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첫 HK3.0 출범… 48억 '쿰다'로 공존 해법 찾는다

정용복 2026. 9. 1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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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가 개교 이래 처음 유치한 인문한국3.0(HK3.0) 사업이 공식 출범했다. 제주가 축적한 포용과 환대의 경험을 난민·이주·언어·생태위기 등 지구적 갈등의 해법으로 확장하고, 연구 결과를 지역 현장과 정책으로 연결하는 7년간의 장기 인문학 연구가 시작됐다.

18일 제주대학교에 따르면 탐라문화연구원은 이날 오전 제주대 아라컨벤션홀 대회의실에서 '쿰다인문학단' 출범식을 열고 HK3.0 연구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탐라문화연구원은 2019년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에 선정된 뒤 '쿰다로 푸는 제주 섬의 역사와 난민'을 주제로 제주에서 나타난 환대와 배제, 난민과 이주, 공존 문제를 연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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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문화연구원, 18일 '쿰다인문학단' 출범
7년간 국가 지원 48억원 장기연구
난민·이주·언어·생태위기 연구 확장
리빙랩·아태 섬 공동연구 본격 추진
18일 오전 제주대학교 아라컨벤션홀 대회의실에서 열린 인문한국3.0(HK3.0) 쿰다인문학단 출범식에서 양덕순 제주대학교 총장과 김치완 탐라문화연구원장 등 참석자들이 7년간의 연구사업 출범을 알리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대학교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대학교가 개교 이래 처음 유치한 인문한국3.0(HK3.0) 사업이 공식 출범했다. 제주가 축적한 포용과 환대의 경험을 난민·이주·언어·생태위기 등 지구적 갈등의 해법으로 확장하고, 연구 결과를 지역 현장과 정책으로 연결하는 7년간의 장기 인문학 연구가 시작됐다.

18일 제주대학교에 따르면 탐라문화연구원은 이날 오전 제주대 아라컨벤션홀 대회의실에서 '쿰다인문학단' 출범식을 열고 HK3.0 연구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HK3.0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대학 연구소를 장기간 지원해 인문학 연구거점을 육성하고 전문 연구인력과 학문후속세대를 키우는 사업이다.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원은 지난 8월 연구거점형 사업에 최종 선정돼 앞으로 7년간 모두 48억원의 국가 지원을 받는다.

제주대가 인문한국 사업에 선정된 것은 개교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선정 발표가 장기 연구사업의 출발점을 알렸다면 이날 출범식은 연구조직과 실천과제, 지역사회·국제 협력 방향을 구체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핵심 아젠다는 '지구적 아노미 시대 쿰다인문학: 군도의 삶과 잡종의 앎으로'다.

쿰다(Qumda)는 '품다'라는 뜻의 제주어에서 가져온 연구 개념이다. 제주가 이주와 정착, 갈등과 공존을 거치며 축적해 온 포용과 환대의 경험을 현대사회의 문제 해결에 적용할 수 있는 정책인문학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연구단이 주목하는 '지구적 아노미'는 기존 규범과 사회적 관계가 흔들리는 상황을 가리킨다. 시공간의 불안정성과 인프라 불균형, 생태위기, 언어소통 단절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현실에서 서로 다른 집단이 공존할 조건을 찾는 게 연구의 출발점이다.

18일 제주대학교에서 열린 쿰다인문학단 출범식에서 양덕순 제주대학교 총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제주대는 개교 이래 처음 선정된 인문한국3.0 사업을 통해 탐라문화연구원의 장기 연구와 국제 학술협력을 지원한다. 사진=제주대학교 제공

연구는 '군도의 삶'과 '잡종의 앎'이라는 두 관점을 연결한다. 군도의 삶은 각각의 섬이 떨어져 있으면서도 관계망을 통해 연결되는 구조에 주목한다. 잡종의 앎은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가 만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지식과 상호 이해 가능성을 탐구한다.

제주만 연구하는 지역학에 머물지 않고 아시아·태평양 섬 지역을 비교하는 연구로 범위를 넓힌다. 일본 오키나와와 오사카, 대만, 호주 등에서 구축해 온 연구기관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주·식민·해양교류, 지역 언어, 돌봄과 공존 문제를 공동 연구한다.

탐라문화연구원이 그동안 쌓아 온 연구 기반도 장기 사업의 토대가 됐다. 연구원은 국내 35회와 국제 9회 등 모두 44회의 학술대회를 개최했고 일본·대만·호주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연구기관과 공동연구망을 구축해 왔다.

연구체계는 역사횡단, 언어소통, 사회교차 등 3개 연구팀으로 구성된다.

역사횡단팀은 이주와 식민, 해양교류의 기억을 아시아·태평양 섬들과 비교한다. 언어소통팀은 제주어와 이주민·디아스포라의 언어 실천을 분석해 언어적 시민권과 공존 가능성을 연구한다. 사회교차팀은 섬의 존재론과 돌봄 윤리를 토대로 위기의 원인과 공존 조건을 이론화한다.

7년 연구계획도 단계별로 짰다. 1년차 지구적 아노미 현상 진단을 시작으로 하나의 질서가 가진 한계, 억압된 다수의 출현, 실천과 개입, 논쟁과 협의를 차례로 연구한다. 이후 쿰다인문학의 대안을 정립하고 마지막 단계에서 지역 현장에 적용하는 구조다.

논문과 학술대회에 연구 성과를 가두지 않겠다는 점도 이번 사업의 특징이다.

18일 오전 제주대학교 아라컨벤션홀 대회의실에서 김치완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원장이 인문한국3.0 쿰다인문학단 출범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구단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연구와 학문후속세대 육성, 국내외 연구연대 구축을 주요 실천과제로 제시했다. 사진=제주대학교 제공

탐라문화연구원은 주민과 연구자가 지역 현안을 함께 다루는 '쿰다리빙랩'을 구축하고 쿰다인문스튜디오, 쿰다아카데미, 쿰다지식허브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역 문제를 발굴한 뒤 연구 결과를 정책 제안과 교육, 문화 프로그램으로 연결하는 순환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학문후속세대 육성도 주요 축이다. 학부생에게는 지역학 기초과정과 독서모임, 리빙랩, 연구과제 인턴십을 제공하고 석·박사 과정생에게는 공동저술과 국내외 학술대회 발표, 연구기관 교류 기회를 지원한다. 신진연구자의 연구·교육·정책 참여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양덕순 제주대 총장은 "갈등과 분열, 혐오가 심화되는 시대에 탐라문화연구원이 제시한 연구 아젠다는 시의적절하다"며 "제주4·3과 한국전쟁의 상처를 품었던 쿰다 정신을 토대로 오늘날 인류가 마주한 복합적인 갈등을 풀어낼 연구 기반을 대학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치완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원장은 출범 선언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해법을 찾는 실천적 연구, 지역·국가·학문의 경계를 잇는 연구연대, 청년과 미래세대를 아우르는 학문후속세대 육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김 원장은 "제주에서 시작하지만 제주에 머물지 않겠다"며 "섬을 관계의 공간이자 새로운 사유가 시작되는 장소로 만드는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탐라문화연구원은 2019년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에 선정된 뒤 '쿰다로 푸는 제주 섬의 역사와 난민'을 주제로 제주에서 나타난 환대와 배제, 난민과 이주, 공존 문제를 연구해 왔다. HK3.0에서는 연구 대상을 이주민과 언어, 생태위기, 돌봄, 공동체 변화로 넓히고 제주를 기점으로 아시아·태평양 섬 지역을 연결하는 학술 협력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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