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부담돼서” 실종신고 허위 종결한 제주 경찰관 구속 기소

김정엽 기자 2026. 9. 1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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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발생한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지난 1일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뉴스1

제주지검 형사1부(부장 이대성)는 접수된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하고 소재 파악 등 수색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공전자기록 등 위작 및 직무유기 등)로 전 제주서부경찰서 실종수사팀 소속 부모 (34)경장을 18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부 경장은 지난 5월 15일 여성 장모(36)씨, 7월 2일 남성 박모(68)씨에 대한 실종 신고를 각각 전파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부 경장은 마치 실종자와 연락이 닿은 것처럼 112신고처리시스템과 실종아동등 프로파일링시스템에 허위 내용을 입력해 사건을 종결했다. 실제 연락을 한 적이 없음에도 직접 연락한 것처럼 내부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해 상급자에게 제출한 사실도 확인됐다.

부 경장은 상급자 보고와 동료 직원 사건 인계 등 사건 처리 업무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성인 실종자의 경우 막연히 어딘가 살아 있을 것이라고 안일하게 판단해 야간 당직 근무 중 단독으로 사건을 허위 종결한 것이다.

경찰관의 안일한 대응과 허위 보고로 실종자 수색이 방치되면서 참담한 결과도 초래됐다. 실종자 박씨의 가족은 실종 신고 당일 부 경장으로부터 “박씨와 연락했고 신변에 이상이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후 박씨의 소식이 계속 끊기자 가족들은 7월 27일과 8월 6일 두 차례에 걸쳐 직접 제주서부경찰서를 찾아가 소재 파악을 요청했다. 그러나 실종 수사팀 근무자들은 이를 단순 상담으로 치부해 가족을 돌려보냈고, 결국 8월 21일 재실종 신고가 접수된 이후에야 뒤늦게 수색 절차를 진행해 다음 날 박씨의 사체를 발견했다.

경찰의 실종 사건 처리 시스템 전반이 부실하게 운영된 사실도 밝혀졌다. 상급청이 실종 사건 종결 시 경찰관이 실종자와 직접 대면할 것을 누차 강조했으나 현장에서는 해당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담당 경찰관이 종결 사유를 ‘변사’ 또는 ‘교통사고 사망’으로 입력하면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해당 내용이 곧바로 삭제되어, 상급자나 다른 팀원은 사건 접수 사실조차 인지할 수 없었다. 다른 사유로 종결할 때도 시스템 부재로 상급자 결재 없이 실종수사팀원 누구나 단독 종결이 가능했으며, 사후 감독 또한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실종 신고 접수 후 12시간 내 미발견 시 범죄 관련성을 판단하기 위해 형사과장 주관으로 진행해야 하는 ‘합동심의’는 단체 대화방에 112 신고 사건 처리표만 공유되는 등 실질적인 의견 개진이 없었다.

제주지검 관계자는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수사기관의 사건 암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경찰청은 이 사건과 관련해 당시 담당 지휘부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한다. 제주경찰청은 제주서부경찰서 전 형사과장과 실종팀장·팀원 등 모두 8명을 직무 유기 등 혐의로 입건 전 조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경찰 감찰 부서의 수사 의뢰에 따라 수사 대상에 올랐으며 대기 발령 등 전원 인사 조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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