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의 창과 방패] '한국판 강철비' 그 이름처럼 K로켓 '천무' 주문 쏟아진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 방산 역사상 최초로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아닌 기업이 개발 전반을 주도한 무기체계.
천무는 '한국형 3축 체계' 가운데 선제타격(킬체인)과 대량응징보복(KMPR)의 핵심 전력 중 하나다.
천무를 도입한 나라들 사이에서는 '다연장로켓' 무기체계의 대명사인 미국의 '고기동성 포병 로켓 시스템(M142 HIMARS·하이마스)'보다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 무기체계 개발에는 이렇듯, 항상 다급함과 절박함이 깔려 있게 마련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 방산 역사상 최초로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아닌 기업이 개발 전반을 주도한 무기체계. 바로 '한국판 강철비'라는 별칭을 가진 K239 '천무'다.
천무는 '한국형 3축 체계' 가운데 선제타격(킬체인)과 대량응징보복(KMPR)의 핵심 전력 중 하나다. 탁월한 동시·연속 발사 능력으로 적의 장사정포 등 도발 원점을 초토화하는 위력을 자랑한다.
'하늘 천(天)'에 '우거질 무(茂)'라는 이름 그대로 적진의 하늘을 로켓으로 뒤덮어 도발과 반격 의지를 꺾는다는 뜻이다. 이 이름은 2011년 방위사업청이 국민 공모를 통해 자주국방의 염원을 담아 지었다.
유럽과 중동 등지에서 야금야금 영토를 넓히고 있는 천무는 올해 들어 대형 계약이 주춤한 K방산에 단비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크로아티아에 유도탄과 발사대 18기 등 4억1000만유로(약 6400억원) 규모 수출 실적을 냈다.
◆"미국 하이마스 다연장로켓보다 낫다"
천무를 도입한 나라들 사이에서는 '다연장로켓' 무기체계의 대명사인 미국의 '고기동성 포병 로켓 시스템(M142 HIMARS·하이마스)'보다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천무의 이러한 성능과 제원은 미국제 하이마스와 비교된다. 하이마스는 약 70㎞ 사거리 기준 최대 6발의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반면, 천무는 약 80㎞ 사거리 미사일을 12발까지 연사할 수 있다. 이미 600년 전에 최첨단 무기체계인 '신기전'과 '화차'를 개발해낸 K방산의 DNA가 어디 가지 않은 것이다.
천무 개발은 육군이 오랜 기간 운용했던 130㎜ 다연장로켓 '구룡'을 대체하기 위해 시작됐다. 구룡은 사거리가 짧아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군 당국의 마음도 급해진 상황이었다. 한국 무기체계 개발에는 이렇듯, 항상 다급함과 절박함이 깔려 있게 마련이다.
군 안팎에서는 "빠르게 우수한 미제 무기체계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안전한 선택을 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기업의 생각은 달랐다. 이번에는 국내에서도 충분히, 오히려 더 신속하게 개발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천무 체계 개발을 주도한 한화 내부에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지 않으면 영원히 그 정도 수준에서밖에 머물 수 없을 것"이라는 도전의식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국방과학硏 아닌 기업 주도 첫 개발 사례
결국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응할 차세대 다연장로켓 사업을 ADD가 아닌 방산기업이 주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정부도, 군 당국도, 기업도 여태껏 가보지 않은 길을 향해 담대한 발걸음을 옮긴 셈이다.
천무의 로켓 발사차량과 항법장치는 두산DST(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했다. 사격통제장치는 LIG넥스원, 유압장치는 모트롤, 크레인은 카고텍코리아가 개발·제작했다.
2006년에 소요가 결정된 천무는 2009년에 개발비 1300억원 규모로 사업이 시작됐고, 2013년에 개발을 마무리해 2년 뒤인 2015년부터 실전 배치됐다.
목표물을 정확하게 대량으로 공격하는 유도로켓을 설계하는 것부터 이렇게 만든 로켓을 직접 발사하고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 하나하나가 K방산의 역사이자 새로운 기록이었다.
◆80㎞ 표적 확보 못해 이스라엘서 시험
천무 개발사업에 참여했던 한화 관계자는 자사 유튜브에 출연해 "천무 개발 당시 최대 사거리는 80㎞였는데, 국내 땅에서는 80㎞를 도달시킬 수 있는 표적을 확보할 수가 없었다. (실사격) 시험을 하기 위해 전 세계에 있는 유사 시험장들을 대부분 다 돌아봤다"면서 험난했던 개발 과정을 이렇게 회고했다.
