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러닝 대종주, 첫째도 둘째도 접지력 [특집 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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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대종주를 하기에 가장 적합한 등산화는 아무래도 트레일러닝화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번에 러닝화, 마라톤 신발로 유명한 아식스의 트레일러닝화 '트라부코 맥스5' 신고 설악산 대종주 전 코스를 돌았다.
로드 러닝할 때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트레일러닝화 특유의 딱딱한 착화감이 아니어서 더욱 좋았어요(런트립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두루두루 사용할 수 있는 똘똘한 트레일러닝화 1켤레의 중요성을 아실겁니다). 여튼, 서론이 길었는데, 새 모델인 트라부코 맥스 5는 이전 작의 장점을 그대로 계승한 느낌입니다.
타 브랜드의 트레일러닝화 대비 가격도 준수한 편이고, 그에 반해 기능은 육각형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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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브람보다 나은 접지력, 셋 모두 '만족'
설악산 대종주를 하기에 가장 적합한 등산화는 아무래도 트레일러닝화라고 할 수 있다. 중등산화가 더욱 편하긴 한데 너무 무겁고 둔탁하다. 우리는 이번에 러닝화, 마라톤 신발로 유명한 아식스의 트레일러닝화 '트라부코 맥스5' 신고 설악산 대종주 전 코스를 돌았다. 이 신발의 가장 강력한 장점은 밑창에 있다. 타브랜드에선 보통 비브람을 많이 사용하는데, 여기엔 아식스에서 개발한 '아식스 그립'이 달렸다. 보기와 달리 아식스 그립의 접지력은 놀라울 정도의 성능을 지녔다. 귀때기청의 너덜지대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젖은 바위에서도 미끄러지는 일이 없었고, 울퉁불퉁한 지면을 잘 견뎠다. 그 외 두 사람은 신발에 관해 어떻게 말했을까?

