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명 사상' 안전공업 대표 등 13명 검찰 송치…"명백한 인재"(종합)

김소연 2026. 9. 1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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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를 수사해온 경찰이 인명피해 발생에 책임이 있는 대표이사 등 13명을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공장 내 슬러지를 방치하거나 화재 수신기를 끄는 등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해 화재가 급속히 확산하고, 불법 증축이 인명 피해를 키운 '전형적인 인재'라는 게 수사 결과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 3월 20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소재 자동차 부품 공장인 안전공업에서 발생한 화재로 14명이 숨지고 60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은 것과 관련, 소방·안전 관리 등을 소홀히 해 대형 인명피해를 유발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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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안전 관리 소홀히 해 화재 급속 확산…슬러지·불법 증축이 피해 키워
국과수 "공장 설비서 발생한 고온·마찰로 발화…발화원 특정은 불가"
이틀째 이어지는 합동 감식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24일 대전 대덕구 소재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안전공업 주식회사 2일 차 감식에 나선 소방 당국 관계자들이 불에 탄 건물 안에서 내부를 살피고 있다. 2026.3.24 coolee@yna.co.kr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변선진 기자 =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를 수사해온 경찰이 인명피해 발생에 책임이 있는 대표이사 등 13명을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공장 내 슬러지를 방치하거나 화재 수신기를 끄는 등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해 화재가 급속히 확산하고, 불법 증축이 인명 피해를 키운 '전형적인 인재'라는 게 수사 결과 확인됐다.

대전경찰청은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 등 14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소방시설법 위반, 증거 위·변조 등 혐의로 입건해 이 중 13명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대전노동청도 손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송치한다.

이들은 지난 3월 20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소재 자동차 부품 공장인 안전공업에서 발생한 화재로 14명이 숨지고 60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은 것과 관련, 소방·안전 관리 등을 소홀히 해 대형 인명피해를 유발한 혐의를 받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불은 공장 설비 동작 과정에서 발생한 고온이나 금속 간 마찰·불꽃 등에 의해 시작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구체적인 공정이나 발화원을 특정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경찰은 최초 목격자 진술과 화재 양상·연소 형태 등을 볼 때 1층 가공라인 천장 집진 설비 인근에서 불이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청은 이번 화재를 불가항력적인 사고가 아닌, 경영책임자의 안전에 대한 무관심이 불러온 '명백하고 전형적인 인재'라고 규정했다.

대전노동청 관계자는 "안전조치를 하지 않으면 언제든 걷잡을 수 없는 대형참사로 번질 수 있었다는 것을 경영진이 명백히 예견할 수 있었다"며 "안전공업은 상시근로자 350여명의 중견기업으로, 화재 예방을 위한 조치를 이행할 인적·재정적 여력이 충분했는데도 경영 책임자의 관심과 예산 편성 부족으로 안전보건체계가 거의 구축되지 않고 매우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인명피해를 키운 원인으로는 우선 공장 덕트·후드 등 설비와 구조물에 장기간 축적된 슬러지가 지목됐다.

경찰은 공장 내부에 가연성 물질인 슬러지가 쌓였고, 국소 배기 장지 점검·관리가 부실한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불이 시작하자 급격히 번졌다고 설명했다.

안전공업 직원들은 '바닥이 미끄러워 낙상 위험이 있었다'라거나 '노동조합을 통해 환경 개선을 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또 '중이층'이라고 불리는 휴게 공간을 불법 증축하면서 방화구획이 훼손됐고, 방화문이 상시 개방돼 있어 화염과 불꽃이 2분 만에 휴게실로 유입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큰 불 발생했던 안전공업 (대전=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23일 오전 대덕 대덕구 안전공업 건물이 불에 훼손된 상태로 남아있다. 앞서 지난 20일 자동차 부품 공장인 안전공업에서 발생한 화재로 노동자 14명이 사망하는 등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026.3.23 psykims@yna.co.kr

불법 증축 공간에서는 9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공간을 허가받지 않고 증축한 무면허 인테리어 업체 관계자에게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아울러 참사 당일 불이 나 소방 수신기가 작동했을 때 공장 관계자가 임의로 경보를 차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공업은 2017∼2018년부터 경보가 작동할 경우 화재 현장을 확인하기 전에 경보부터 차단하도록 매뉴얼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교육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화재 당일에도 경보기가 금세 꺼져 직원들이 신속히 대피하지 못했다.

경찰은 또 지난 5년 동안 안전공업에서 화재 총 48건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자체 진화한 것으로 파악했다.

수사가 시작되자 손 대표와 법인의 처벌을 면하게 할 목적으로 화재 현장에서 하드디스크를 무단 반출해 안전 관련 서류를 위·변조한 이들에게는 증거 위·변조 혐의가 적용됐다.

위험성 평가표 등 15개 서류를 화재 이전에 마치 제대로 안전 관리가 이뤄진 것처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송치 결정된 1명은 안전공업에 인력을 파견했던 하청업체 대표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됐지만 경찰은 불법 파견 노동자에 대한 안전관리 의무는 안전공업 대표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보고 송치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대전노동청이 하청업체 대표를 불법 파견 혐의로 별도 입건해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넘긴 뒤에도 안전공업에 대한 안전 점검 기관 등의 조치가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추가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재난 사고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통해 책임 있는 사람이 그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기 내뿜는 화재 현장 연기 내뿜는 화재 현장 (대전=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20일 오후 대전 대덕구 문평동 한 자동차부품 제조 공장에서 불이나 소방 당국이 진화에 나서고 있다. 2026.3.20 psyk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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