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따라잡기 전에 못 늦춰”… 中 화웨이가 美 AI업계의 ‘속도조절론’에 선 그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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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주요 AI 기업 경영자들이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정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 기업들이 AI 기술의 위험을 직접 체감할 정도로 앞서 있는 만큼, 중국은 오히려 개발 속도를 높여 이들과의 기술 격차부터 좁혀야 한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연구자와 관영매체 일각에선 AI 개발 속도를 늦추자는 제안이 미국 기업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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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I업계 “안전 위해 개발 속도 늦춰야”
트럼프, 속도조절론 반대… “기뻐할 나라는 中뿐”
인공지능(AI)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주요 AI 기업 경영자들이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정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 기업들이 AI 기술의 위험을 직접 체감할 정도로 앞서 있는 만큼, 중국은 오히려 개발 속도를 높여 이들과의 기술 격차부터 좁혀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AI 안전을 위해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시각과 미중 기술 패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없다는 현실이 충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릭 쉬 화웨이 순환회장(rotating chair)은 이날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연례행사 ‘화웨이 커넥트’ 기자회견에서 중국 AI 모델 개발업체들이 AI 개발의 위험을 인식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개발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개발을 추진하는 것과 위험을 관리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쉬 회장의 주장은 최근 미국 AI업계에서 불붙은 ‘속도조절론’과 대비된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 첨단 AI의 개발 속도를 늦추고 안전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AI의 능력이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에서 필요한 안전장치가 제때 마련되지 않으면 향후 6~12개월 안에 AI 에이전트 집단이 인터넷 전체를 장악할 정도로 강력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샘 올트먼 오픈AI(OpenAI) CEO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도 AI 개발 속도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올트먼 CEO는 AI 개발의 속도 조절(pacing)‘이 개발 중단을 뜻하지 않는다면서 현재 가능한 속도보다는 느리게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전성 검증과 모니터링에 비용이 들더라도 감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美는 ‘속도 조절’ 갑론을박… 中 “아직 추격할 때”
하지만 AI 개발 속도조절론을 둘러싼 의견은 엇갈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AI 패권 경쟁을 이유로 AI 개발 속도를 늦추는 데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AI가 인류를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사기(Hoax)”라고 일축했다. 이어 “(AI 개발 속도 조절을) 기뻐할 유일한 나라는 중국”이라며 “AI에서 이기는 자가 승리한다. 우리는 중국과 다른 모든 나라를 앞서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AI 개발 속도를 늦출 경우 중국에 추격할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쉬 회장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중국 변수’와 맞닿아 있다. 쉬 회장은 막대한 컴퓨팅(연산) 자원을 보유한 미국 선두 AI업체들만 현재 모델이 어느 수준까지 발전했는지 알 수 있다며 “그들이 느끼고 인식할 수 있는 AI의 위험을 중국이나 중국의 AI 모델 개발업체들은 느끼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중국 AI에 위험이 없다는 게 아니라 아직 그 위험을 직접 체감할 만큼 기술이 발전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 입장에선 AI 개발 속도를 늦추기에 앞서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혀야 하는 게 선결 과제다. 쉬 회장은 화웨이가 미국의 선두 경쟁사들만큼 발전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중국 AI 업체들이 더 강력한 모델 개발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쉬 회장에 따르면 중국 AI 연구소 최소 6~7곳의 향후 2년간 목표는 10조~40조개의 매개변수를 갖춘 AI 모델 훈련이다.

◇ 누가 먼저 브레이크 밟나… AI 안전의 딜레마
이런 인식과 맞물려 중국에서는 미국의 속도조절론을 기술 패권 경쟁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연구자와 관영매체 일각에선 AI 개발 속도를 늦추자는 제안이 미국 기업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중국 정부도 AI 안전 기준과 보안 평가를 마련하는 동시에 첨단 AI 개발과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미중 AI 기술 패권 경쟁이 첨예해지면서 전 세계적인 AI 개발 속도 조절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의문도 커지는 분위기다. 아모데이 CEO도 미국과 중국 등 각국 정부가 AI 개발 속도를 함께 제한하는 ‘전면적 속도 조절 또는 중단(full pacing or even pause)’을 자신이 제시한 방안 중 가장 실행하기 어려운 단계로 꼽았다. 미국 기업이 먼저 속도를 늦추면 중국에 추격할 시간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고, 중국도 아직 미국 선두업체들을 따라잡지 못한 상황에서 먼저 브레이크를 밟을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AI의 위험성을 둘러싼 경고가 커지고 있지만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계속되는 한 어느 한쪽이 먼저 개발 속도를 늦추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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