어땠습니까? 어떤 점이 가장 좋았습니까?
박기완: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가장 좋은 것은 무엇보다 아식스 그립의 탁월한 접지력이에요. 비브람보다 낫다고 봅니다. 새벽, 어두침침하고 물기로 가득한 전반부 구간에서 누구 한 명 넘어진 사람이 없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는 것 아닐까 싶어요. 이 구간에서는 거의 비가 오다시피할 정도로 내내 습기가 가득했는데 보통 이런 데서는 아무리 신발이 좋아도 발 내딛기가 두려워요. 하지만 이미 아식스 그립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훨씬 더 자신감 있게 내딛을 수 있었습니다.
조경훈: 아주 좋았습니다. 사실 새신발을 신고 길들이는 과정 없이 바로 힘든 장거리 종주를 하는 것에 내심 걱정했는데, 걱정과 달리 수월했어요. 우선 이 제품은 트레일러닝화에서 흔히 쓰이는 비브람 메가그립 아웃솔이 아닌 자체 '아식스 그립'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해당 아웃솔은 이미 이전 모델인 트라부코 맥스4에서 경험한 바 있고, 여전히 화강암 지형에서 쫀쫀하게 다리를 잡아줬습니다. 물기 있는 바위와 진흙길에서도 마찬가지였고요. 또 개인적으로 발볼이 좁은 신발과는 잘 맞지 않는 편인데, 알트라만큼 넓진 않지만, 제 발 형태와 잘 맞는 적당한 넓이라 장거리 산행 시에도 발바닥이 비교적 편안했습니다. 나중에 약간 두께감 있는 인진지 발가락 양말을 신고도 여유 있게 신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산행은 얇은 cep 양말을 착용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자인과 색상 조합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타입이라 계속 손이 가게 될 것 같습니다.
이전 버전보다 업그레이드됐다는 느낌이 확실이 들던가요? 이전에 신었던 버전은 뭐죠?
박기완: 트라부코 맥스2를 신었습니다. 첫 아식스 트런화였어요. 아식스가 트런? 갸우뚱했는데, 신다 보니 열렬한 팬이 되었습니다. 이후의 시리즈는 안 신어봤지만, 신발 사이트의 평들을 보니 3에서 헛발질을 하고 4에서 2의 느낌을 되찾았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5를 신어보니 더욱 발전한 느낌이 들더군요. 2는 긍정적인 의미에서 가장 러닝화에 가까운 트레일러닝화였어요. 정말 부드러운 쿠션에 발을 착 감싸는 느낌의 신발이었죠(실제로도 여행할 때 러닝화/트런화 2족 챙기기 귀찮을 때는 이 신발 하나만 챙겼습니다). 나름 많은 트런화를 신어보았지만, 이 정도의 착 감싸는 신발을 러닝화 말고 트런화에서는 느껴본 적이 없었어요. 5는 그 정도 느낌의 착화감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달리 말하면 조금 더 산행에 적합한 견고한 느낌의 트런화가 된 느낌? 쿠션 역시 너무 푹신했던 2에 비해 훨씬 더 균형감을 갖춘 느낌이에요. 2는 너덜 구간에서 너무 푹신해서 오히려 방해되는 느낌이었다면, 5는 훨씬 더 안정감이 있었습니다.
조경훈: 트라부코 맥스 4 트레일러닝화를 지난 1년간 잘 신었습니다. 이걸 신고 TMB(몽블랑 둘레길)도 걸었고, 장수 100K 후반부도 뛰었습니다. 지금까지 총 800km 정도 마일리지가 쌓였는데, 가장 좋았던 점은 해외에서 산행을 마치고 도시를 여행할 때도 이 신발 하나로 돌아다닐 수 있었다는 겁니다. 로드 러닝할 때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트레일러닝화 특유의 딱딱한 착화감이 아니어서 더욱 좋았어요(런트립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두루두루 사용할 수 있는 똘똘한 트레일러닝화 1켤레의 중요성을 아실겁니다). 여튼, 서론이 길었는데, 새 모델인 트라부코 맥스 5는 이전 작의 장점을 그대로 계승한 느낌입니다. 안정감이 더 강화됐어요. 아무래도 맥스 쿠션인 만큼 너덜과 같은 불규칙한 지형에선 어쩔 수 없는 불안감이 들기 마련인데, 이번 산행 내내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되레 "정말 맥스 쿠션 맞아?"라고 생각될 정도로 발목의 균형을 안정적으로 잡아줬습니다.

어떤 점이 불만이었습니까?
박기완: 2에서도 느낀 점이지만, 타 브랜드 동일 사이즈에 비해 길이감이 조금 짧은 느낌이에요. 발 앞쪽이 앞코에 닿는 느낌이 들더니 역시 하산하고 보니 왼쪽 새끼 발톱에 피멍이 들어 있었습니다. 2에 비해 조금 더 안정적이고 견고한 착화감을 주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2의 압도적으로 부드러운 착화감이 더 좋아요.
조경훈: 없습니다. 타 브랜드의 트레일러닝화 대비 가격도 준수한 편이고, 그에 반해 기능은 육각형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트레일러닝화의 장점을 모두 모아놓은 느낌이에요. 엔트리 유저에겐 무조건 이 제품을 추천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굳이 한 가지 단점을 꼽자면 한여름 산행 시, 발열감이 약간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설악산 산행은 바람이 많이 불어 큰 불편함으로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잠깐! 대종주 가기 전 스틱 점검
오래 사용했던 블랙다이아몬드 스틱(디스턴스 카본 Z 폴)에 문제가 생겼다. 어느 날부터 스틱을 분리해 접을 수 없었던 것이다. 블랙다이아몬드 도봉산점에 가서 AS를 받았다. 김지성 점장이 공들여 수리를 했다. 원인은 접합 부위의 부식, 비를 맞은 날 사용 후 분리해서 말리지 않고 그대로 결합시킨 채 놔뒀기 때문이다. 김지성 점장이 조언했다.
"Z폴은 꼭 사용 후 분리해서 말린 후 보관하세요. 비를 맞았다면 위쪽 손잡이와 가까운 부위도 분리해서 말려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연결 부위가 부식되어 폴이 접히지 않을 수 있어요."


월간산 9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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