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감속보다 ‘소버린 AI’ 키우기 경쟁… 예산 투입 건수 3년새 26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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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가 불을 지핀 '인공지능(AI) 개발 감속론'이 최근 화두로 떠올랐지만, 정작 각국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자국의 AI 역량을 키우는 '소버린 AI' 사업은 3년 만에 26배 이상 불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정동 서울대 기술경영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국가 대표 AI를 선발하는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을 포함해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야 하는 패러다임 전환기"라며 "미국이나 중국만큼 돈을 쓸 수 없더라도 한국은 더욱 과감하게 AI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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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싱크탱크 ‘소버린 AI 자료’ 분석
阿 등 참여국 16개국→67개국 급증
공개된 투자액만 116조원 달해… 韓, 사업수 공동 2위-투자액 7위
전문가 “국가대표 AI 선발 등… 한국 과감한 AI 사업 추진해야”

● 67개국 참전한 소버린 AI 경쟁

연도별로 새로 추진된 소버린 AI 사업만 봐도 2023년 18건, 2024년 39건, 지난해 88건으로 해마다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상반기(1∼6월)에만 39건 더해졌다. 소버린 AI 사업을 진행하는 국가 역시 3년 새 16곳에서 67곳으로 늘어났다.

소버린 AI 사업 가운데 6월 말까지 투자액이 공개된 113건만 합쳐도 총투자 금액이 839억 달러(약 116조 원)에 이른다. 아랍에미리트(335억 달러)가 가장 많고, 한국은 사업 수(8건)로는 독일·일본과 공동 2위, 투자액(28억9000만 달러)으로는 7위로 집계됐다.
●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에 몰려
소버린 AI 투자는 AI 모델 개발보다는 AI 산업을 뒷받침하는 인프라 확충에 쏠렸다.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사업은 2023년 6월 2건에서 올 6월 117건으로 늘어 모델 개발(63건)을 크게 넘어섰다. 영국, 인도 등은 정부가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거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해 대학과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한국도 지난달 기업, 연구자가 GPU를 나눠 쓸 2조4000억 원 규모의 ‘국가AI컴퓨팅센터’를 전남광주 해남에 착공했다.
모델 분야는 ‘실용주의’가 두드러졌다. 메타 ‘라마’ 등 공개형 AI 모델을 자국 언어와 데이터에 맞게 개량하는 사업이 주류인 가운데 한국 조선업, 대만 금융처럼 국가별 주력 산업과 결합한 특화 AI 모델도 등장했다. 한국의 국가대표 AI를 선발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는 2차 단계 평가까지 진행된 상태다.
모정훈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과거 경부고속도로나 초고속 인터넷망을 국가가 깐 것처럼, 향후 30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AI 기반 시설에 정부가 재정을 쏟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 ‘빌려 쓰기’ 위험성에 소버린 투자
세계 각국이 소버린 AI에 지갑을 열고 있는 것은 AI 투자와 성능 면에서 선두를 달리던 미국이 최근 AI 모델 접근을 잇달아 조이면서 ‘빌려 쓰기’ 전략의 위험을 보여준 영향이 크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빅테크 4곳(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의 설비투자가 7200억 달러(약 995조 원)를 넘을 것으로 봤다. 앤스로픽과 오픈AI는 올해 각각 평균 47일과 67일 간격으로 최상위 모델을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이런 우위 속에 아모데이 CEO는 12일 (현지 시간) 속도 조절과 민주국가 간 안전 기준 공조를 제안하면서 대중 첨단 반도체 판매 금지, 중국 기업이 미 모델 성능을 베끼는 ‘증류’ 차단 등을 함께 요구했다. 여기에 중국은 ‘AI 냉전 각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정동 서울대 기술경영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국가 대표 AI를 선발하는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을 포함해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야 하는 패러다임 전환기”라며 “미국이나 중국만큼 돈을 쓸 수 없더라도 한국은 더욱 과감하게 AI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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