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값 1380원대로 '뚝'… 외국인, 코스피서 일단 피신

김예찬 기자(kim.yechan@mk.co.kr), 공준호 기자(kong.junho@mk.co.kr),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2026. 9. 1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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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1330원대까지 올랐던 달러당 원화값이 1380원대로 밀려나고, 은행채 1년물 금리도 4%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원화값은 다시 하락 전환했다.

신용대출과 기업대출 금리 산정에 쓰이는 은행채(무보증·AAA) 1년물 금리는 지난 16일 기준 3.962%로 이미 4%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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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리 인상發 금융시장 불안
원화값 하루만에 13.6원 급락
기업·가계대출 금리 연동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 4% 코앞
외국인, 연일 코스피 순매도
개인이 받으며 증시는 박스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1330원대까지 올랐던 달러당 원화값이 1380원대로 밀려나고, 은행채 1년물 금리도 4%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다만 코스피는 선반영 인식 속에 6500~7000 박스권 장세를 이어갔다.

◆ 원화값 일주일 새 약 50원 후퇴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일 종가(1368.6원)와 비교해 하루 새 13.6원 급락한 1382.2원(오후 3시 30분 기준)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원화값이 1380원대에서 마감한 건 지난달 27일(1380.9원) 이후 3주 만이다.

지난 7월 초 1555원대까지 급락했던 원화값은 이후 꾸준히 상승해 이달 9~10일 1330원대 종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원화값은 다시 하락 전환했다. 특히 금리 인상이 단행된 이날까지 최근 일주일 새 50원가량 급락해 1300원대 후반까지 밀렸다.

시장에서는 원화 강세를 지지했던 펀더멘털이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로 높일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당분간 동결 기조를 이어가는 반면,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한미 금리 차를 매개로 달러 강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며 낮은 금리로 엔화를 조달해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청산이 일어날 경우 국내 주식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며 원화 역시 약세 압력에 놓일 가능성이 커진다.

그동안 원화 강세를 이끌었던 수출 업체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줄어들 조짐이 보이는 것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여러 가능성을 고려해봤을 때 연내 원화값 하단을 1400원대 초반까지는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원화값이 한 달 가까이 1300원대 종가를 이어온 상황에서 과거처럼 1500원대까지 급격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지욱 스테이트스트리트마켓 상무는 "역대 최대 경상수지 흑자 등 여전히 우호적인 경제 상황이 중장기적으로 원화 강세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신용·기업대출 금리 더 오를 수도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해 기업의 조달비용과 일반 차주의 이자 부담이 함께 불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용대출과 기업대출 금리 산정에 쓰이는 은행채(무보증·AAA) 1년물 금리는 지난 16일 기준 3.962%로 이미 4%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1년물 금리가 4%를 웃돈 건 2023년 11월 28일(4.028%)이 마지막이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의 지표인 5년물도 지난달 말 4.382%에서 이달 15일 4.655%까지 올라 2023년 11월 1일(4.734%)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한 데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기준금리가 더 오른다는 쪽에 베팅하는 분위기가 강해 시장이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은행채 금리가 우상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채는 은행의 주요 조달 수단이다.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고정형 주담대를 새로 받는 차주는 처음부터 높은 금리를 적용받고, 변동금리 차주와 기업은 금리가 재산정될 때마다 이자비용이 커진다. 일각에서는 조달비용이 오른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따라 올리면 증시 자금이 은행으로 되돌아오는 '역머니무브'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당국도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금융사들에 "변동성 확대에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상 징후 발생 시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는 등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채무조정,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 장기 고정금리 확대 등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덜어줄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 코스피는 박스권 머물러

한국 증시는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04% 하락한 6715.41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미국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유가 하락 효과에 오전엔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되는 오후 2시께부터 상승분을 반납하며 하락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에서 2조1800억원을 순매도하며 증시를 끌어내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상당 부분 선반영돼 있었던 만큼 시장 충격은 제한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며 "국제유가가 진정되면서 투자심리도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예찬 기자 / 공준호 기자 /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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