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석탄발전소 LNG로 잇는데… 민간 8기는 ‘조기폐지’
[대한경제=박흥순 기자]2040년 석탄발전 폐지를 앞두고 발전공기업과 민간 발전사의 출구가 엇갈릴 전망이다. 공기업 석탄발전소는 LNG 발전소로 전환해 사업을 이어가지만, 민간 석탄발전소는 대체사업권 없이 조기폐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총괄위원회가 검토 중인 석탄 폐지안은 가동 중인 석탄화력 60기를 세 갈래로 나눈다.
설계수명 30년이 도래하는 27기는 같은 용량의 LNG 발전소로 바꿔 짓고, 2037~2038년 폐지되는 12기는 양수발전이 대신한다. 나머지 21기는 2037~2039년 나눠 조기폐지하고, 이 중 10기 이내를 안보전원으로 남긴다.
문제는 세 번째 갈래다. 삼척ㆍ강릉안인ㆍ고성하이ㆍ북평의 민간 석탄 8기가 모두 조기폐지 대상에 들어간다. 2040년 이후에도 설계수명이 남은 최신 설비다. 검토안은 조기폐지 사업자에게 에너지저장장치(BESS) 입찰 우대와 소형모듈원자로(SMR)ㆍLNG 열병합 전환 검토를 제시했다. 공기업처럼 대체 발전소 사업권을 넘겨주는 장치는 없다.
민간 발전사는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손용호 강릉에코파워 부사장은 최근 전기본 공개 토론회에서 “공기업 27기는 동일 용량 LNG로 동시대체해 사업을 승계하도록 돼 있지만 늦게 출발한 민간에는 대체사업권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설계수명 30년인 발전소를 2040년에 끄면 12년, 운영기간의 40%를 못 채운다는 계산도 내놨다.
강릉안인 발전소는 2022년 상업운전을 시작하자마자 송전제약에 걸렸다. 2017년 완공됐어야 할 송전망은 2027년께나 들어설 전망이다. 동해안 민간 4개사가 송전제약으로 정산받지 못한 금액은 1조원을 넘는다. 예비품에 1500억원을 넣었지만 정산은 한 푼도 없고, 기동비용은 25%만 보전받는다는 게 손 부사장의 설명이다.

학계는 다른 해법을 내놓는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민간 석탄 8기는 2기를 제외하면 전부 공기업 지분이 들어가 있다”며 “역경매보다 공기업이 인수해 보상하고 2040년 일정에 맞춰 폐지하는 편이 거래비용을 줄인다”고 말했다. 민간에는 LNGㆍSMRㆍ송전사업 같은 대체 선택지를 줘 사업 기회를 이어가게 하자는 제안도 덧붙였다.
법적 근거도 아직 얇다. 박시원 강원대 교수는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석탄화력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이 폐지 시점과 결정 주체를 정하지 않아 절차 개시가 사업자 선택에 달려 있다고 짚었다. 전기본을 행정기관 내부 지침으로 본 2024년 서울행정법원 판결을 들어, 민간 발전사까지 폐지를 강제할 효력이 있는지도 불확실하다고 봤다.
정부는 아직 확정안이 아니며, 안보전원 지정은 차기 전기본에서 순차 확정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손 부사장은 “탈석탄에 협조할 수 있지만 보상 없는 조기폐지는 수용하기 어렵다”며 “12차 전기본이 확정되기 전에 정부와 민간 발전사가 협의체를 구성해 손실 보상과 대체사업권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흥순 기자 soonn@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대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