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웃음기 뺀 채 100분간 서서 회견… "힘겨운 일상 국민께 송구"

김현종 2026. 9. 1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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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취임 후 일곱 번째 기자회견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은 웃음기 없는 무거운 표정으로 100분간 국민 앞에 서서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

앞선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많게는 25개에 달하는 질문을 받으며 2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했던 것에 비하면 간결하게 진행된 셈이다.

기자회견에 앞서 청와대는 이 대통령에게 진솔하게 국민 정서에 공감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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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남색 정장·넥타이... 뒷배경도 검소
"국민 실망과 걱정에 직면... 제 부족함 때문"
"모두 친노이자 친문" 지지층 향한 메시지도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후 일곱 번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18일 취임 후 일곱 번째 기자회견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은 웃음기 없는 무거운 표정으로 100분간 국민 앞에 서서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 대통령과 기자들 사이의 거리(1.5미터)도 이전보다 1미터 이상 가까워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앞선 기자회견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격의 없는 농담은 배제한 채 "송구" "부족함" "책임" 등의 표현을 반복하며 한껏 자세를 낮췄다.


취임 1년 회견과 확 달라진 분위기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어두운 남색 정장과 넥타이 차림으로 기자회견장인 청와대 영빈관에 들어섰다. 3개월 전인 6월 8일 취임 1년 기자회견 당시에는 이 대통령이 검정색 정장에 흰 넥타이를 맸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엄숙해진 분위기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복장에 대해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며 책임감을 무겁게 갖고 흔들림 없이 민생의 길을 가겠다는 굳은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 뒤편에는 짙은 남색 배경의 시설물이 설치됐다. 취임 1년 기자회견 슬로건은 '대체불가 대한민국, 세계가 필요로 하는 나라로'였고, 이날 기자회견 슬로건은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였다.

당초 기자회견 시작은 오전 10시로 예정됐으나 이날 오전 청와대가 갑자기 공지를 내 시간을 30분 뒤로 늦췄다. 이 대통령이 끝까지 메시지를 고심하며 다듬느라 불가피하게 연기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종국엔 '많이 바뀌었다' 평가하길 기대"

이재명 대통령이 6월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9월 18일 열린 기자회견 복장, 표정과 크게 대비된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472일간 촌음(매우 짧은 시간)을 아껴가며 나름의 최선을 다해 왔다"면서도 "(6·3)지방선거 이후로 일면 저로서는 갑작스러운 국민의 실망과 걱정에 직면하여 당황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지지율 하락세가 14주가량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많은 시간 숙고하고 성찰한 결과는 '언제나 국민은 옳다'"라며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거듭 몸을 낮췄다.

정부의 검찰개혁 의지 등을 의심하며 극심한 내분을 겪고 있는 여권 지지층을 향한 당부도 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함께했던 사람들의 진심까지 의심하지는 말아 달라"며 "더 좋은 세상을 위해 행동하는 우리는 모두 친문(친문재인)이고 친노(친노무현)이며 친김대중이며, 이재명의 동지들"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발언에서는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종국에 가서 '아 이렇게 많은 것이 바뀌었구나, 내 삶도 나아졌다'고 느끼게 되면 평가도 많이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할 때 잠시 목소리가 떨렸다.


靑 "편안한 소통보다는 공감 우선해야" 조언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후 일곱 번째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가운데 참모진이 무거운 표정으로 배석해 내용을 메모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날 총 14개 질문을 받은 이 대통령은 당초 예정 시간인 90분을 10분 정도 넘겨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앞선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많게는 25개에 달하는 질문을 받으며 2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했던 것에 비하면 간결하게 진행된 셈이다. 이 대통령은 대부분 답변도 여러 비판을 의식한 듯 짧고 간결하게 말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청와대는 이 대통령에게 진솔하게 국민 정서에 공감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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