그는 "당시 대부분 국가가 국방력 수준과도 같은 자국의 시험장 기술을 노출하기 꺼렸다"면서 개발 과정의 난관을 덧붙였다. 결국 한화는 무수히 문을 두드린 끝에 이스라엘 현지 사격장에서 천무의 '첫발'을 쏘아볼 수 있었다. 국내 무기체계 개발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었다.
유도탄 개발 역사의 갈피에도 개발진의 땀과 눈물이 진하게 스며 있다. 개발진은 비정상 비행으로 바다에 낙탄한 로켓을 찾아 오류를 잡아내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잠수부가 금속탐지기를 들고 바다에 들어가 기어이 로켓을 건져내고, 실험실에서 완전히 분해해서 원인을 찾아 고치고 또 고쳐서 비행시험을 성공시켰다.
위성항법시스템(GPS)과 관성항법시스템(INS)을 모두 탑재한 천무의 유도탄은 미사일·포탄 낙하 지점이 절반 이상 분포될 것으로 예상되는 원의 반경인 '원형공산오차'가 15m에 불과할 정도로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범용성·확장성이 강점…AI 기술 접목도
세계 시장에서 주목한 천무의 대표적 장점 중 하나는 범용성과 확장성이다.
239㎜급 유도탄(사거리 약 80㎞)은 12발까지 연발이 가능하고 기존 구룡에서 쓰이던 130㎜ 포드(POD)화탄(사거리 약 36㎞)은 총 40발을 일제사격할 수 있다. 미군이 사용하는 다연장로켓탄도 쓸 수 있어 한미 간 상호 운용성 측면에서도 탁월하다.
600㎜ 유도탄은 2발을 연속 발사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사거리는 약 290㎞까지 늘어난다. 천무는 궤도형이 아닌 '차륜형' 체계라 최고 시속 80㎞로 이동할 수 있고 사격 후 즉시 진지변환(Shoot and Scoot) 전술을 통해 생존성도 훨씬 높일 수 있다.
특히 북한의 장사정포 지하갱도를 타격하는 '한국형 벙커버스터'인 차량탑재형 전술지대지유도미사일(KTSSM-Ⅱ)이 전력화되면 천무의 사거리는 사실상 '한반도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 나아가 차세대 다연장로켓 '천무 3.0'에 적용될 '배회형 정밀유도무기(L-PGW)'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정찰·타격 통합 개념의 무기체계로 주목받고 있다. 천무 로켓에 자폭 드론을 탑재해 목표 인근까지 비행한 뒤 표적 상공에서 드론이 분리·기동하며 정밀 타격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6개국 수출…K9자주포 이을 K방산 기대주
천무를 운용 중이거나 도입을 결정한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크로아티아 등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천무 도입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다가 사후에 군 총참모장이 천무를 운용하는 육군부대를 방문한 사실을 공개하며 천무 도입 사실을 간접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 한화 측은 월드 베스트셀링 무기체계인 K9자주포처럼 천무 역시 '유저 클럽'을 개설해서 지속적인 기술 지원과 서비스, 교육 등을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경플러스 연재
'창과 방패'는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를 지키는 K방산 등 국방·안보 현안을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자와 전문기자가 짚어주고, '금융 리터러시 2.0'은 보험과 연금, 대출 등 어렵게 느껴졌던 금융의 원리와 계산을 인공지능과 즉문즉답으로 쉽게 알려드립니다. 전문은 매경플러스에서 확인하세요.


[김성훈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李 “제 부족 때문” 고개 숙였지만…연임·공소취소·파병엔 단호히 선그어 - 매일경제
- 1800만원 넣으면 2300만원으로…높은 환급률에 비과세 혜택까지 주는 보험상품 - 매일경제
- 교사 머리채 잡고 폭행한 초등생…학부모는 담임·교감 아동학대 고소 - 매일경제
- [속보] 이 대통령 “연임생각 전혀없다…확고하게 말씀드린다” - 매일경제
- 씀씀이 커진 정부·공기업… 공공부문 살림살이 83조 ‘펑크’ - 매일경제
- [속보] 이 대통령, 기자회견 직전 여론조사 ‘또 최저치’…긍정 37% [한국갤럽] - 매일경제
- [속보] 이 대통령 “집값 상승, 윤석열·오세훈 당선 후 공급 축소 때문” - 매일경제
- “할 수 있는 건 다 할 것”…‘닥공’ 의지 거듭 강조한 李대통령 - 매일경제
- “7천피 밑도는데, 무조건 더 오른다”…횡보하는 코스피에 레버리지 베팅 - 매일경제
- 대법, 최태원-노소영 재산분할 재상고 접수…2440억원만 최종 심리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