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공업 참사 키운 ‘방화구획 훼손’…소방점검 사각지대 손질해야

오민지 기자 2026. 9. 1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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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 참사에서 불법증축에 따른 방화구획 훼손이 인명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현행 소방시설 점검 체계를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연 2회 소방정기점검을 받아왔음에도 수년간 이어진 방화구획 훼손은 점검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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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불법증축 과정서 방화구획 훼손
연 2회 소방점검에도 수년간 적발 안 돼
사업주가 점검업체 선정…독립성 저해
소방·건축 분야 점검 공백 해소 시급
2026년 3월 23일 오전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에서 화재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한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6.3.23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오민지 기자] 74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 참사에서 불법증축에 따른 방화구획 훼손이 인명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현행 소방시설 점검 체계를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연 2회 소방정기점검을 받아왔음에도 수년간 이어진 방화구획 훼손은 점검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면서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해당 공장은 당초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계단을 방화구획으로 설계했지만, 2015년 6월경 2.5층 휴게실을 불법증축하는 과정에서 이를 훼손한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 확산을 차단해야 할 방화문도 평소 열린 상태로 관리됐으며, 화재 당일 역시 개방돼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화염과 연기는 화재 발생 불과 2분 만에 중이층 휴게실 내부까지 빠르게 번졌고, 불법증축된 공간에서만 9명이 숨졌다.

문제는 이 같은 상태가 수 년간 이어졌음에도 정기적인 소방시설 점검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았다는 것.

해당 공장은 매년 두 차례 소방시설 정기점검을 받아왔다.

점검업체가 허위로 점검 결과를 작성할 경우 과태료 처분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경찰이 확인한 그간의 점검 내역에는 중이층 불법 증축에 따른 방화구획 훼손 등이 지적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경찰 관계자는 "소방 점검이 진행될 당시, 회사 차원에선 해당 문제가 되는 공간을 피하는 동선으로 안내했다고 한다"며 사측이 이를 의도적으로 제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소방점검 방식은 점검을 받는 사업주가 비용을 부담하면서 점검업체까지 직접 선정하는 구조로, 사업주와 점검업체 사이 이해관계가 형성될 경우 점검의 독립성과 적극적인 적발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또 경찰은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당시 공사를 맡은 건설업자를 입건했지만, 불법증축이 이뤄진 시점이 2015~2016년으로 관련 공소시효 5년이 이미 지난 터라 경영진에게는 해당 혐의를 적용하지 못했다.

채진 목원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현재 민간 점검업체가 소방시설과 작동 상태 등을 살피는 과정에서 건축 관련 위반사항을 발견하면 이를 통보하고 있지만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도 점검업체 선정 방식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사업주가 직접 업체를 선정하는 대신 소방청 등이 점검업체 인력풀을 관리하고 독립적으로 지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선 요구책을 소방청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점검업체 선정 방식 개선과 함께 소방과 건축 분야 사이의 점검 공백을 메울 전문인력과 조직을 확충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고왕열 우송정보대 재난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현재 체계에서는 건축 분야를 전문적으로 점검할 조직과 인력이 부족해 소방 분야에서 건축 관련 사항까지 함께 살펴야 하는 경우 전문성이 떨어지고 현실적으로 위반사항을 적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전문적인 소방시설 점검을 위해 소방시설관리사 제도를 둔 것처럼 건축 분야에서도 건축시설 점검을 담당할 전문인력 제도를 마련하거나 건축사 등 관련 전문인력을 확충해 건축 분야의 점검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오민지 기자 omj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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