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베풀던 40대 가장, 마지막 길에도 6명 생명 살리고 떠났다

서다희 기자 2026. 9. 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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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풀기를 좋아하던 정 많던 40대 남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6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8월23일 박종희씨(43)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신장(양측)과 심장, 간, 안구(양측)을 기증해 6명의 생명을 살리고 영면했다고 17일 밝혔다.

가족이 장기기증을 결정하는 데는 박 씨가 평소 보여온 생각과 삶의 태도가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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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일찍 사별한 뒤 딸 한 명 혼자 키워
자택에서 의식 잃고 쓰러진 후 수술 받았으나 뇌사 상태
기증자 박종희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베풀기를 좋아하던 정 많던 40대 남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6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8월23일 박종희씨(43)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신장(양측)과 심장, 간, 안구(양측)을 기증해 6명의 생명을 살리고 영면했다고 17일 밝혔다.

박 씨가 쓰러진 것은 지난달 24일이었다. 전날 밤까지만 해도 어머니와 평소처럼 전화 통화를 나누며 안부를 주고받았지만, 이튿날 오전부터 연락이 끊겼다. 이후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고 뇌출혈 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이 장기기증을 결정하는 데는 박 씨가 평소 보여온 생각과 삶의 태도가 영향을 미쳤다. 약 10년 전 어머니 노판임 씨가 사후 시신기증 의사를 밝혔을 당시 박씨는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는 뜻깊은 일이라며 적극적으로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박씨 역시 생명 나눔의 취지에 깊이 공감해왔고, 평소 남을 돕고 베푸는 일을 중요하게 여겼던 만큼 그의 뜻을 이어주고 싶어 기증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어머니의 하나뿐인 아들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늦은 시간까지 일하는 어머니를 대신해 스스로 끼니를 챙기고 집안일을 거들 정도로 일찍 철이 들었다고 한다.

학교를 마친 뒤에는 20년 넘게 판매직에서 근무했다. 아내와 일찍 사별한 뒤 딸 한 명을 키웠으며, 바쁜 직장생활 중에도 어머니에게 자주 연락하고 휴일이면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다.

주변 사람을 챙기는 데도 인색하지 않았다.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을 보면 먼저 다가가 도왔고, 직장에서도 동료와 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사람이었다. 누군가에게 식사 대접을 받으면 몇 배로 되갚을 만큼 베푸는 일을 좋아했다는 것이 유족의 설명이다.

박씨가 병원에 있는 동안 그의 휴대전화를 대신 보관했던 어머니 노판임씨는 아들을 걱정하는 지인들의 연락이 끊이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장례식장에도 친구와 직장 동료들이 잇따라 찾아오면서, 어머니는 비록 아들의 삶이 짧았지만 많은 사람에게 좋은 기억을 남기며 살아왔다는 사실에서 위로를 받았다고 전했다.

노씨는 “종희야, 일찍 떠난 것은 무척 아쉽지만 좋은 일을 하고 갔다고 생각하면 엄마도 행복하다”며 “엄마 걱정하지 말고, 여기에서 살아온 것처럼 그곳에서도 좋은 일만 하며 지냈으면 좋겠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는 이어 아들의 장기를 받은 이들에게 “아들이 미처 살지 못한 삶까지 오래 건강하게 살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어머니의 기증 의사를 지지했던 아들이 그 뜻을 몸소 실천하고 떠나셨다”라며 “슬픔 속에서도 큰 결단을 내려주신 유가족께 깊은 경의를 표하며, 생명나눔 주간을 맞아 이런 뜻깊은 나눔이 더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서다희 기자 happines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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