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택배 쏟아지는데…택배차 못 들어가는 경기 지하 아파트 ‘배송 사각’ 방치 [현장, 그곳&]

오종민 기자 2026. 9. 1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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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는 택배가 산더미처럼 쌓이는데, 차가 못 들어가니 카트로 몇 번이고 오가야 합니다..."

2022년 8월 준공된 이 아파트 단지 역시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택배차량들이 외곽에 주차된 채 기사들은 상자를 카트에 나눠 싣고 각 동을 오갔다.

추석을 앞두고 택배 물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도 내 일부 공동주택에서 지상 통행 제한과 낮은 지하주차장 층고로 택배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는 '배송 사각지대'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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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통행 막히고 지하주차장 층고 낮아…명절 앞 택배기사 배송 부담 가중
道 2021년 102개 단지 ‘배송 사각지대’ 확인…5년째 후속 실태조사 없어
17일 성남시 중원구의 한 아파트에 지하주차장 진입이 어려운 택배차량을 위한 별도 정차구역이 마련돼 있다. 오종민기자


“추석에는 택배가 산더미처럼 쌓이는데, 차가 못 들어가니 카트로 몇 번이고 오가야 합니다...”

17일 오전 10시께 성남시 중원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 2022년 11월 준공된 이곳은 지상 차량 출입이 제한된 데다 지하주차장 입구에도 ‘통행로 2.3m’라는 높이 제한 표시가 걸려 있었다. 높이가 통상 2.5m 안팎인 일반 택배차량은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입구 인근에는 별도 택배 거점이 마련됐고, 기사들은 물건을 내려 카트 등에 싣고 각 동으로 옮겨야 했다.

같은 날 오후 1시께 수원시 팔달구의 대단지 아파트도 마찬가지였다. 2022년 8월 준공된 이 아파트 단지 역시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택배차량들이 외곽에 주차된 채 기사들은 상자를 카트에 나눠 싣고 각 동을 오갔다. 택배기사 근태씨(55)는 “지하주차장도, 지상도 들어갈 수 없어 평소에도 번거롭지만 추석처럼 물량이 몰리면 배송 부담이 훨씬 커진다”고 토로했다.

추석을 앞두고 택배 물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도 내 일부 공동주택에서 지상 통행 제한과 낮은 지하주차장 층고로 택배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는 ‘배송 사각지대’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가 2021년 전수조사와 시설 개선을 권고했지만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데다 5년째 후속 조사도 없어 사실상 관리가 끊겼다는 지적이다.

17일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아파트에서 지하주차장에 진입하지 못한 택배차량이 입구에 멈춰 선 가운데, 기사들이 배송을 위해 택배 물품을 일일이 내려놓고 있다. 오종민기자


이날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18년 남양주 다산신도시에서 택배차량이 지상은 물론 낮은 층고로 지하주차장에도 진입하지 못하는 ‘택배대란’이 불거지자 정부는 2019년부터 지하주차장 차로 높이를 2.7m 이상 확보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다만 기존 사업계획 승인 단지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도는 2021년 입주 단지 656곳과 건설 중인 340곳을 전수조사했다. 입주 단지 중 634곳이 2.7m에 미달했고, 이 가운데 102곳은 지상 진입까지 제한된 것으로 파악되자 시설 개선을 계도·권고하고 건설 중인 단지에도 2.7m 이상 확보를 권고했다.

하지만 이후 준공된 단지에서도 택배차량 진입 문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도가 5년간 권고 이행 여부나 현황을 다시 확인하지 않으면서 당시 지적된 ‘배송 사각지대’가 여전히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배웅규 중앙대 도시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시설 개선을 강제하기 어렵더라도 택배차량 진입 문제는 택배기사의 노동환경과 주민 편의에 직결된다”며 “지자체가 주기적으로 실태를 파악하고 단지별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도 관계자는 “기존 공동주택은 강화된 층고 기준을 소급 적용할 수 없고 시설 개선도 권고사항이어서 강제하거나 지속적으로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종민 기자 fiveb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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