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속도 조절론’이 담합?…법정 싸움 번졌다

실리콘밸리/강다은 특파원 2026. 9. 2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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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인공지능(AI) 업계에서 불붙은 ‘속도 조절론’이 결국 법정 갈등으로 번졌다. 앤트로픽과 오픈AI 등 주요 AI 기업들이 안전을 이유로 개발 속도를 함께 늦추려 한 것이 경쟁사 간 ‘담합’에 해당한다는 집단소송이 미국에서 제기된 것이다.

미 캘리포니아주 연방북부지법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변호사 등 원고 4명은 최근 앤트로픽·오픈AI·스페이스XAI·구글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은 지난 12일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AI 개발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AI CEO,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최고과학자 등이 이에 동조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개별 기업이 자체적으로 안전 기준을 정하거나 개발 속도를 늦추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함께 개발 속도를 맞추기로 합의한다면 미국 셔먼법 1조가 금지하는 담합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챗GPT·클로드·그록·제미나이 등 유료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같은 구독료를 내면서도 기업들의 공동 속도 조절로 제품 개선 속도가 늦어질 경우 피해를 입게 된다고 했다. 원고 측은 법원에 “AI 기업들의 속도 조절 합의가 담합에 해당한다”는 판단과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다만 이번 소송이 “AI를 무조건 더 빨리 개발해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다. 원고 측은 AI가 위험해 개발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면 그 기준을 소수 빅테크 CEO들의 사적 합의가 아니라 의회가 만든 투명하고 구속력 있는 법을 통해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 변호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영리 기술기업들의 사적인 합의가 아니라 정부가 국민에게 책임지는 투명하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법치가 확립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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