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지키려 깔았는데…경북 바닥신호등 고장 5배 증가

이유경 기자 2026. 9. 2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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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건→지난해 55건…등기구 소등 최다
유지보수비 680만원서 2억1730만원으로 급증
▲ 대구 달성군 내 어린이보호구역 사거리에 바닥형 보행신호등을 설치해 운영되고 있는 모습. 경북일보DB

경북지역 내 보행자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도입된 바닥 신호등이 고장·오작동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치 확대와 함께 고장 건수도 늘면서 무상 유지보수 기간이 끝난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관리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20일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경북지역 바닥 신호등 설치 건수는 총 285건이다. 연도별로 2021년 44건에서 2024년 95건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58건으로 줄었다.

다만, 바닥 신호등 고장 건수는 증가 추세다.

같은 기간 2021년 10건에서 지난해 55건으로 약 5배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유형별로 등기구 소등이 79건으로 가장 많았고, 색상 표출 오작동 34건, 신호 불일치 5건, 파손과 기타 각 1건 순으로 집계됐다.

지자체별로는 안동이 33건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어 예천 22건, 포항·김천 각 19건, 영주 12건 등의 순이었다.

바닥 신호등은 횡단보도 바닥에 발광다이오드(LED) 신호를 표시하는 보행 안전시설이다. 스마트폰을 보며 걷는 보행자나 어린이·노인 등 교통약자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도입됐다. 2018년 일부 지자체의 시범 운영을 거쳐 2019년 경찰청 표준지침이 마련되면서 전국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이후 어린이보호구역과 주요 교차로를 중심으로 설치가 확대되면서 2020년대 초반 물량이 크게 늘었다.

최근 유지보수 비용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도 앞서 설치된 시설의 무상 유지보수 기간이 순차적으로 끝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3년인 무상 유지보수 기간에는 설치업체가 수리를 맡지만, 보증기간이 끝나면 지자체가 자체 예산을 들여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경북지역에서는 2021~2023년 별도의 유지보수 비용이 투입되지 않았지만, 2024년부터 시·군비가 투입되기 시작했다. 2024년 680만 원에서 지난해 2억1730만 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김천은 시비 1억900만 원이, 안동은 7400만 원 등 예산 투입 규모가 컸다.

반면 대구는 경북에 비해 바닥형 보행신호등 유지보수 규모와 투입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대구의 경우 최근 5년간 별도의 유지보수 비용이 투입되지 않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구·군비 200만 원이 투입됐다. 같은 기간 고장 건수는 36건으로 조사됐다.

다만, 달서구와 달성군 등을 중심으로 바닥 신호등 설치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예산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바닥형 보행신호등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설치 확대에 앞서 실제 효과와 유지관리 여건 등을 함께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민석 대구 서구의원은 지역 내 어린이와 교통약자의 보행 안전을 위한 바닥형 보행신호등 시범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린이보호구역이나 고령자 등 교통약자의 통행이 많은 지역, 보행량이 많고 안전 강화가 필요한 횡단보도를 우선 선정해 소규모로 시범 설치하고, 실제 효과와 관리 여건을 확인하자는 취지다.

노 구의원은 " 서구지역 내 어린이보호구역과 교통약자 통행 지역을 중심으로 보행환경과 사고 위험도, 이용 특성 등을 살펴 바닥형 보행신호등의 설치 필요성과 적정성을 검토한 뒤 시범 설치해 확대 여부 등을 판단할 수 있는 기초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범 설치 시에는 대구시와 경찰 등 관계기관과 충분히 협의하여 기존 신호체계와 안정적으로 연동되도록 하고, 방수와 내구성 등 시설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설치·관리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