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값보다 더한 고통”… 영덕 풍력발전단지 3년째 소음 논란

김영호기자 2026. 9. 20.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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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단지 2㎞ 내 삼계리 주민
“바람 불면 폭풍우 소리 같아
밤엔 잠도 못 자” 고통 호소
잇단 안전사고에 불안 가중
발전기 가동 조건·풍속·풍향
지형 따라 체감 소음 ‘제각각’
주민 생활 중심 장기 측정 요구
영덕군 영덕읍내에서 700m∼2Km 여 거리의 영덕해맞이풍력발전단지 모습. 가동 3년차에 접어들며 소음 등으로 영덕읍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김영호 기자.
가동 3년차에 접어든 영덕군 영덕읍 삼계리 일원 풍력발전단지가 인근 영덕읍민들이 발전기 가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저주파 문제로 지속적인 생활 불편을 호소하면서 허가관청인 경북도와 영덕군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동풍과 북동풍이 강하게 부는 가을부터 겨울, 이른 봄까지 발전기 소음이 크게 느껴진다는 주민들의 주장이 이어지면서 풍력발전시설과 인접 생활권의 소음 관리가 지역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덕해맞이풍력발전(주)는 영덕읍 삼계리 일원에 발전기 8기, 총 34.4㎽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를 운영하고 있다. 2024년 4월 시험운전 당시부터 인근 주민들의 소음 민원이 제기됐으며, 주민들은 발전기 모터 소리와 블레이드가 바람을 가를 때 발생하는 소리, 저주파 소음 등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발전단지에서 700m~2㎞ 안팎 떨어진 영덕읍 주민들은 발전기가 가동되면 불규칙한 소음 지속적으로 들려 특히 야간 수면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호소한다. 풍속과 풍향에 따라 소음 체감 정도가 달라지고, 일부 주민들은 여름철에도 소음을 우려해 창문을 제대로 열지 못한다고 말한다.

영덕읍 주민 이모(62)씨는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이면 발전기 소리가 마치 폭풍우가 몰려오는 것처럼 들린다"며 "밤에 잠을 이루기 어려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전기가 가동된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도 주민들이 견디기 힘들 정도의 소음이 발생하고 있다"며 "장기간 운영될 경우 노후화에 따른 소음이 더 심해질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주민들이 특히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은 소음 측정 결과와 실제 생활공간에서 느끼는 소음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발전기에서 발생하는 저주파 소음 역시 단순한 평균 소음 수치만으로는 생활환경에서 느끼는 불편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발전사업자 측은 시험가동 과정에서 제기된 민원에 따라 민가와 가까운 발전기 일부의 야간 운행을 중단하고 소음 발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민들은 일시적인 운행 제한이나 사후 조치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발전기의 가동 조건과 풍속·풍향, 주변 지형에 따라 주민들이 체감하는 소음이 달라지는 만큼 실제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장기간 소음 변화를 측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음 측정 방식과 기준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시험가동 당시 야간 소음이 기준을 충족했더라도 측정 지점과 시간대, 측정 방법 등에 따라 실제 주민들이 생활하는 공간에서 느끼는 소음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종합적인 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발전시설과 주거지역 사이의 단순한 이격거리뿐 아니라 발전기와 마을의 지형적 관계, 바람의 방향, 계절별 기상 조건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지속적인 소음으로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등 생활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호소한다. 한 주민은 "처음에는 조금 시끄러운 정도라고 생각했지만 계속 듣다 보니 이제는 견디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단순한 불편을 넘어 고통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풍력발전시설의 안전 문제도 주민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영덕군의 다른 풍력발전단지에서는 올해 발전기 전도와 화재 등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2월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에서 발전기 1기가 전도됐으며, 3월에는 같은 지역 발전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작업자 3명이 숨졌다.

이에 따라 풍력발전시설의 안전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의 생활환경과 소음 문제도 발전시설 운영 전반에서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민들은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정책적 필요성도 중요하지만 발전시설 주변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의 수면과 생활환경 역시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준 충족 여부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실제 생활하는 공간에서 어느 정도의 소음이 발생하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발전시설 운영 이후에도 정기적인 소음 측정을 실시하고 측정 결과를 주민들에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반복적으로 민원이 제기될 경우 발전사업자와 행정기관이 공동으로 원인을 조사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삼계리 풍력발전단지를 둘러싼 소음 민원이 이어지면서 앞으로 발전사업자와 행정기관이 주민들이 체감하는 소음의 실태와 발생 원인을 어떻게 확인하고, 장기적인 생활환경 관리 대책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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