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기고] 홍수의 물길인가, 자연의 보고인가?

충청투데이 2026. 9.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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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중심을 따라 흐르는 국가하천 갑천의 중류인 대전광역시 서구 도안동에는 축구장 면적의 140배에 달하는 아름다운 습지가 위치하고 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이러한 어려움을 안고, 기후위기로부터 주민안전을 담보하고 아름다운 습지를 보호하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3년의 시간 동안 지역주민과 시민사회, 하천·습지 전문가 등 많은 사람들과 함께 지혜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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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재정 금강유역환경청장

대전의 중심을 따라 흐르는 국가하천 갑천의 중류인 대전광역시 서구 도안동에는 축구장 면적의 140배에 달하는 아름다운 습지가 위치하고 있다.

이 습지에는 미호종개, 수달, 맹꽁이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비롯해 다양한 생물이 터전을 잡은 공간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23년 6월 5일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우리나라에서 지정된 57개의 습지보호지역 중 도심 한가운데에 하천과 함께 위치한 단 2곳(광주 장록 습지, 대전 갑천 습지)의 습지보호지역 중 하나다.

그러나 갑천 습지보호지역은 자연환경 보고로서 보전해야 하는 가치와 하천의 가장 중요한 치수기능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가 충돌한다.

하천이 흐르는 중간에 아름다운 습지가 발달하기 위해서는 물의 흐름이 정체돼야 하고, 이는 곧 하천수 소통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2023년 청주·논산, 2024년 대전·논산, 2025년 예산·아산에 400년 빈도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는 등 최근 들어 극한호우가 중부지방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특히 한동안 큰 수해가 없었던 대전에도 2024년 7월 집중된 비로 서구 봉곡동에는 갑천 제방이 붕괴됐고, 같은 시각 습지 구간에는 제방 위로 물이 넘쳐 아파트 단지의 지하주차장과 공동시설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자연 습지 특유의 우거진 수목과 퇴적물이 극한 호우 시 물의 흐름을 방해해 홍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갑천을 직접 관리하는 금강유역환경청은 하천 범람 직후인 2024년과 2025년 모래주머니와 톤마대를 쌓았고, 2026년 장마철은 녹지대 둔덕을 더 높이는 등의 조치로 홍수기를 버텼다.

이제 금강유역환경청은 임시대책을 넘어 항구적으로 갑천의 치수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갑천 하천기본계획'을 연말까지 수립해야 한다.

치수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제방을 더 높이 쌓거나 수십만평에 달하는 대규모 저류지를 조성하는 방법을 쉽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들은 실질적으로 거주지가 하천에 인접한 도심 하천에 대규모 공사를 추진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다. 대안으로 준설해 하상을 더 깊이 정리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자연환경의 보고인 습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어, 이 또한 녹록치 않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이러한 어려움을 안고, 기후위기로부터 주민안전을 담보하고 아름다운 습지를 보호하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3년의 시간 동안 지역주민과 시민사회, 하천·습지 전문가 등 많은 사람들과 함께 지혜를 모으고 있다.

올해 연말에 확정이 될 '갑천 하천기본계획'이 치수 안전과 습지 보호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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