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불발탄 쏜다…“케인과 손흥민, 가장 정확한 슈터였다” 가디언 지적

[스포츠경향 김세훈 기자] 해리 케인에 이어 손흥민까지 떠난 토트넘이 심각한 득점난에 빠졌다. 상대 위험 지역까지 공을 운반하는 과정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마지막 슈팅과 득점을 책임질 선수가 사라지면서 공격 효율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토트넘은 2026~202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 후 4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다. 구단 역사상 리그 개막 후 첫 4경기 연속 무득점은 처음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4경기 연속 득점하지 못한 것도 약 20년 만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확실한 해결사의 부재다.
토트넘은 한때 케인과 손흥민이라는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준의 골잡이를 동시에 보유했다. 두 선수는 슈팅 기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도 높은 정확도로 골을 만들어냈다. 케인이 먼저 팀을 떠난 데 이어 손흥민까지 빠지면서 토트넘은 오랫동안 의존했던 득점 공식을 잃었다.
현재 선수단에는 두 선수를 대신해 꾸준하게 골을 책임질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시즌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히샤를리송도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히샤를리송은 지난 시즌 리그에서 15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해 다른 토트넘 선수보다 최소 두 배 이상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도미닉 솔란케 역시 아직 케인이나 손흥민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솔란케는 프리미어리그 통산 41골을 기록했지만 챔피언십에서는 이보다 많은 44골을 넣었다. 토트넘에서 두 시즌 넘게 뛰었지만 리그 출전 시간을 90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아직 38경기에도 미치지 못한다.
공격의 비효율성은 각종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토트넘은 올 시즌 드리블 성공이 46회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다. 그러나 이 가운데 슈팅이나 득점 기회로 연결된 것은 5차례뿐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토트넘보다 드리블 성공이 17회 적지만 이후 슈팅이나 기회로 이어진 경우는 9차례였다.
상대 진영에서 공을 빼앗는 능력도 나쁘지 않다. 토트넘은 상대 골문 40m 이내에서 공을 탈취하는 ‘하이 턴오버’를 34차례 기록해 리그 4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슈팅으로 연결된 것은 두 차례뿐이다. 하이 턴오버 이후 슈팅 비율은 5.9%로 리그 평균 19.9%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상대 페널티지역 안에서의 볼 터치도 119회로 아스널보다 한 차례 적을 뿐이다. 공격 지역까지는 충분히 들어간다는 의미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토트넘은 페널티지역 안에서 슈팅 한 번을 시도하기까지 평균 3.97차례 공을 터치한다. 리그 평균보다 1.15회 많다. 슈팅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상대 수비가 자리를 잡을 여유를 준다는 의미다.
유효슈팅 숫자에서도 차이가 크다. 첼시와 본머스는 올 시즌 각각 24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토트넘의 두 배다. 전체 슈팅 수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토트넘의 슈팅 정확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이런 장면에서 케인이나 손흥민이 해결했다. 상대 수비가 정비되기 전 빠르게 슈팅하거나, 좁은 공간에서도 정확하게 골문 구석을 겨냥했다. 현재 토트넘에는 비슷한 수준의 결정력을 꾸준히 보여주는 선수가 없다.
공격진의 문제만 있는 것도 아니다. 선수단 전체가 크게 바뀌었다.
지난 시즌 리그 출전 시간의 절반 이상을 소화했던 선수 가운데 올 시즌에도 경기에 나선 선수는 4명뿐이다. 지난 12일 에버턴전에 선발 출전한 11명이 토트넘에서 뛴 기간은 평균 1.3년에 불과했다. 선발진 평균 연령도 프리미어리그에서 공동 세 번째로 낮다.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은 리그 개막전 이후 선발 명단을 모두 12차례 바꿨다. 경기당 평균 4명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 시즌 토트넘의 경기당 선발 변화는 평균 2.8명이었다.
부상도 조직력 형성을 방해했다. 미키 판더펜과 솔란케, 제임스 매디슨, 마테우스 페르난데스 등이 프리시즌부터 부상으로 정상적인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데 제르비 감독은 최근 리버풀과의 카라바오컵 경기 뒤 “더 많이 슈팅해야 하고, 더 좋은 슈팅을 해야 한다. 확실한 기회에서는 마무리도 더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트넘의 문제는 단순히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 데 있지 않다. 상대 페널티지역까지는 충분히 진입하고 있지만 그 기회를 골로 바꿔줄 선수가 없다.
케인과 손흥민이 있던 시절에는 두 선수가 공격의 마지막 순간을 책임졌다. 이제 토트넘은 그 역할을 여러 선수에게 나눠야 한다. 시즌 초반 4경기 연속 무득점은 그 전환이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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