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태양광 1800장 설치…한 주민의 호소 “살던 사람 피해 없어야”

정종엽 기자 2026. 9. 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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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재생에너지 키운다고 태양광 늘리는 것 좋다 이거야. 근데 최소한 살던 사람 피해는 없어야 할 거 아닙니까."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에 사는 강대석(76) 씨는 집 앞에 추진되는 태양광 발전시설 때문에 심란하다.

창원시에는 태양광 발전시설과 주택 사이 거리를 정한 별도 조례가 없다.

구청은 16일 열린 창원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강 씨가 제기한 빛 반사와 경관 훼손 등 주거 환경훼손 우려를 위원들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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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 어느 한 주택민
주택과 85m 거리 패널 1800장 설치 계획
“내려다보이는 시설, 벚나무로 가려질까”
패널 방향 바꾸고 상록수 식재 보강 요청
구청 “주민 우려 심의에 전달…필요하면 사업자와 중재”
강대석 씨가 16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 자택에서 태양광 발전시설 조성지를 가리키고 있다. /정종엽 기자

"나라가 재생에너지 키운다고 태양광 늘리는 것 좋다 이거야. 근데 최소한 살던 사람 피해는 없어야 할 거 아닙니까."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에 사는 강대석(76) 씨는 집 앞에 추진되는 태양광 발전시설 때문에 심란하다. 집에서 내려다보이는 논에 태양광 패널 1800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업계획에 표시된 주택과 시설 사이 거리는 85m다. 집 쪽을 향한 패널에서 햇빛이 반사될까 걱정스럽고, 창밖으로 보던 풍경이 패널로 채워지는 것도 달갑지 않다.

나무를 심어 시설을 가리겠다는 계획도 마음에 걸린다. 집이 사업 예정지보다 높은 곳에 있는데, 높이 3m 벚나무를 일렬로 심는 것으로 패널이 가려질지 의문이다. 겨울철 나뭇잎이 떨어진 뒤에는 시설이 더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강 씨는 "집에서 내려다보고 있는데 3m 나무를 일렬로 심는 것으로는 안 된다"며 "높이 5m 이상 상록수를 폭 10m에 두세 줄로 심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예정지는 진북면 덕곡리 일원이다. 서울시에 있는 태양광 발전기업이 사업비 16억 원을 들여 1179㎾ 규모 발전시설을 조성하는 계획이다. 개발행위 대상 면적은 발전시설 터 9730㎡와 진입도로 112㎡를 합친 9842㎡다.

강 씨는 지난 6월부터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아홉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정보공개 청구로 사업계획과 부서별 검토 내용도 받아봤다. 태양광 보급 필요성은 이해하지만, 이미 살고 있는 주민의 생활환경을 보호할 대책이 부족하다는 생각에서다.

패널 방향도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 주택과 거리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면 패널이 집 쪽을 향하지 않도록 배치를 조정해 달라는 것이다. 그는 "200m를 유지하지 못하면 방향을 틀어 달라"며 "차폐 수림대도 조성해 달라"고 말했다.

사업계획에는 높이 2m 울타리를 설치하고 높이 3m 왕벚나무 193그루를 심는 내용이 담겼다. 주택 주변 경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강 씨는 이 계획이 집과 사업 예정지의 높낮이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사업 예정지 경계에 나무가 있더라도 높은 곳에 있는 집에서 내려다보면 패널이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17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 태양광 발전시설 조성지 . /정종엽 기자

반사광과 차폐 대책은 추가 검토가 필요한 상태다. 사업계획에는 주택 외벽과 가장 가까운 패널 사이 거리를 다시 측정하고, 반사광 검토 결과에 따라 나무를 심는 위치와 폭을 보완하는 방안이 담겼다.

떨어진 거리 기준을 둘러싼 문제도 제기했다. 창원시에는 태양광 발전시설과 주택 사이 거리를 정한 별도 조례가 없다. 강 씨는 다른 시군에는 관련 기준이 있는데 창원에는 없다며, 주민 생활환경을 보호할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남도에도 지자체마다 거리 기준이 다른 문제와 이번 사업의 처리 절차를 살펴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18일 시행되는 재생에너지법 시행령의 200m는 전국 공통 최소거리가 아니다. 지자체가 조례로 정할 수 있는 떨어진 거리 규제의 상한이다. 주택 수에도 요건을 뒀다. 해당 거리 안에 있는 주택이 조례로 정한 기준 호수에 미달하면 떨어진 거리를 적용하지 않으며, 이 기준은 최소 5호다. 관련 조례가 없는 창원시에 200m 기준이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마산합포구청은 주민 의견이 사업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사업자와 협의했고, 필요하면 주민과 사업자 사이 중재에도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구청은 16일 열린 창원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강 씨가 제기한 빛 반사와 경관 훼손 등 주거 환경훼손 우려를 위원들에게 전달했다.

구청 관계자는 "한 사람이라도 사업으로 주거환경에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주민 의견을 위원들에게 설명했다"며 "사업자도 민원을 해결하려는 의사를 밝힌 만큼 필요하면 중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다만 17일 오후까지 심의 결과를 통보받지 못해 구체적인 보완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종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