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 ‘박정희 동상’ 철거 여부 판결 앞두고…TK 보수단체 ‘존치 요구’ 분출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된 ‘박정희 동상’의 철거 여부를 결정한 법원 판단이 임박하면서 보수단체들이 동상 철거 반대 목소리를 내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박정희대통령동상건립추진위원회’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 등 16개 보수단체 관계자들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정희 동상 철거 반대에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지난 18~19일에도 각각 집회를 열고 동상 철거 반대를 위한 온라인 서명 운동을 벌이는 등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보수단체들은 “오늘의 부강한 대한민국을 일군 박정희 대통령의 역사적 상징물은 그 어떤 정치·행정적 이유로도 강제 철거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설사 대구시가 동상을 설치하는 과정에 행정절차상 미비함이 있더라도 동상 철거라는 극단적 조치를 정당화할 수 없다”며 “만약 사법 판단으로 철거가 결정된다면 심각한 정치·사회적 갈등으로 비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단체는 국가철도공단을 상대로도 소송을 취하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박정희 동상 존치를 주장하는 대구·경북 보수단체 측의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정희 동상 존치 여부를 가를 1심 판결은 다음달 1일 대구지법 제11민사부에서 내려진다. 1심 판결이지만 재판 결과에 따라 박정희 동상 철거 절차가 이뤄질 수 있는 만큼 보수단체와 철거를 요구하고 있는 진보 성향 단체 간의 갈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앞서 대구시는 홍준표 대구시장 재임 시절인 2024년 12월 약 6억원을 들여 동대구역 광장에 3m 높이의 박정희 동상을 세웠다. 박 대통령이 수확한 볏단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자 국가철도공단은 대구시가 사전 협의 및 정식 승인 절차 없이 동상을 무단으로 설치했다며 시를 상대로 구조물 인도 소송을 제기했다. 동대구역 광장 부지의 소유권과 점유권은 모두 국가철도공단이 갖고 있는데 대구시가 무단으로 설치했다는 것이다.
반면 대구시는 박정희 동상 이전에도 동대구역 광장에 철도공단과 사전 협의 없이 다수의 시설물을 설치·관리하는 등 자신들이 사실상 관리 주체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동상 훼손을 우려해 대구시 본청 및 산하기관 직원들을 동원해 야간 불침번 근무를 서게 하고, 인근에 감시 초소까지 설치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20일 “동상을 철거하지 말라는 내용의 민원이 최근 부쩍 늘었다”며 “판결에 따라 (철거 여부 등) 대응 방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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