 내부에서도 빅테크 규제 논의를 두고 중국 견제 논리와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며 “반도체와 AI 등 경제안보와 직결된 분야는 철저한 진영 중심의 블록화로 치닫는 반면, 투자와 일반 산업은 높은 고정비용 때문에 선별적 분절화 과정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균열 생기는 ‘패권적 거래’…동맹 피로감과 한반도 외교의 위험 요인
전문가들은 미국의 일방주의적 동맹 압박 정책이 동맹국들의 피로감을 한계치로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전후 국제질서를 지탱해 온 미국의 ‘패권적 거래’ 모델이 약화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과거 미국이 안보와 거대 시장이라는 공공재를 제공하고 동맹이 규칙을 수용했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에 비용을 전가하고 경쟁자로 취급하며 협력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반도 안보 방정식에서도 한국의 ‘패싱’ 우려가 제기됐다. 북·러 밀착으로 인해 중국이 북한에 비핵화를 강하게 압박할 유인이 줄어든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협상 과정에서 한국의 전략적 이익을 배제한 채 대북 직접 거래를 시도할 가능성이 거론됐다. 이에 대해 문 교수는 “안보 영역에서 한미 관계의 신뢰를 유지하는 동시에 한국의 고유한 역할을 증명하는 세분화된 외교 역량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 박사는 지정학적 역발상을 제안했다. 이 박사는 “한·미·일 안보 공조의 균열을 노리는 중국 입장에서 한국은 결정적인 레버리지”라며 “트럼프의 대북 독자 접근 시 중국이 한국을 끌어안으려는 대칭적 움직임을 보일 수 있으므로, 한국은 이 틈새를 정교한 전략적 카드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체 불가능성 확보하고 글로벌 산업 연대 구축해야”
대담자들은 한국 경제와 수출 기업이 직면한 최대 과제로 ‘미·중 디커플링의 장기화’를 꼽았다. 단기적인 무역 분쟁 완화에 안도할 것이 아니라, 고착화되는 진영 간 블록화 속에서 자생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무역 안정화라는 단기적 이점 뒤에는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와 공급망 재편 비용 폭증이라는 거대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에서 그 누구도 한국을 배제할 수 없도록 산업 기술의 ‘전략적 불가결성’을 극한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박사는 개별 기업 차원의 한계를 뛰어넘는 국제적 공조를 주문했다. 이 박사는 “미국의 기술 통제와 보호무역으로 고통받는 것은 한국 기업뿐만이 아니라 유럽과 일본 등 주요 제조 선진국 기업들도 마찬가지”라며 “국내 기업들이 유사한 처지에 놓인 타국 산업계와 국경을 넘는 다자간 연대를 형성해 공동 공급망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어쨌든 경제’는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이데일리TV와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된다.
![[사진=어쨌든 경제 방송 캡쳐] 문충식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사진 가운데) 및 이철 박사(사진 우측)가 지난 18일 '어쨌든 경제' 방송 프로그램에서 유은길 앵커(사진 좌측)의 질문을 듣고 있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21/Edaily/20260921100950431kpsi.jpg)
유은길 (egyo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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