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멈췄다" 후티 공포에 휩싸인 '모카커피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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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쌉싸름한 모카커피의 어원인 예멘의 유서 깊은 홍해 항구 도시 모카.
한때 전 세계로 커피 향을 실어 나르며 번성했던 이 홍해 연안의 도시에 지금은 짙은 적막과 공포만이 감돌고 있다고 AFP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주 예멘 반군 후티가 정부군을 몰아내고 이 전략적 요충지를 전격 장악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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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 폐쇄…"부모들 소년병 징집 두려워해"
![예멘 반군 후티가 타이즈주 모카를 장악한 이후 칼레드 빈 왈리드 기지에서 머리 위로 주먹을 들어 올리며 무언가 외치는 장면.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9/yonhap/20260919034955664jyxd.jpg)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달콤 쌉싸름한 모카커피의 어원인 예멘의 유서 깊은 홍해 항구 도시 모카.
한때 전 세계로 커피 향을 실어 나르며 번성했던 이 홍해 연안의 도시에 지금은 짙은 적막과 공포만이 감돌고 있다고 AFP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주 예멘 반군 후티가 정부군을 몰아내고 이 전략적 요충지를 전격 장악하면서다.
거리는 텅 비었고, 굳게 셔터를 내린 상점들 위로는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반군의 보복이 두려워 본명을 밝히지 못한 현지 버스 운전기사 마무드(가명, 34) 씨의 삶도 그대로 멈춰 섰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항구 도시 모카를 장악한 가운데, 모카 항구에인적이 끊긴 채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9/yonhap/20260919034955817ruax.jpg)
그는 통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일주일째 운전대를 잡지 못했다. 생존에 꼭 필요한 식료품을 살 때를 제외하고는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초저녁이 되면 도시는 어둠 속으로 침잠한다.
마무드는 "전기가 들어오는데도 저녁 8시면 도시 전체가 약속이나 한 듯 불을 끄고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숨어버린다. 모두가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얼어붙은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예멘은 지난 10여년간 북부를 통치하는 후티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남부 정부군으로 쪼개져 참혹한 내전을 겪어왔다.
![예멘 반군 후티가 타이즈주 모카를 장악한 이후 칼레드 빈 왈리드 기지로 알려진 장소에서 남성들이 기도하는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9/yonhap/20260919034955975wupt.jpg)
호데이다 항구 등 주요 거점을 쥐고 있던 후티는 지난주 불과 며칠 만에 남은 홍해 연안 지역까지 파죽지세로 밀고 내려왔다.
총성이 울리자 수만 명의 현지 주민들이 짐을 꾸려 임시 수도인 남부 아덴을 향해 필사의 피난길에 올랐다.
하지만 서민들에게는 피난조차 사치다.
마무드는 "여비를 구하지 못한 수많은 가족이 텅 빈 도시에 고립되어 있다"며 "아덴으로 가는 버스 요금은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아 엄두조차 내기 힘든 상황"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후티의 총칼 아래 놓인 주민들은 굳게 닫힌 문 뒤에서 '소리 없는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
가장 먼저 멈춰 선 곳은 학교다. 교사 유세프(45)씨는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서 교실이 텅 비었다"며 "도시 전체를 팽팽한 긴장감과 불안이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과거 후티가 정부 통제 지역을 장악할 때마다 어김없이 벌어졌던 현상이다.
![서부 해안 도시 알코카와 모카에 대한 후티 반군의 공격을 피해 짐을 싼 예멘 피란민들이 남부 아덴의 다르 사드(Dar Saad) 지역에 마련된 임시 보호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9/yonhap/20260919034956144libp.jpg)
사나 전략연구소의 마이사 슈자 알딘 연구원은 "부모들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후티의 선전·선동에 세뇌되거나, 총알받이가 될 소년병으로 징집될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후티를 겨냥한 미국의 가혹한 제재망에 갇히게 될 것이라는 절망감, 비정부기구(NGO)나 언론인 등 반대파를 향한 무자비한 색출 작업에 대한 우려도 주민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극도의 공포는 일상적인 소통마저 단절시켰다. 혹여나 대화 내용이 검열되어 반군에게 끌려갈까 두려워, 스마트폰에서 왓츠앱 등 메신저 앱을 스스로 삭제하는 이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수백 년 전 전 세계 상인들의 활기로 가득했던 모카. 지금 그곳의 주민들은 일상을 멈춘 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짙은 어둠의 시간을 견뎌내고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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