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34조원 매입…끝나면 코스피 누가 받치나

박선옥 기자 2026. 9. 2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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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 공개된 SK하이닉스 자기주식 취득 현황. SK하이닉스는 전체 자사주 매입 계획 물량 2407만주 가운데 1415만주(58.79%)를 매입했다. /한국거래소 KIND 캡처
-삼성전자 10조3천억·SK하이닉스 24조4천억 투입
-두 회사 자사주 매입액 합계 34조7천억원
-삼성전자 계획 물량 74.69%·SK하이닉스 58.79% 소화
-대규모 매수세 코스피 하방 압력 완충 역할
-자사주 매입 상당 부분 진행…종료 이후 외국인 수급 관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자사주 매입에 투입한 돈이 34조원을 넘어섰다.

두 회사가 시장에서 직접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주가 하락 압력을 낮추는 역할을 해왔다.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두 종목의 주가를 받치면서 지수에도 버팀목이 됐다.

문제는 자사주 매입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점이다. 매입이 끝난 뒤에는 지금까지 이어졌던 대규모 매수세도 사라진다. 외국인을 비롯한 새로운 수급 주체가 등장할지가 향후 증시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부터 자사주 3980만주를 매입했다.

전체 자사주 매입 계획 물량 5328만5968주의 74.69%를 소화했다. 누적 매입액은 10조3077억여원에 달한다.

남은 물량은 1348만5968주다.

삼성전자가 신고한 자사주 취득 기간은 지난달 24일부터 오는 11월21일까지다. 하지만 계획 물량의 4분의 3가량을 이미 사들였다.

SK하이닉스의 매입 규모는 더 크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0일부터 자사주 1415만주를 매입했다. 전체 자사주 매입 계획 물량 2407만주의 58.79%다.

누적 매입액은 24조3899억여원이다. 남은 물량은 992만주다.

SK하이닉스가 신고한 자사주 취득 기간은 지난달 20일부터 오는 11월19일까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금까지 자사주 매입에 투입한 금액을 합하면 약 34조6977억원에 이른다.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시장에서 자기 회사의 주식을 직접 사들이는 것이다.

시장에 꾸준한 매수 수요가 생기는 만큼 주가 하락 압력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자사주 매입으로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 수도 줄어든다.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에는 발행주식 수도 감소해 기존 주주가 가진 주식의 상대적인 몫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두 종목에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되면 개별 종목을 넘어 코스피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증시에서는 이런 효과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두 회사가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이면서 매도 물량을 흡수했다. 한국거래소의 투자자별 거래실적에서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기타법인 매수로 집계된다.

다만 자사주 매입이 주가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국제유가와 금리, 환율, 기업 실적 등 다른 변수가 악화하면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는 하락할 수 있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기보다 매도 물량을 흡수해 하락 압력을 완화하는 수급 요인으로 볼 수 있다.

관심은 매입 종료 시점으로 향한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하루 평균 약 200만주를 사들였다. 같은 속도가 유지된다고 단순 계산하면 남은 1348만5968주를 매입하는 데 6~7거래일가량이 필요하다.

SK하이닉스도 하루 평균 약 65만주를 매입해왔다. 남은 992만주를 같은 속도로 사들인다면 15~16거래일 정도가 걸린다.

추석 연휴와 10월 공휴일 등을 고려하면 두 회사 모두 당초 계획한 11월보다 일찍 자사주 매입을 마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는 지금까지의 매입 속도가 그대로 이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한 계산이다. 실제 매입 규모는 달라질 수 있어 종료 시점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시장의 시선은 그 이후로 향한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십조원을 투입해 주식을 사들였지만 매입이 끝나면 이 같은 수요도 사라진다.

최근 외국인 수급이 약해진 상황에서는 더욱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주에도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거 순매도했다.

자사주 매입이 끝난 이후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될지가 중요한 이유다.

변수는 실적이다.

추석 연휴 이후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마이크론 실적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가운데 하나다.

이어 10월에는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도 본격화한다.

반도체 업황과 기업 실적이 시장 기대를 충족할 경우 외국인 수급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사주 매입까지 종료되면 수급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34조원이 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

두 회사가 만들어온 대규모 매수세가 사라진 뒤 그 자리를 누가 채울지가 코스피의 새로운 수급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박선옥 기자 jhc@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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